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재판부 2018헌마133, 2018. 11. 29., 인용

【전문】 사 건 2018헌마133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김○영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세광 담당변호사 홍석구 피 청 구 인 공군본부 보통검찰부 군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7. 9. 19. 공군본부 보통검찰부 2017년 형제10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6년 4월 군의관으로 입대하여 국군○○병원 정형외과에서 근무하였다. 청구인은 2016년 5월 말경부터 8월 말경까지 상관인 이○원의 지시에 따라 한 타임당 20명 정도의 환자만 진료하고 나머지 환자의 진료를 거부하여 의료법을 위반하였다는 피의사실로 입건되었다. 피청구인은 2017. 9. 19. 청구인이 직속상관 이○원의 부당한 지시에 쉽게 항의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평소 뛰어난 진료능력을 보여 왔으며 성실한 진료태도로 동료와 환자 등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고 있었다는 등의 이유로 청구인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공군본부 보통검찰부 2017년 형제10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청구인은 2018. 2. 5.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 자신은 수사기관에서 피의사실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한 적이 없고, 다른 군의관들에 대한 진술조서는 유도신문에 의하여 작성되었다. 청구인은 상관인 이○원으로부터 한 타임당 20명 정도의 환자만 진료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이를 따르지 않고 최대한 진료를 하였다. 미진료 환자가 발생한 이유는 외래 환자가 실제 접수 후 대기 장소를 이탈하여 진료 순서에 진료를 보지 않거나 접수 환자가 과다하여 진료를 보지 못하고 귀대한 경우 등 여러 사유로 발생할 수 도 있어 미진료가 있다고 하여 진료 거부라고 단정할 수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16. 4. 26.경 입대하여 국군○○병원 정형외과에서 근무하였다. 정형외과 과장인 이○원은 한 달에 3천 건 이상의 외래진료를 하면 군의관에게 포상휴가를 주던 제도가 폐지되자 2016년 5월경 정형외과 소속 군의관들에게 외래환자 진료는 하루 40명만 하도록 지시하였다. (2) 당시 국군○○병원 정형외과에는 군의관 6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피의사실로 특정된 2016년 5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사이에 청구인이 40명을 초과하는 환자를 배 정받은 날은 총 10일이다. 그 중 2일은 배정 인원을 모두 진료하여 미진료가 발생하지 않았다. 미진료가 발생한 8일 동안 청구인이 진료한 외래환자 수는 아래 표와 같다.

(3) 청구인 등 정형외과 소속 군의관들이 하루 40명을 초과하는 외래환자를 진료하자, 이○원은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고 질책하기도 하였다. 청구인은 피의사실로 특정된 기간 외에도 하루 40명을 초과하는 외래환자가 배정되면 전원을 진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자료가 확인되는 2016년 9월부터 12월까지 사이에 청구인에게 40명을 초과하는 외래환자가 배정된 날이 14일인데, 그때 청구인의 진료건수는 아래 표와 같다.

