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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마크 저장 [형사] 1심합의사건재심

서울북부지법 2012. 7. 26. 자 2011재고합6 결정

[대통령긴급조치제9호위반] 확정[각공2012하,987] 【판시사항】 [1]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재심사유에서 정한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의 의미 및 재심대상판결의 구성요건적 사실인정의 오류를 밝힐 수 있는 증거 외에 유죄 선고의 근거로 삼은 법령이 당초부터 위헌·무효임을 밝혀 재심대상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도록 하는 사실에 대한 증거도 위 규정에서 정한 ‘증거’에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2] 피고인의 ‘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긴급조치’(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위반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재심대상판결이 확정되었는데, 그 후 피고인이 위 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한 사안에서, 재심대상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정한 재심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재심개시결정을 한 사례 【결정요지】 [1]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정한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란 확정된 재심대상판결의 소송절차에서 발견되지 못하였거나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제출할 수 없었던 증거 중 단순히 재심대상판결의 정당성을 의심케 하는 수준을 넘어 그 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할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을 부여하는 정도의 증거가 새로 발견되었거나 이를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된 때를 말한다. 또한 형사소송법 제325조에서 정한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형벌에 관한 법령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였거나 법원에서 위헌·무효로 선언된 경우 등이 포함되는 점,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정한 ‘증거’를 구성요건적 사실인정의 오류에 관한 증거로 한정하는 경우에는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과 같은 특별법의 제정이 없는 한, 유죄 선고의 근거가 된 법령이 위헌·무효임을 증명할 수 있는 명백한 증거를 새로이 발견하거나 이를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되어 재심청구를 하였음에도 형사소송법 제420조 각 호나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제2항 단서에서 정한 재심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재심개시결정조차 받지 못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점,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의 명문상으로도 ‘무죄 등을 인정할 증거’를 재심대상판결의 구성요건적 사실인정의 오류를 밝혀줄 수 있는 증거로 한정하고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정한 ‘증거’에는 재심대상판결의 구성요건적 사실인정의 오류를 밝힐 수 있는 증거는 물론, 재심대상판결이 재심청구인에 대한 유죄 선고의 근거로 삼은 법령이 당초부터 위헌·무효임을 밝혀 재심대상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도록 하는 사실에 대한 증거도 포함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2] 피고인의 ‘ 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긴급조치’(이하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라고 한다) 제7항, 제1항 (나), (다), (라)호, 제2항 위반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재심대상판결이 확정되었는데, 그 후 피고인이 위 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한 사안에서,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는 구 대한민국헌법(1980. 10. 27. 헌법 제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른바 ‘유신헌법’) 제53조에서 정한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목적상 한계를 벗어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으로서 위헌·무효이고, 이러한 사정은 현 시점에서 법원에 명백한 공지의 사실이므로, 재심대상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정한 재심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재심개시결정을 한 사례.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325조, 제420조 제5호,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2항, 제3항 / [2] 구 대한민국헌법(1980. 10. 27. 헌법 제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현행 헌법 제10조 참조), 제10조(현행 헌법 제12조 참조), 제18조(현행 헌법 제21조 참조), 제23조(현행 헌법 제26조 참조), 제53조(현행 삭제), 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긴급조치(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제1항 (나), (다), (라)호, 제2항, 제7항,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 제7호, 제435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09. 