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2009.12.31 2009구단1865

【사건명】 유족보상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원 고】 원고 원고1 (생략) 충남 청양군 이하생략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법무법인A 담당변호사 변호사1, 변호사2 【피 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10. 05. 06 【판결선고】 2010. 05. 20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9. 6. 29.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보상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소외 소외1은 1997. 3. 8.부터 진폐증으로 요양을 받아오다가 2009. 1, 10. 13:13경 입원 치료를 받고 있던 ○○○○○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을 매어 사망(이하 위 소외1을 '망인'이라 부른다)하였다. 나. 이에 망인의 처인 원고는 망인의 사망과 진폐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고 2009. 4. 28.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정하는 유족보상 및 장의비 지급 신청을 하였다. 다. 그러나 피고는 망인이 자해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서 망인에게 진폐증에 따른 우울증이나 정신질환 증세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없으므로 사망과 진폐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2009. 6. 29. 원고의 위 신청을 거부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2.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망인은 비록 사망 당시 외관상으로는 우울증 등의 증세를 보이지는 않았다고 할지라도 1997년 이후 10여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진폐합병증와 그에 따른 장기치료로 극심 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아 왔고, 특히 사망 직전에는 만성적인 호흡곤란증과 불면증에 시달려 왔으며, 더욱이 2008년경에는 진폐증 환자들에 대한 처우가 불리하게 변경된다는 취지로 관련 법령이 개정된다는 소식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등 진폐증 투병으로 인한 신병 비관과 심경 변화로 스스로 목숨을 끊기에 이른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진폐증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함에도 불구 하고, 이와 달리 보고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하는바, 그 인과관계 유무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로써 판단되어야 하므로, 근로자가 업무로 인하여 질병이 발생하거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이 유발 또는 악화되고, 그러한 질병으로 인하여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의 상태 또는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 빠져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는 때에는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지만(대법원 1993. 12. 14. 선고 93누13797 판결, 대법원 1999. 6. 8. 선고 99두3331 판결 등 참조), 자살은 본질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것이므로 근로자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말미암아 우울증이 발생하였고 그 우울증이 자살의 동기 내지 원인과 무관 하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곧 업무와 자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함부로 추단해서는 안 되며, 자살자의 나이와 성행 및 직위,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자살자에게 가한 긴장도 내지 중압감의 정도와 지속시간, 자살자의 신체적·정신적 상황과 자살자를 둘러싼 주위상황, 우울증의 발병과 자살행위의 시기 기타 자살에 이르게 된 경위, 기존 정신질환의 유무 및 가족력 등에 비추어 그 자살이 사회평균인의 입장에서 보아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업무상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우울증에 기인한 것이 아닌 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두2029 판결 참조). (2) 그러므로 위와 같은 관련 법령과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있어서, 과연 망인의 사망이 진폐증 또는 이와 인과관계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으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발생하였다거나, 사회평균인의 입장에서 보아 망인이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진폐증 관련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우울증으로 인하여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펴본다. (가) 우선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7, 9, 13호증, 갑 제16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소외2의 증언과 이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망인은 1997년부터 진폐증 및 진폐합병증으로 요양을 받아오던 중 2007년부터는 호흡이 곤란하고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의료원에 입원을 하고 처를 간병인으로 하여 병원 생활을 시작하였던 사실, 망인은 간병인의 도움으로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고 식사를 하여 왔으며, 불면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하였던 사실, 2007년경 이후 진폐증 환자에 대한 요양·보상체계 개편방안과 관련하여 환자들이 치유되지도 않은 진폐증에 대한 요양이 중단될까봐 불안해하면서 전국적으로 시위를 하곤 하였는데, 망인이 입원해 있던 ○○○○○의 진폐증 환자들도 이에 항의하는 현수막을 병원에 설치하여 두기도 하고 4차례에 걸쳐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으며, 그 중 망인도 한 차례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받았던 사실, 망인은 2007년 ○○의료원에 입원한 이후부터는 말수가 줄어 타인과 많은 대화를 나누지 아니하였고, 평소에 몸이 많이 아플 때는 살고 싶지 않다거나 오래 살면 좋은 꼴 못 본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던 사실, 한편 ○○의료원은 정신과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우울증 등 정신 이상증세에 관한 치료는 직접 담당하지 않았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한편 망인이 사망하기 수일 전 노끈을 