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재판부 2018헌마107, 2019. 12. 27., 인용

【전문】 사 건 2018헌마107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말○○(외국인)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동인 담당변호사 최병덕, 오지원, 김광훈 피 청 구 인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7. 8. 31. 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31976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7. 8. 31. 피청구인으로부터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31976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는바,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6. 8. 14. 23:00경에서 24:00경 사이에 서울 용산구 (주소 생략) 소재 ○○빌딩(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3층 계단에서 바○○(외국인)가 불상자로부터 구입한 대마수지를 담배 한 개비에 넣어 불을 붙인 다음, 빈 페트병에 구멍을 뚫은 후 위 담배를 꽂아 입으로 불어 페트병에 연기가 모이면 페트병의 뚜껑을 열어 나오는 연기를 코로 흡입하는 방법으로 위 바○○와 압○○(외국인), 김○○, 하○○(외국인), 에○○(외국인), 엘○○(외국인)과 함께 번갈아 대마를 흡연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8. 1. 30.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2016. 8. 14. 23:00경 이 사건 건물에 있지 않았고, 그 곳에서 대마수지를 흡연한 사실도 없다. 압○○와 김○○은 자신들이 대마수지를 흡연한 사실이 적발되자 청구인에게 앙심을 품고 거짓 진술을 한 것이고, 그 외에 청구인이 대마수지를 흡연하였음을 인정할 증거도 없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대마수지를 흡연하였음을 전제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 3. 판단 가.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1987. 4. 4. ○○에서 출생한 □□ 국적자이다. 청구인은 2016. 4. 9.경 한국으로 와 난민지위인정 신청을 하였고, 2016. 5. 24. 기타체류자격(G1-5)으로 외국인등록을 하였다(체류기간 2017. 11. 24.까지). (2) 청구인은 2016. 8.초부터 2016. 8. 19.까지 서울 영등포구 (주소 생략) 소재 ‘○○’ 공장에서 근무하였고, 2017. 2.경부터 경남 함안군 (주소 생략) 소재 ‘○○금속’에서 근무하다가 2017. 7. 26.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 혐의로 긴급체포되었다. (3) 이 사건은, 성명불상자가 경찰에 ‘바○○가 홍콩에서 귀국한 날 밤에 바○○와 압○○, 에○○, 엘○○이 이 사건 건물 3층 계단에서 대마수지를 흡연하였다.’는 제보를 하고, 이에 경찰이 2017. 5. 12. 위 압○○를 체포한 후 청구인을 비롯한 다른 상피의자들을 차례로 입건한 사건이다. (4) 압○○는 2017. 5. 12. 경찰에서, 바○○가 홍콩에서 귀국한 날 밤에 바○○, 김○○, 하○○, 에○○, 엘○○, 청구인 및 자신을 포함하여 무○○, 에○○, 쌀○○, 압○○ 등 11명이 함께 위 바○○가 가지고 온 대마수지를 직접 또는 페트병에 연기를 모으는 방법으로 흡연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압○○의 여자친구인 김○○도 2017. 5. 12. 압○○가 체포될 때 함께 경찰서로 가서 조사를 받았다. 김○○은 경찰에서, 2016. 8. 14. 밤 12시쯤에 바○○, 압○○, 하○○, 에○○, 엘○○, 청구인 및 자신이 함께 대마수지를 직접 또는 페트병에 연기를 모으는 방법으로 흡연하였고, 그 외에 낯선 사람이 몇 명 더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하○○는 2017. 5. 17. 경찰에서, 바○○가 입국한 날 밤에 바○○, 압○○, 에○○, 엘○○이 대마수지를 흡연하는 것을 보았고, 바○○가 자신에게도 대마수지를 권하였으나 자신은 이를 흡연하지 않았다면서 범행을 부인하였다. 에○○는 2017. 5. 22., 엘○○은 2017. 5. 23.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자신들은 2016. 8. 14. 이 사건 건물에 없었다면서 범행을 부인하였다. 청구인도 2017. 7. 26.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 자신은 2016. 8. 14. 밤에 이 사건 건물에 없었다면서 범행을 부인하였다. (5)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2017. 8. 21.자 마약감정서에 의하면, 2017. 7. 26.경 청구인의 모발과 소변을 채취하여 마약반응 검사를 실시하였으나, 모발과 소변 모두에서 대마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압○○와 김○○도 모발이나 소변에서 대마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6) 바○○는 2017. 1. 9.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대마) 혐의로 긴급체포된 후 2017. 1. 31. △△로 강제출국조치 되었고, 소재불명을 이유로 2017. 8. 31. 기소중지처분을 받았다(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31981호). 압○○는 이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후 2017. 6. 1. 이집트로 강제출국조치 되었고, 2017. 8. 31.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31981호). 김○○과 하○○, 에○○, 엘○○도 2017. 8. 31. 모두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서울서부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31859호, 형제31978호, 형제31981호). 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이 2016. 8. 14. 23:00경 이 사건 건물에서 대마수지를 흡연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이다. 다. 검토 청구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이 사건에서, 청구인의 범행을 인정할 만한 증거로는 압○○와 김○○이 경찰에서 한 진술이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처음 경찰에 제보하였던 성명불상자는 대마수지를 흡연한 사람으로 바○○와 압○○, 에○○, 엘○○만 언급하였을 뿐 청구인은 지목하지 않은 점, 압○○는 2017. 5. 12. 경찰에서 조사를 받을 때 자신과 청구인을 포함하여 11명이 함께 대마수지를 흡연하였다면서 나머지 9명의 이름을 모두 진술하였으나, 9개월 전 밤에 함께 있었던 11명을 모두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같은 이유로 김○○이 이 사건 발생일을 ‘2016. 8. 14. 밤 12시쯤’이라고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 역시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 압○○는 이 사건 외에도 2016. 8. 25. 23:00경 엘○○과 서울 (주소 생략) 노상에서 대마수지를 흡연한 적이 있다고 자백한 바 있으나, 이는 엘○○의 휴대전화 발신내역 결과와 맞지 않아 결국 본인의 자백에도 불구하고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받은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당시 청구인도 함께 대마수지를 흡연하였다는 압○○와 김○○이 경찰에서 한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이 사건에서는 압○○와 김○○이 경찰에서 한 진술 외에는 청구인이 대마수지를 흡연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청구인과 압○○, 김○○의 진술이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이들에 대하여 대질신문도 하지 않았고, 사건 당일 대마수지를 가져왔다는 바○○ 역시 아무런 조사도 받지 않고 강제출국 조치되었다. 청구인의 모발과 소변에서는 대마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청구인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결과만으로는 청구인이 2016. 8. 14. 밤에 어디에 있었는지조차 확인할 수가 없다. 이와 같이, 현재까지 수사된 내용만으로는 청구인의 범행을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별다른 보강수사 없이 청구인이 대마수지를 흡연하였다고 인정하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라.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으며, 그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출처] 법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헌재 결정례) - 2018헌마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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