7. 16.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공2009하, 1390), 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09도4894 판결 【전 문】 【피 고 인】 피고인 【재심청구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덕수 담당변호사 김형태 외 3인 【재심대상판결】 서울지법 성북지원 1977. 9. 30. 선고 77고합114 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 【주 문】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개시한다. 【이 유】 1. 재심대상판결의 확정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서울지방법원 성북지원은 1977. 9. 30. 77고합114호로 재심청구인에 대한 ‘국가안전과 공공질서의 수호를 위한 대통령긴급조치’(이하 ‘긴급조치 제9호’라고 한다) 제7항, 제1항 (나), (다), (라)호, 제2항 위반 공소사실에 관하여 재심청구인에게 징역 2년 및 자격정지 2년의 판결(이하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한 사실, 이에 대한 재심청구인의 항소 및 상고가 각 기각됨에 따라 재심대상판결이 1978. 6. 13.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2. 재심청구사유 재심청구인 및 변호인은, ① 대법원 2010. 12. 16. 선고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을 비롯한 다수의 판결들이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 또는 제4호가 법률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위헌·무효임을 확인하고 있고, 위 판결들의 취지에 따르면 대통령긴급조치 제1호 및 제4호와 유사한 긴급조치 제9호 역시 법률이 아닌 위헌·무효인 것임이 분명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긴급조치 제9호를 적용하여 그 위반의 죄를 인정한 재심대상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정한 재심이유가 있고, ② 재심청구인을 수사한 수사관들은 재심청구인을 영장 없이 체포·감금한 다음 외부와 연락을 차단한 채 심한 구타, 잠 안 재우기, 폭언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수사를 하였는바, 이는 수사에 관여한 사법경찰관이 그 직무에 관한 죄 즉, 불법체포·감금죄( 형법 제124조 제1항) 및 폭행·가혹행위죄( 형법 제125조)를 범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재심대상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7호에서 정한 재심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3. 판단 가. 재심이 개시된 사건에서 범죄사실에 적용하여야 할 법령은 재심판결 당시의 법령이므로, 법원은 재심대상판결 당시의 법령이 변경된 경우에는 그 범죄사실에 대하여 재심판결 당시의 법령을 적용하여야 하고, 폐지된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4호를 적용하여 그 범죄사실에 대하여 면소를 선고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법원은, 형벌에 관한 법령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였거나 법원에서 위헌·무효로 선언된 경우, 당해 법령을 적용하여 공소가 제기된 피고사건에 대하여 같은 법 제325조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나아가 형벌에 관한 법령이 재심판결 당시 폐지되었다 하더라도 그 ‘폐지’가 당초부터 헌법에 위배되어 효력이 없는 법령에 대한 것이었다면 같은 법 제325조 전단이 규정하는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의 무죄사유에 해당하는 것이지, 같은 법 제326조 제4호의 면소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10. 12. 16. 선고 2010도5986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한편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정한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무죄 등을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란 확정된 재심대상판결의 소송절차에서 발견되지 못하였거나 또는 발견되었다 하더라도 제출할 수 없었던 증거들 중 단순히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그 정당성을 의심케 하는 수준을 넘어 그 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할 정도로 고도의 개연성을 부여하는 정도의 증거가 새로 발견되었거나 이를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된 때를 말하는바( 대법원 2009. 7. 16.자 2005모472 전원합의체 결정 등 참조), ① 형사소송법 제325조가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법조에서 정한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가.