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재판부 2018헌마903, 2018. 12. 27., 인용

【전문】 사 건 2018헌마903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이○원 대리인 변호사 조기현, 이재희 피 청 구 인 인천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8. 3. 12. 인천지방검찰청 2018년 형제18537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8. 3. 12. 피청구인으로부터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인천지방검찰청 2018년 형제18537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07년경부터 현재까지 삼성전자서비스(주) ○○센터 엔지니어로서 삼성전자에서 생산판매한 휴대폰에 대한 액정 등의 수리 업무를 담당하면서 고객이 반납한 단순파손액정을 보관, 관리하는 업무에 종사하여 왔다. 청구인은 2017. 7. 1.경 고객이 수리 의뢰한 삼성전자 생산 휴대폰의 단순파손액정을 교체하는 수리를 해준 후 고객으로부터 반납받은 갤럭시 S7엣지 모델 액정 3개(반납할인가액 합계 462,000원)를 보관하던 중 이를 자재실을 통해 본사에 반납하지 않고 폐액정과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빼돌린 후 불상의 중고액정 매입업자에게 불상의 가격에 판매하고 받은 불상의 금액을 임의로 소비하였다. 이로써 청구인은 갤럭시 S7엣지 모델 액정 3개를 횡령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8. 9. 4.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및 피청구인의 답변 가.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휴대폰 수리 후 고객이 반납한 액정을 바꿔치기한 사실이 없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청구인이 반납한 액정 중에서 해외 판매용 액정 3개가 발견된 점, 삼성전자서비스(주)에서는 액정이 담긴 종이상자를 엔지니어, 센터장, 자재팀장의 확인 서명이 있는 종이테이프로 밀봉하여 반납하도록 하는 점 등에 비추어 피의사실이 인정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사건 수사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2017. 2.경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익명의 제보자를 통하여 삼성전자서비스(주) 센터에서 근무하는 휴대폰 수리기사와 휴대폰 중고액정을 매매하는 장○천(상호 : ○○통신)에 대한 범죄첩보를 입수하였다. (2) 범죄첩보의 주된 내용은, 삼성전자에서 생산되는 휴대폰 액정이 강화유리, 손가락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터치패널, 화면을 보여주는 LCD의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강화유리만 파손된 액정(이하 ‘단순파손액정’이라 한다)은 재생이 가능하여 상품가치가 있지만 터치패널과 LCD까지 파손된 액정(이하 ‘폐액정’이라 한다)은 재생이 불가능하여 상품가치가 없고, 삼성전자서비스(주) 센터에서는 휴대폰 액정수리를 의뢰한 고객으로부터 파손된 액정을 반납받아 이를 본사에 반납하고, 일정액의 수리비를 받아 새 액정으로 교체하여 주고 있으며, 일부 수리기사들이 액정수리를 의뢰한 고객에게 고객의 액정이 단순파손액정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파손액정이 아닌 폐액정이라고 거짓말을 하고 수리를 진행한 후, 고객으로부터 반납받은 단순파손액정을 휴대폰 중고액정을 매매하는 장○천에게 고가(개당 3만원∼14만원)에 매도하고, 미리 위 장○천으로부터 저가(개당 500원∼15,000원)에 구입하여둔 폐액정을 본사에 반납하는 수법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3) 위 첩보를 입수한 위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제보자의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한 후 압수ㆍ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장○천의 계좌 및 영업장부를 분석하였고, 이를 근거로 2017. 5. 23.경 중고액정을 빼돌려 장○천에게 판매한 삼성전자서비스(주) 센터 수리기사들 8명의 인적사항을 특정하였다. (4) 삼성전자서비스(주)는 위 사건을 계기로 2017. 7. 1.부터 2017. 8. 2.까지 휴대폰을 수리한 후 고객들로부터 반납받은 액정에 대하여 전수조사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를 2017. 8. 8.경 경찰에 제보하였는데, 그 결과 청구인이 반납한 것으로 되어 있는 액정 3개가 해외 판매용 액정으로 확인되어 이를 근거로 청구인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었다. (5) 2017. 10. 19. 