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재판부 2016헌마655, 2017. 5. 25., 인용

【전문】 사 건 2016헌마655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오○민 국선대리인 변호사 권오용 피 청 구 인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주 문] 피청구인이 2016. 6. 27. 인천지방검찰청 2016년 형제53498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6. 6. 27. 피청구인으로부터 사기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인천지방검찰청 2016년 형제53498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6. 3. 17. 10:37경 인천 남구 ○○동 소재 PC방에서, 인터넷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 게시판에 ‘인천개인 235 60 18 임판 미사용타이어 2짝 필요하신 분께 10만원 팝니다’라는 글을 게시한 뒤 이 글을 보고 연락한 피해자 홍○문에게 마치 새 타이어를 판매할 것처럼 속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6. 3. 17. 청구인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로 107,000원을 송금받고 중고타이어를 배송하여 차액 상당을 편취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6. 8. 5.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중고나라 사이트에 임판 타이어(임시번호판 당시 사용했던 중고 타이어로서 주행거리가 3,000㎞ 이하인 타이어)라고 광고를 하였고, 타이어 사진을 피해자에게 메시지로 전송하였기 때문에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관계 이 사건 수사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12. 3.경 약 3,000∼4,000㎞를 주행한 2012년형 산타페CM의 타이어를 교체하였고, 2012. 9.경 뒤 타이어 2짝은 타이어○○ ○○역점에서 판매를 해 주었고, 앞 타이어 2짝은 청구인이 차량 트렁크에 이불을 씌운 채 보관하고 있었다. (2) 청구인은 2016. 3. 17. 10:37경 인터넷 네이버 중고나라 카페 게시판에 “인천개인 235 60 18 임판 미사용타이어 2짝 필요하신 분께 10만원 팝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였다. (3) 당시 청구인이 올린 게시글에는 “235 60 18 12 03월 cm탈착 임판 미사용분 2짝 창고에 있는 거 발견하여 지금 올립니다. 미사용이나 노지렁이 노편마모 트레드100프로 직거래 인천시청후문 본인의 아파트입니다”라는 내용과 함께 청구인이 팔고자 하는 중고 타이어의 상태를 알 수 있는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다. (4) 피해자 홍○문은 위 글과 사진을 보고 같은 날 11:28경 카카오톡으로 ‘타이어에 관심이 있다’는 취지로 메시지를 청구인에게 전송하였고, 청구인이 같은 날 11:32경 피해자와 통화하여 타이어의 상태를 설명하였으며, 같은 날 11:36경 카카오톡으로 피해자에게 팔고자 하는 타이어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사진을 전송하였다. (5) 청구인이 카카오톡을 통해 피해자에게 보낸 사진에 의하면, 청구인이 팔고자 하는 타이어에는 타이어 트레드에 돌 등 이물질이 박혀있고, 타이어 트레드에 약간의 마모 흔적과 갈라진 흔적이 있음을 명백히 알 수 있다. 청구인이 카카오톡으로 보낸 사진의 상태는 선명하여 피해자 홍○문은 그 사진을 통해 타이어의 상태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6) 청구인은 피해자와 통화하면서 “2개 거든. 내가 있는거. 새거”라는 말을 하였다(다만, 통화내역조회에 의하면 청구인과 피해자가 약 3분 35초간 통화를 하였는데, 피해자가 제출한 녹음CD는 약 30초 분량밖에 없다). (7) 피해자는 같은 날 12:09경 택배비를 포함하여 107,000원을 청구인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로 107,000원을 송금하였다. (8) 피해자는 2016. 3. 18.경 타이어를 배송받고, 타이어 상태에 대한 불만으로 청구인에게 환불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청구인과 분쟁이 발생하자 2016. 3. 22. 울산중부경찰서에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나. 쟁점 청구인은 중고나라 사이트에 ‘임판 타이어’라고 광고를 하였고, 타이어 사진을 피해자에게 문자메시지로 전송하였기 때문에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피해자는 청구인이 ‘임판 타이어’라고 속이고 20,000∼30,000㎞를 주행한 중고타이어를 판매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는지 여부이다. 다. 검토 (1) 상품의 선전ㆍ광고에 있어 다소의 과장이나 허위가 수반되었다고 하더라도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정도의 것이라면 이를 가리켜 기망하였다고는 할 수가 없고, 거래에 있어 중요한 사항에 관한 구체적 사실을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하여야만 비로소 과장, 허위광고의 한계를 넘어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4도45 판결 참조). (2) 피해자는 청구인이 ‘임판 타이어’라고 속이고 20,000∼30,000㎞를 주행한 중고타이어를 판매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청구인이 중고나라 카페 게시판에 기재한 타이어의 종류, 타이어 탈착 일시 등이 허위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 게시글에 팔고자 하는 타이어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이 함께 첨부되어 있는 점, 청구인이 피해자와 흥정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선명한 타이어 사진을 전송하였고, 위 사진에 의하면 청구인이 팔고자 하는 타이어에는 타이어 트레드에 돌 등 이물질이 박혀있고, 타이어 트레드에 약간의 마모 흔적과 갈라진 흔적이 있어 피해자가 타이어의 상태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던 점, 피해자가 타이어 및 휠얼라이먼트 전문점인 ‘프로(PRO)○○’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보아 피해자에게는 임판 타이어인지 여부를 잘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보이는 점, 청구인이 인터넷 게시판에 기재한 타이어 사진,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카카오톡으로 전송한 타이어 사진, 피해자가 실제로 배송받은 타이어 사진을 비교해 보면 타이어가 모두 동일한 상태인 것으로 보여 청구인이 사진을 조작하거나 다른 타이어 사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특히 피해자가 경찰에 제출한 통상의 ‘임판 타이어’ 사진과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전송한 이 사건 타이어 사진을 비교해 보면 육안으로 보더라도 확연히 차이가 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청구인이 전송한 타이어 사진을 보고도 이를 ‘임판 타이어’로 알았다는 진술은 쉽게 믿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청구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3) 청구인이 게시판에 ‘235 60 18 12 03월 cm탈착 임판 미사용분 2짝 창고에 있는 거 발견하여 지금 올립니다. 미사용이나 노지렁이 노편마모 트레드100프로’라고 기재한 사실 및 피해자에게 “새거”라고 말한 사실이 인정되나, 청구인이 인터넷 게시판에 팔고자 하는 타이어 사진을 첨부하였고, 피해자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팔고자 하는 타이어 사진을 전송하는 등 피해자로 하여금 매매목적물인 타이어의 상태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충분히 취하였음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비록 청구인의 언동에 팔고자 하는 타이어의 상태에 대하여 다소의 과장이나 허위가 수반되었다고 보이는 면이 있지만 이는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정도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할 것이다. 라. 소결 피청구인으로서는 청구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는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서 피해자가 근무하는 업체가 아닌 제3의 공정한 타이어 판매상 등을 통해 청구인이 피해자에게 카카오톡으로 전송한 타이어 사진에서 파악되는 타이어의 상태에 대한 평가를 확인한 후 피해자를 상대로 그 사진을 보고도 청구인이 팔고자 했던 타이어를 ‘임판 타이어’로 오인하게 된 경위를 상세히 조사하고,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당일 녹음된 통화내역 전체를 제출받아 그 내용을 확인하는 등 청구인이 기망행위를 하였는지 여부를 면밀히 조사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이르지 아니한 채 피해자의 진술만에 근거하여 사기죄의 성립을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수사 미진으로 인한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라 아니할 수 없으며,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에 따라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출처] 법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헌재 결정례) - 2016헌마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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