서울행정법원 2022.12.31 2022구합50595

○ 신청 상병 "급성 심장사(추정)"는 인지된다는 의학적 소견이며, 심근경색 및 울혈성 심부전, 고혈압 및 당뇨병 병력이 확인된다.

○ 조사내용 검토 결과 업무 중 노출되어 사망에 이르게 할 만한 유해 요인은 인지되지 않으며, 만성적인 과로, 단기간 동안의 업무상 부담 증가, 돌발 상황 또는 급격한 업무환경의 변화 등의 상병을 야기할 만한 업무적 요인 또한 확인되지 않으므로 신청 상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참석위원들 공통의 의견이다.

○ 따라서 원고가 제출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청구서의 재해근로자 사망원인 "급성 심장사(추정)"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에 의한 업무상 질병으로 불인정한다.

[사업주 진술]

○ 2020. 8. 13. 13:10경 전에 재해를 입은 장소에 도착하였고, 도착 이후 전선의 가설을 위한 사전 작업을 실시하였으며 13:20경부터 본격적인 작업을 시작하였다. 이후13:40경 목표 작업이 1차적으로 완료되었고, 휴식을 취하고 물을 마시기 위해 다들제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망인이 평소 농담하듯이 웃으며 '아, 어지럽다'라고 하였고, 직후 주저앉는 자세 그대로 안면부터 바닥에 박으며 쓰러졌다.

[동료 근로자 진술]

○ 작업 장소는 실외였고, 정확히는 높이 3m 이상의 하우스 사이에 있는 폭 2m 가량의 고랑이었다. 복장은 상의는 이 사건 회사 단체 작업복, 하의는 청바지 등 자유복장을 입었으며, 신발은 운동화를 신었다. 그늘이 있어서 모자는 달리 착용하지 않았다.

○ 햇볕이 직접 들어오는 장소도 있었고, 아닌 장소도 있었으며, 대부분은 햇볕이 직접 들어오지 않는 장소였다. 기온은 30도로 확인되었는데, 체감 온도는 27도 정도였다.

○ 망인에게는 처음에는 출구 쪽에서 철사를 잡아당기는 일을 지시하였으나, 망인이요령이 없어서 작업 효율이 떨어지게 되어 망인에게 뒤에서 나오는 철사만 정리하라고 지시하였다.

○ 흡연력, 당뇨, 고혈압 등 기초질환, 심근경색 및 울혈성 심부전의 과거력, 구급활동일지상 심실세동 확인되며 갑작스런 심정지 발생 정황 등을 종합할 때, 심장질병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됨.

[원고 질의]

○ 망인의 이전 급성심근경색, 우관상동맥의 만성폐색병변을 동반한 3혈관질환, 박출률 감소 심부전의 병력과 고혈압, 당뇨, 흡연력 등의 위험인자를 고려할 때 망인의 사망원인은 심장질환으로 추정함이 타당하다.

○ 망인은 2011. 10. 20 급성 하벽 심근경색으로 우관상동맥에 경피적 관상동맥 중재술을 받은 이후 주기적인 진료를 받아 왔지만 2019. 1. 17. 관상동맥 질환 악화로 불안정협심증 발병하여 좌회선지와 대각분지에 각각 90%의 심한 협착 확인되어 추가적인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하였으며 당시 2011년에 삽입했던 우관상동맥스텐트는 완전한 폐색이 확인되었다. 관상동맥 질환 악화되면서 허혈성 심근병증으로 인한 박출률 감소 심부전증도 발병하였다. 2011년 발병 이후로 사망 전까지 망인은 흡연과 음주를 지속해 왔으며 사망 전 1년간 10kg의 체중증가를 보였고, 2019년에는 당뇨도 새로이 진단되었으며 고지혈증 관리도 목표치(LDL 콜레스테롤 ＜70mg/dl)이상으로 높게 유지 되었다(2020. 7. 27. LDL 102mg/dl). 이에 사망 1개월 전인 2020. 7. 18.에 측정한 혈압수치가 목표치 이하로 확인된 것만으로는치료경과가 안정적이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생활습관 조절 및 위험인자 관리 미흡 등으로 관상동맥 질환 및 심부전 상태는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 망인은 박출률 저하 심부전 환자이지만 일상생활에 특별한 자각증상 없이 일상및 직업활동이 가능했을 수 있으나 다양한 악화요인으로 인해 갑작스러운 증상악화 및 활동의 제약도 충분히 발생 가능하다.

○ 심장관련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일반인과 비교하였을 때, 망인의 심장상태는 격렬한 운동, 등산, 육체노동, 고온의 환경 등에서 몸이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심장이 감당해야 하는 부담에 더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증상으로 나타나지 않은 관상동맥질환을 가진 환자에서는 불안정 plaque가 운동중 파열되면 급성 심근경색, 돌연사로 이어질 수 있다.

