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재판부 2018헌마188, 2018. 7. 26., 기각

【전문】 사 건 2018헌마188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우○연 대리인 법무법인 동신 담당변호사 이호준 피 청 구 인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7. 11. 23.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 2017년 형제21611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피청구인으로부터 2017. 11. 23. 폭행의 피의사실로 기소유예처분(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 2017년 형제21611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데,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7. 6. 20. 피해자 장○란의 어깨를 잡아당기고, 피해자 장○원의 상체를 밀어 폭행하였다.』 나. 청구인은 2018. 2. 21. 혐의없음을 주장하며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의 행위는 피해자 장○란이 일방적으로 청구인의 신체를 밀자 이를 버틴 것에 불과하고, 피해자 장○원이 청구인의 모친인 강○희의 팔을 잡은 상황에서 이를 제지하기 위하여 위 피해자의 손을 밀어낸 것에 불과하므로, 이는 폭행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3. 판단 가.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피청구인은 피해자들의 진술 및 피해자들이 녹음한 내용에는 피해자들에게 불이익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피해자들의 진술이 신빙할 수 있다고 보아, 피해자들의 진술에 따라 피의사실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해자 장○란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① 청구인의 신고에 따라 경찰이 출동하였고, 이에 따라 피해자들이 피의자로 입건되었는데, 피해자들은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자신들의 피의사실에 관하여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청구인이 피해자들을 밀었다고 진술하였다. ② 피해자들은 “청구인이 피해자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자신들도 청구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하고 있다. ③ 피청구인은 피해자들의 진술에 따라, “청구인이 피해자들에게 강○희의 집에서 나가라고 하면서 피해자들을 밀었다.”라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피의사실을 특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피의자는 피해자 장○란, 피해자 장○원과 재산문제로 말다툼 중 피의자의 방에 들어가려는 피해자 장○란의 왼쪽 어깨를 손으로 1회 잡아당겼다.”라고 기재된 사법경찰관 의견서와도 다르고, 청구인, 강○희 및 피해자 장○원의 진술과도 맞지 않는다. ④ 피해자 장○란이 제출한 음성녹음파일에 대한 수사보고를 보면, 강○희가 피해자들에게 “나가”라고 한 뒤에 피해자 장○란이 “야 사진 좀 찍어 나 때렸어”라고 말했고, 강○희가 “안 때렸어”라고 말한 뒤, 청구인이 “아니 어딜잡아, 터치 하지마”라고 말하자, 피해자 장○원이 “만지지마 만지지마”라고 말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에 관한 피해자 장○란의 진술은 피해자들이 강○희의 집에 들어갈 당시 강○희가 나가라고 하면서 자신의 어깨부위를 밀었다고만 되어 있었고, 당시 청구인이 피해자들을 잡아당기거나 밀었다는 내용은 없었으며, 잠시 후에 청구인이 강○희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자신도 들어가려고 하자 그때 청구인이 자신의 어깨 옷 쪽을 잡아당겼다고 되어 있다. 피해자 장○란의 진술은 자신이 제출한 음성녹음파일의 내용과 맞지 않는다. ⑤ 또한, 피해자 장○란은 다른 피해자인 장○원이 강○희의 팔목을 잡거나 청구인 등을 막아서고 민 적은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오히려 피해자 장○원은 자신이 강○희의 팔목을 잡은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고 있어 두 진술이 충돌한다. 나. 수사미진 기소유예 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비록 사안 자체가 가볍다고 하더라도 피의사실의 인정에 있어 신중하여야 하며 현출된 증거가 유죄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면 단순히 재량적, 심정적 판단으로 혐의를 인정할 것이 아니라 무죄추정의 원칙 및 형사 증거법의 원칙에 따라 피의사실 인정 여부를 판단하거나 추가적인 조사를 통하여 사실을 규명하는 것이 헌법상 원칙에 부합한다(헌재 2010. 6. 24. 2009헌마712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 장○원의 진술은 위와 같은 피해자 장○란의 진술과 다르고, 오히려 청구인의 진술과 일치하는 내용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피해자 장○원은, ‘청구인은 피해자 장○원이 강○희의 팔을 잡자 청구인이 이를 쳐서 놓게 한 것이고, 청구인이 강○희와 방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을 피해자들이 막아서자 이를 밀치고 들어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들의 진술만으로는 피의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따라서 피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 앞서 이에 관한 추가적인 조사를 하였어야 했다. 또한, 청구인 및 피해자 장○원의 이러한 진술에 따르면, 청구인의 행위는 피해자들이 강○희의 집에서의 퇴거요구에 불응하고, 청구인 등이 방으로 들어가려는 것을 피해자들이 막아서는 가운데 벌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경위를 감안한다면 청구인의 행위가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있다. 그렇다면 피청구인으로서는 피해자들이 평소 강○희의 집에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었는지, 사건 당일 청구인과 피해자들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게 된 구체적 경위, 청구인과 피해자들이 유형력을 행사하였는지 및 유형력을 행사하였다면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으로 유형력을 행사하였는지, 청구인이 유형력을 행사하였다면 그 행위가 퇴거요구에 불응하는 상대방에 대한 정당한 행위로 볼 수 있는지 등에 관하여도 수사하였어야 할 것인데,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이러한 점들에 대한 추가적인 수사 없이 청구인에 대하여 폭행죄의 성립을 인정하고 이를 전제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다. 소결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할 것이다. 4. 결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출처] 법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헌재 결정례) - 2018헌마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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