위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는 장○천이 사용하는 차명계좌를 확보하여 분석하였고, 이를 근거로 중고액정을 빼돌려 장○천에게 판매한 삼성전자서비스(주) 센터 수리기사들 5명의 인적사항을 추가로 특정하였다. (6) 삼성전자서비스(주) 센터에 근무하는 휴대폰 수리기사들이 고객으로부터 받은 액정을 본사에 반납하는 절차는, 수리기사들이 반납받은 액정을 박스에 넣어서 실물검사확인증에 서명하여 팀장에게 제출하면 팀장이 이를 확인한 후 자재실로 제출하고 자재실에서 최종확인, 밀봉을 하여 집하센터로 보내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7) 2017. 12.경 위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위와 같은 액정의 회수절차에 비추어 수리기사가 반납하는 액정은 그대로 본사에 반납되고, 반납절차에서 액정이 바뀔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한 후 본사에 반납된 액정이 국내 판매용 정품 액정이 아닌 경우에는 수리기사가 액정을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이를 업무상 횡령하였다는 혐의로 청구인을 포함한 다수의 삼성전자서비스(주) 센터 수리기사들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청에 송치하였다. 나. 검토 (1)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이 수리를 의뢰받은 휴대폰의 액정을 중간에 바꿔치기한 사실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2) 청구인이 2017. 7. 1.부터 2017. 8. 2.까지 휴대폰을 수리한 후 삼성전자 본사에 반납한 것으로 처리된 액정 중에서 3개의 액정이 삼성전자 국내 판매용 정품 액정이 아닌 사실은 인정된다. (3) 삼성전자에서는 2017. 8. 10.자로 국내 판매용 정품 액정과 해외 판매용 액정 내지는 정품이 아닌 액정의 구별기준을 삼성전자서비스(주) 센터에 공지한 점, 위와 같은 공지 이전에는 삼성전자서비스(주) 휴대폰 수리기사들이 국내 판매용 액정과 해외 판매용 액정의 구별방법에 대하여 제대로 알지 못하였다는 삼성전자서비스(주) 운영그룹 차장 김○욱의 진술 등에 비추어 청구인이 고객으로부터 최초 반납받은 액정이 국내 판매용 정품 액정이 아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4) 삼성전자 본사의 구미공장에 배송되어 보관 중인 약 40,000개의 액정을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국내 판매용 정품 액정이 아닌 액정 568개가 발견되어 청구인을 포함한 삼성전자서비스(주) 센터 휴대폰 수리기사 166명(전국적으로 63개의 센터)에 대한 수사가 진행된 것인데, 전술한 액정 반납절차에 비추어 청구인이 고객으로부터 액정을 반납받은 다음 본사의 구미공장에 배송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 점, 밀봉절차가 완벽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밀봉, 배송 및 보관과정에서 다른 사람에 의하여 액정이 바꿔치기 되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5) 한편, 청구인이 휴대폰 중고액정을 매매하는 장○천을 비롯한 휴대폰 중고액정 매매업자와 거래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금융거래내역 또는 통화내역 등은 전혀 존재하지 아니한다. (6) 결국, 청구인이 고객으로부터 최초 반납받은 액정이 국내 판매용 정품 액정이 아니었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점, 청구인이 삼성전자 본사에 액정을 반납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 의하여 액정이 바꿔치기 되었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점, 청구인이 휴대폰 중고액정 매매업자와 거래를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청구인이 해외 판매용 액정이나 정품이 아닌 액정 내지는 폐액정을 구하고, 고객이 반납한 액정을 판매하였다는 사실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는 점, 이 사건 이후에야 비로소 삼성전자서비스(주)는 산하 센터 휴대폰 수리기사들에게 국내 판매용 액정과 해외 판매용 액정의 구별방법을 공지하여 이 사건 당시 청구인이 위 구별방법에 대하여 이미 숙지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청구인이 휴대폰 액정 수리의뢰 고객으로부터 반납받은 액정을 바꿔치기하여 본사에 반납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소결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의 업무상 횡령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더 명확히 규명하지 않은 채 청구인에게 업무상 횡령 혐의가 있다고 인정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미진한 수사결과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잘못 인정한 자의적 검찰권의 행사로서 헌법상 보장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출처] 법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헌재 결정례) - 2018헌마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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