○ 심부전 환자들은 최대심박수의 50-60%에 해당하는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주 3-5일, 회당 30-60분정도 지속할 것을 권고하며 유산소 운동 외에 근력운동은 권유되지 않지만 근육 위축이 심한 심부전 환자들에서는 제한적으로 병행하도록 되어있다. 이러한 강도의 규칙적 운동은 중등도의 심혈관 관련 사건과 사망률 감소에 기여한다고 보고되지만 그 이상의 고강도 운동(특히 근력운동)은 심장에 무리를 주어 심기능 악화를 초래하고 치명적인 부정맥 발생 및 돌연사를 유발할 수있다. 망인의 작업강도를 정량화하는데 제한점은 있으나 심부전 환자에게 권유되는 이상의 육체노동(특히 근력운동 위주)으로 사료되며, 더욱이 폭염은 말초혈관확장을 일으켜 혈압을 저하시키고 이는 심장 박동수 증가와 심근수축 증가를 유발해 심근 산소요구량을 갑자기 증가시켜 심장부담을 초래할 수 있기에 망인의작업환경과 내용이 심장에 부담이 되었을 것이라 사료된다.

○ 장시간 업무를 과로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과로의 평가는 심혈관 기능과 노동 강도를 동시에 평가하여 비교하여야 한다. 적절한 작업 강도는 노동 강도와 심혈관기능 간에 적절한 균형이 이루어지며 이는 작업 중 산소 소모량과 심박수가 안정상태를 유지함을 뜻한다. 심혈관 기능이 좋은 사람은 장시간 일하더라도 충분히 견딜 수 있지만 좋지 않은 사람은 더 짧은 시간만 일해도 과로일 수 있다. 장시간의 운전업무를 통해 망인이 느꼈을 스트레스 정도와 그로 인한 심장 부담을 정량화하기 어렵기에 질병 악화와의 인과관계를 단정하기 어렵지만, 또한 보통평균인의 그것과 다르게 볼 필요는 있다.

[피고 질의]

○ 망인의 건강상태는 내당능장애,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비만 등 심혈관계 위험인자들이 한 사람에서 한꺼번에 나타나는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 상태로볼 수 있다. 대사증후군은 혈중의 고농도 혈당과 인슐린으로 인해 신체에 여러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관상동맥을 포함한 동맥의 내피세포가 손상을 받게 되고, 신장기능이 변화함으로써 고혈압이 발생하게 되며 혈중 중성지방의 상스와혈전형성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고 이것들은 모두심혈관계 및 뇌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며, 장기적인 생존율을 감소시키고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망인은 대사증후군 환자로 당뇨병으로 이환되었으며 관상동맥 질환(심근경색, 불안정협심증)과 박출률 감소 심부전(허혈성 심근병증)이 발병하였다.

○ 망인의 사망원인과 관련하여 확인되는 위험인자는 흡연, 음주, 고혈압, 당뇨, 비만이 해당하며 흡연, 음주, 비만 상태는 사망 전까지 관리 미흡 상태로 판단되며,기존질환인 관상동맥 질환과 심부전은 2011년 이후 2019년까지 상태가 악화된것으로 볼 수 있다.

○ 망인의 심혈관은 우관상동맥의 만성 폐색을 동반한 3혈관질환이며 심기능은 다발성 국소벽 운동장애를 가진 좌심실 구축률 31%의 심한 좌심실 기능부전을 보이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 상태로 고도의 심기능 장애 상태이다.

○ 심근경색증 및 협심증을 진단받고 약물 치료, 경피적 관상동맥 성형술, 관상동맥우회술 등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한 가지 방법으로 협심증을 완치하는 것이 아니고 상호 보완적으로 이용된다.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하더라도 약물 치료는 꾸준히 병행되어야 하며, 병이 심해진다면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특히,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가 항혈소판제 등의 협심증 약물을 임의로 중단했을때는 스텐트 내에 혈전이 생겨 관상동맥을 막아 심근경색증이 초래될 수 있다.따라서 시술 후의 지속적 약물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 심혈관질환 및 심부전은 일단 발병하면 갑작스런 증상의 악화로 얘기치 않은 시점에 갑자기 입원을 할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병에잘 적응해 자각 증상이 거의 없이 잘 지내는 환자들도 많지만, 질환을 악화시킬수 있는 요인이 갑자기 생기거나 이유 없이도 갑자기 증상이 악화돼 숨이 차서눕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망인의 경우도 그러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 망인의 사망에는 업무적 요인과 개인적 요인(기저질환, 위험인자) 모두 기여하였다고 판단되며 50% : 50% 정도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