(4)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은 이○원이 제약회사 직원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2016년 12월경 수사에 착수하였다. 이○원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청구인 등 정형외과 소속 군의관들이 이○원의 지시에 따라 외래환자 진료를 거부하였다는 혐의가 나타나 청구인이 입건되었다. 청구인은 수사기관에서 이○원의 지시에 따라 하루 약 40여명 정도의 외래환자를 진료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나.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군사법경찰에서 진료인원을 제한한 사실을 인정하였으므로 진료거부 의사가 있었음이 인정되고, 피의사실에 특정된 기간 동안 미진료 인원이 발생하였으므로 의료법 제15조 제1항의 진료거부 금지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청구인은 청구인이 2017. 4. 10.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에서 자필로 작성한 진술서에서 ‘이○원이 한 타임 외래를 20명 이하로 보라고 지시하였으나 부당하다고 여겼고 소신대로 진료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료인원을 의도적으로 제한한 사실을 부인하였다. 같은 날 위 수사단에서 피의자로서 조사를 받을 때에도 ‘대위 이○원의 지시에 저는 불응하였고 그로 인하여 이○원이 청구인에게 욕설을 하고 난리를 쳤다’라고 진술하여 피의사실을 명확히 부인하였다. 청구인이 피의자로 조사를 받으면서 ‘결과적으로 오전에 25-30명 선의 환자를 진료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은 있으나 위의 일관된 부인 내용에 비추어 이러한 진술만으로 청구인이 진료인원을 의도적으로 제한한 사실을 자백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청구인은 2016년 5월 말부터 8월 말까지 사이에 40명을 초과하는 외래환자가 배정된 10일 중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40명을 초과하는 외래환자를 진료하였다. 뿐만 아니라 청구인은 피의사실로 특정되지 않은 기간에도 40명을 초과하여 배정된 외래환자를 전부 진료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는데 미진료 발생횟수나 미진료 환자수는 피의사실로 특정된 기간과 별 차이가 없다. 이런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청구인이 하루 40명 정도의 외래환자를 진료하였다고 한 진술만으로 청구인이 의료법 위반의 범의를 인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한편, 청구인은 진료실에 들어온 환자를 진료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돌려보낸 사실은 없고 오히려 진료 시간 이후에도 환자를 보았으며 진료 날이 아닌 날에도 환자들을 봐주기도 하였으며 대기 중이던 환자들이 호송차량 이동시간에 맞춰 부대에 복귀하거나 예약 후 다른 원인으로 그냥 돌아가는 바람에 부득이 진료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한다. 국군○○병원 2016년 7월 진료분과위원회 개최 결과 회의 자료, 국군○○병원 군의관 외과 과장 이○한의 진술 내용에 의하면 청구인의 위 주장은 설득력이 있다. 더욱이 진료기록상 청구인의 미진료건수는 진료배정건이 40건을 넘을 때에만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배정진료건수와 상관없이, 어느 정도의 미진료인원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그러므로 40명이 넘는 진료건을 배정받았을 때 발생한 미진료건을 곧바로 진료거부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리고 피청구인은 진료접수만 하고 진료를 받지 않은 환자들을 상대로 진료를 받지 않게 된 경위에 대하여 전혀 조사를 하지 않았다.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언제 어느 환자를 어떤 이유로 진료하지 않은 것인지 등에 대하여는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고, 단지 ‘오전에 25-30명 선의 환자를 진료하였다’는 군사법경찰에서의 청구인 진술 하나를 근거로 청구인이 의도적으로 진료를 거부하였다고 단정한 오류가 있다. 이○원이 청구인에게 진료인원 제한 등 부당한 지시를 한 무렵, 청구인이 동료 군의관 김○언에게 이○원의 업무 관련 부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겠다는 취지로 카카오톡 대화창에 의사를 표현하였고, 이○원은 청구인에 대하여 동료 군의관들 단체 카카오톡 대화창에 수 회 모욕적인 욕설을 기재한 사실, 청구인과 같이 근무한 군의관 김○환의 ‘청구인은 이○원의 부당한 지시를 무시하고 반감을 표시하여 이○원은 욕설을 담긴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는 군검찰에서의 진술 내용, 청구인과 같이 근무를 한 재활의학과 군의관 심○보, 신경외과 군의관 이○곤 등이 군 검찰에 제출한 탄원서의 ‘청구인이 선배 군의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아 외톨이처럼 지냈고, 부당한 지시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내용은 청구인이 이○원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여 준다. 결국, 피청구인은 청구인에게 진료 거부의 의사가 있었는지 그런 의사가 있었다면 어떤 방식으로 어떤 환자의 진료를 거부한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청구인에게 의료법 위반의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인정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인정되고, 이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인정된다. 4. 결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출처] 법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헌재 결정례) - 2018헌마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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