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재판부 2018헌마47, 2018. 5. 31., 인용

【전문】 사 건 2018헌마47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하○경 대리인 법무법인 길도 담당변호사 임부영 피 청 구 인 울산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7. 12. 18. 울산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42076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피청구인은 2017. 12. 18. 청구인에 대하여 아동복지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울산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42076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울산 울주군 범서읍 ○○길 ○○에 있는 ○○어린이집 ○○반의 보육교사인바, 2017. 8. 24. 12:14경 ○○어린이집 ○○반에서 피해아동 이○희(여, 3세)가 다른 여자아동의 머리카락을 만지며 장난을 친다는 이유로, 피해아동의 왼쪽 팔을 잡아당기고 양손으로 피해아동의 양팔을 잡아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게 제지하고, 이어 팔을 뿌리치려는 아동을 CCTV가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 쪽으로 억지로 데려가고, 같은 날 12:17경 다른 여자아동이 피해아동을 먼저 밀치자 이에 피해아동도 그 여자아동을 손으로 밀쳐 바닥에 주저앉히는 장면을 목격하고, 피해아동에게 다가가 왼쪽 팔을 아래로 잡아당기고, 이에 피해아동이 울음을 터트렸으나 모른 채 방치하고, 피해아동이 다른 아동들과 어울리거나 이동하지 못하게 아동의 팔을 잡아당기는 등 제지하여 피해아동에게 신체 및 정서적 학대행위를 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8. 1. 16.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의 행위는 훈육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일 뿐, 피해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ㆍ정신적ㆍ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청구인의 행위는 피해아동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피해아동을 다른 원생들과 어울리지 못하게 격리시키는 등 피해아동을 세심히 배려하지 못한 것이므로 피해아동에 대한 신체적ㆍ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한다. 3. 판단 가.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16. 9. 11.부터 울산 울주군 범서읍 ○○길 ○○에 있는 ○○어린이집의 ○○반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하고 있고, 이○희(여, 2015. 6. 18.생, 이하 ‘피해아동’이라 한다)는 2017. 8. 7.부터 위 ○○반에 다니고 있다. (2) 이 사건 당시 ○○반에는 피해아동을 포함하여 남아 4명, 여아 2명 등 총 6명이 청구인의 보육을 받고 있었다. (3) 피해아동의 친모인 이○아는 2017. 10. 18. 17:00경 울산울주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에 청구인이 피해아동을 학대하였다고 신고하였고, 경찰은 ○○어린이집의 CCTV 영상자료를 확인하여 2017. 8. 24. 12:14경부터 12:20경 사이에 청구인이 피해아동을 학대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특정하였다. (4) CCTV 캡처화면에 따르면, ① 2017. 8. 24. 12:14:14 피해아동이 앉아 있는 여아의 뒤에 선 상태로 왼손으로 위 여아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기자, 청구인이 피해아동의 행동을 말리며 피해아동의 양팔을 잡고 말로 타이른 뒤, 피해아동의 양팔을 잡은 상태에서 교실 구석으로 데리고 가 피해아동이 화면에서 사라지고, ② 약 1분 20초 후 피해아동이 다시 화면에 등장하여 물병을 들고 걸어가고 있으며, ③ 같은 날 12:17:38 피해아동이 같은 여아를 오른손으로 때려 위 여아가 주저앉자, 청구인이 피해아동에게 주의를 주자 피해아동이 울고, 청구인은 주저앉아 울고 있는 위 여아를 달래고 있다. (5) 울산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청구인이 피해아동의 팔을 여러 차례 잡아당기고 흔드는 행위는 신체학대에 해당하고, 아동이 울고 있는 동안 무관심한 태도로 방치하고 피해아동만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행동을 통제시키는 것은 정서학대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6) 울주군청 여성가족과 공무원 안○현은 ‘해당아동이 다른 아동을 가해하는 것을 훈육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행동이며 평소 해당아동을 직접적으로 가해하거나 다른 아동과 차별하여 보육하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기에 그 행위가 명백한 아동학대로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하였다. (7) 청구인은 경찰에서 ‘피해아동이 입소 때부터 다른 원생의 눈을 찌르거나 뺨을 때리는 등 공격적인 성향이 있어 보육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피해아동이 자신보다 덩치가 작은 다른 아동을 계속해서 괴롭혀 이를 제지하고 주의를 주기 위해서 한 행동이지 피해아동을 학대한 것은 아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8) 경찰은 2017. 11. 17. 청구인에 대하여 아동보호사건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였고, 피청구인인 울산지방검찰청 검사는 2017. 12. 18. 청구인에 대하여 아동보호전문기관 상담을 조건으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나. 판단 (1) 신체적ㆍ정서적 아동학대의 의미 아동복지법 제3조 제7호는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ㆍ정신적ㆍ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17조 제3호는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같은 조 제5호는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금지행위로서 규정하고 있다.