항에서 본 바와 같이 형벌에 관한 법령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였거나 법원에서 위헌·무효로 선언된 경우 등이 포함되는 점, ②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정한 ‘증거’를 구성요건적 사실인정의 오류에 관한 증거로 한정하는 경우에는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과 같은 특별법의 제정이 없는 한, 유죄 선고의 근거가 되는 법령이 위헌·무효임을 증명할 수 있는 명백한 증거를 새로이 발견하거나 이를 비로소 제출할 수 있게 되어 재심청구를 하였음에도 형사소송법 제420조 각 호나 헌법재판소법 제47조 제3항, 제2항 단서에서 정한 재심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재심개시결정조차 받지 못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점, ③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의 명문상으로도 ‘무죄 등을 인정할 증거’를 재심대상판결의 구성요건적 사실인정의 오류를 밝혀줄 수 있는 증거로 한정하고 있지는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정한 ‘증거’에는 재심대상판결의 구성요건적 사실인정의 오류를 밝힐 수 있는 증거는 물론, 재심대상판결이 재심청구인에 대한 유죄 선고의 근거로 삼은 법령이 당초부터 위헌·무효임을 밝혀 재심대상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할 수 있는 사실에 대한 증거도 이에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다. 돌이켜 이 사건에 대하여 보건대, 국가긴급권은 국가가 중대한 위기에 처하였을 때 그 위기의 직접적 원인을 제거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최소의 한도 내에서 행사되어야 하는 것으로서, 국가긴급권을 규정한 헌법상의 발동 요건 및 한계에 부합하여야 하고, 이 점에서 구 대한민국헌법(1980. 10. 27. 헌법 제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유신헌법’이라 한다) 제53조에 규정된 긴급조치권 역시 예외가 될 수는 없다 할 것이며, 유신헌법도 제53조 제1항, 제2항에서 긴급조치권 행사에 관하여 ‘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처하거나,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가 중대한 위협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어, 신속한 조치를 할 필요’가 있을 때 그 극복을 위한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근거하여 발령된 긴급조치 제9호의 내용은 유언비어를 날조·유포하거나 사실을 왜곡하여 전파하는 행위, 집회·시위 또는 신문, 방송, 통신 등 공중전파수단이나 문서, 도화, 음반 등 표현물에 의하여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반대·왜곡 또는 비방하거나 그 개정 또는 폐지를 주장·청원·선동 또는 선전하는 행위, 학교 당국의 지도·감독하에 행하는 수업·연구 또는 학교장의 사전 허가를 받았거나 기타 의례적·비정치적 활동을 제외한, 학생의 집회·시위 또는 정치관여행위 및 이 조치를 공연히 비방하는 행위 일체를 금하고( 제1항의 각 호), 이를 위반한 내용을 방송·보도 기타의 방법으로 공연히 전파하거나, 그 내용의 표현물을 제작·배포·판매·소지 또는 전시하는 행위를 금하며( 제2항), 이 조치 등을 위반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이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하며, 미수에 그치거나 예비 또는 음모한 자도 또한 같고( 제7항), 이 조치 또는 이에 의한 주무부장관의 조치에 위반한 자는 법관의 영장 없이 체포·구금·압수 또는 수색할 수 있다( 제8항)는 것으로 유신헌법에 대한 논의 자체를 전면 금지하거나 이른바 유신체제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탄압하기 위한 것임이 분명하여 긴급조치권의 목적상의 한계를 벗어난 것일 뿐만 아니라, 위 긴급조치가 발령될 당시의 국내외 정치상황 및 사회상황이 긴급조치권 발동의 대상이 되는 비상사태로서 국가의 중대한 위기상황 내지 국가적 안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중대한 위협을 받을 우려가 있는 상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러한 상황에서 발령된 긴급조치 제9호는 유신헌법 제53조가 규정하고 있는 요건을 결여한 것이다. 또한 긴급조치 제9호의 내용은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표현의 자유 내지 신체의 자유와 헌법상 보장된 청원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국가가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최대한으로 보장하도록 한 유신헌법 제8조(현행 헌법 제10조)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유신헌법 제18조(현행 헌법 제21조)가 규정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영장주의를 전면 배제함으로써 법치국가원리를 부인하여 유신헌법 제10조(현행 헌법 제12조)가 규정하는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며, 명시적으로 유신헌법을 부정하거나 폐지를 청원하는 행위를 금지시킴으로써 유신헌법 제23조(현행 헌법 제26조)가 규정한 청원권 등을 제한한 것이다. 이와 같이 긴급조치 제9호는 그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목적상 한계를 벗어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긴급조치 제9호가 해제 내지 실효되기 이전부터 유신헌법에 위배되어 위헌·무효이고, 나아가 위 긴급조치에 의하여 침해된 위 각 기본권의 보장 규정을 두고 있는 현행 헌법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헌·무효라 할 것이며, 이러한 사정은 현 시점에서는 당원에 명백한 공지의 사실이다. 라. 결국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재심대상판결이 재심청구인에 대한 유죄 선고의 근거로 삼은 긴급조치 제9호가 위헌·무효임을 새로이 밝혀 주는 증거가 새로이 현출되게 된 이상, 재심대상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5호에서 정한 재심사유가 있다 할 것이다. 4.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청구는 나머지 재심청구의 이유에 대하여 살펴볼 것도 없이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435조 제1항에 의하여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재심을 개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판사 김재환(재판장) 박진영 정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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