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에는 현실적으로 아동의 신체건강과 그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한 경우뿐만 아니라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발생한 경우도 포함되고, 위 죄의 범의는 반드시 아동학대의 목적이나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아동의 신체건강 및 발달의 저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는 행위 자체를 인식하거나 예견하고 이를 용인하면 족하고 할 것이다.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준다’라 함은 아동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로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상해의 정도에까지는 이르지 않더라도 그에 준하는 정도로 신체에 부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도6781 판결 참조).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에는 현실적으로 아동의 정신건강과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한 경우뿐만 아니라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발생한 경우도 포함되며, 반드시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의 목적이나 의도가 있어야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가 발생할 위험 또는 가능성이 있음을 미필적으로 인식하면 충분하다(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도13488 판결 참조). 또한 정서적 학대행위는 신체적 학대행위와 달리 언제나 유형력 행사를 동반하는 것은 아니며, 신체적 손상을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에 이르지 않는 유형력의 행사도 정서적 학대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도6015 판결 참조). 다만, 아동복지법에서 신체적 학대와 정서적 학대, 그리고 유기와 방임행위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한 것을 고려할 때, 정서적 학대행위는 적어도 신체적 학대행위나 유기 또는 방임행위와 동일한 정도의 피해를 아동에게 주는 행위이어야 할 것이므로 교육적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정상적인 훈육과는 구별되고, 아동에 대한 악의적ㆍ부정적 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서 폭언과 위협, 잠을 재우지 않는 행위, 벌거벗겨 내쫓는 행위, 억지로 음식을 먹게 하는 행위, 특정 아동을 차별하는 행위, 방 안에 가두어 두는 행위, 아이를 오랜 시간 벌을 세우고 방치하는 행위, 찬물로 목욕시키고 밖에서 잠을 자게 하는 행위, 음란물이나 폭력물을 강제로 시청하게 하는 행위 등이 해당될 수 있다(헌재 2015. 10. 21. 2014헌바266 참조). (2) 이 사안에 대한 판단 수사기록에 있는 CCTV 동영상에 의하면, ① 2017. 8. 24. 12:14:10 피해아동이 앉아 있는 같은 반 여아의 뒤에 선 상태로 왼손으로 위 여아의 머리카락을 약 10초간 잡아당기자, 이를 알게 된 청구인이 즉시 피해아동의 행동을 말리며 피해아동의 양팔을 잡아 끌어당기고 말로 타이른 다음, 피해아동의 양팔을 잡은 채 교실 구석으로 데리고 가 피해아동이 화면에서 사라지고, ② 이후 청구인은 교실 내 장난감을 정리하고, 피해아동은 약 1분 20초간 화면에서 보이지 않다가 다시 화면에 등장하여 물병을 들고 자연스럽게 교실 안을 돌아다니고 있으며, ③ 12:17:38 청구인이 교실 바닥에 이부자리를 펴는 사이 피해아동이 같은 여아를 오른손으로 때려 위 여아가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이를 알게 된 청구인이 피해아동에게 다가가 말로 주의를 주어 피해아동도 울고 있는 상태에서 청구인은 주저앉아 울고 있는 여아를 달랜 사실이 인정된다. 이와 같은 청구인의 행위는 피해아동이 같은 반의 특정 아동을 지속적으로 괴롭혀 이를 제지하기 위하여 피해아동의 팔을 잡거나, 피해아동에게 말로 주의를 줄 목적으로 피해아동의 양팔을 잡은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청구인의 행위가 피해아동의 신체에 부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이로 인하여 피해아동의 정신건강이나 발달을 저해하는 결과가 발생할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피해아동은 이 사건 직전인 같은 날 11:30경부터 12:00경 사이에 2회에 걸쳐 같은 여아의 머리를 책이나 장난감으로 때려 청구인이 말로 피해아동을 타일렀고, 이 사건 발생 4분전에도 피해아동이 위 여아의 얼굴을 때려 청구인이 다시 피해아동을 타이르는 등 청구인이 반복하여 말로 주의를 주었음에도 피해아동의 행동이 멈추지 않자, 괴롭힘을 당하는 여아를 보호하고, 피해아동의 행동을 저지하기 위하여 비로소 피해아동의 양팔을 잡는 등 물리력을 행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피해아동의 연령(생후 22개월)을 감안하면 청구인이 피해아동에게 말로 타이르는 것만으로는 피해아동의 반복되는 행동을 저지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피해아동의 팔을 잡고 주의를 주거나 피해아동한테 맞아 울고 있는 위 여아를 달래기 위해 울고 있는 피해아동을 잠시 방치한 사실만으로는 피해아동에 대한 신체적ㆍ정서적 학대행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직후인 같은 날 14:53경 청구인이 피해아동의 머리를 묶어주는 등 피해아동을 정상적으로 보육하였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의 행위가 피해아동에 대한 악의적ㆍ부정적 태도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소결 결국 피청구인은 청구인의 행위가 그 경위, 목적, 행위의 정도나 태양, 이 사건 전후 정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아동복지법상의 아동학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아동복지법위반 혐의를 그대로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자의적인 처분에 해당하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출처] 법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헌재 결정례) - 2018헌마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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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송경과 ]

[ 참조조문 ]

아동복지법 제3조 제17조

[ 참조판례 ]

대법원 2015. 12. 23. 선고 2015도13488 판결
대법원 2016. 5. 12. 선고 2015도678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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