가지고 있다가 처인 원고로부터 심한 꾸지람을 들은 적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14호증의 1 내지 8, 갑 제15호증의 각 기재와 위 증인의 일 부 증언은, 망인의 사망경위에 관한 원고 및 그의 아들의 진술이 담긴 갑 제7, 9호증 망인의 사망 경위가 조사된 갑 제10호증의 각 기재에서 이와 관련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는 점에 비추어 그대로 믿기 어렵다). (나) 반면, 갑 제7, 9호증,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위 증인의 증언(위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부분 제외)에 의하면, 망인이 사망할 즈음 망인에게는 정신적 · 육체적으로 충격을 줄 만한 사건이 없었던 사실, 망인이 입원을 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2박3일과 3박4일 등 월 2회에 걸쳐 외박이 가능하였고 외출도 매일 일정 시간 범위 내에서 가능하였던 사실, 망인의 병세와 관련하여 망인의 주치의는 육체적으로 진폐증 및 그에 따른 만성폐쇄성 폐질환으로 호흡곤란이 있었으나 입원 당시와 비교하였을 때 별다른 변화가 있지 않은 상태였고, 정신적으로도 우울증 증세, 심신상실, 정신착란상태 등 이상증세를 보였다거나 정상적인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 등이 현저히 저하되는 등의 상태를 보였던 적이 없었던 사실, 피고의 자문의들은 망인의 사망과 관련하여 ① 망인의 사망은 충동적 자살로 진폐증 등과 의학적으로 인과관계가 없다, ② 자살의 원인이 될 만한 정신장해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어 업무상 재해로 보기 어렵다, ③ 우울증을 의식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진폐증 등과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④ 자살 시도가 진폐 장애에 따른 우울증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없어 업무상 재해로 보기 어렵다, ⑤ 자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판단할 만한 정신질환에 대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등의 견해를 각각 제시한 사실, 망인은 진폐증 요양으로 월 200만원씩을 수령하고 있었던 사실, ○○○○○은 비록 정신과 관련 치료를 하고 있지는 않으나 증상을 보이는 경우 즉시 외부 병원으로 전원시켜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는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다) 위와 같은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망인이 10여년 이상 진폐증 및 그 합병증으로 요양을 받고 있고 특히 사망하기 2년 이내에는 증상이 악화되어 입원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그 즈음 진폐증 환자에 대한 요양·보상체계 개편방안이 검토되고 있어 망인을 포함한 환자들이 이로 인하여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는 보이나, 망인의 사망 당시 망인의 연령, 건강 및 정신상태, 생활이나 치료 환경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망인의 사망이 망인의 진폐증 또는 그와 관련된 진폐 합병증으로 인하여 발생한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의 상태 또는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라거나, 망인이 도저히 감수하거나 극복할 수 없을 정도의 진폐증 관련 스트레스와 그로 인한 우울증으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3) 따라서 위와 같은 입장에서 행하여진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함을 전제로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가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판사1 【별지】【관련법령】 ◼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2010. 1. 27. 법률 제99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7조(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 ①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부상·질병 또는 장해가 발생하거나 사망하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다만,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상당인과관계)가 없 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업무상 사고 가.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른 업무나 그에 따르는 행위를 하던 중 발생한 사고 나.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 등을 이용하던 중 그 시설물 등의 결함이나 관리소홀로 발생한 사고 다.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하 에서 출퇴근 중 발생한 사고 라.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나 행사준비 중에 발생한 사고 마. 휴게시간 중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행위로 발생한 사고 바.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2. 업무상 질병 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유해·위험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 나. 업무상 부상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 다.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 ②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은 업무상의 재해로 보지 아니한다. 다만, 그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이 정상적인 인식능력 등이 뚜렷하게 저하된 상태에서 한 행위로 발생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가 있으면 업무상의 재해로 본다. ③ 업무상의 재해의 구체적인 인정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6조(자해행위에 따른 업무상의 재해의 인정 기준) 법 제37조제2항 단서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1. 업무상의 사유로 발생한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았거나 받고 있는 사람이 정신적 이상 상 태에서 자해행위를 한 경우 2. 업무상의 재해로 요양 중인 사람이 그 업무상의 재해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 위를 한 경우 3. 그 밖에 업무상의 사유로 인한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 자해행위를 하였다는 것이 의 학적으로 인정되는 경우 [끝] 【참조조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참조판례】 대법원 1993. 12. 14. 선고 93누13797 판결 대법원 1999. 6. 8. 선고 99두3331 판결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두2029 판결

[출처] 근로복지공단 : 산재판례서비스 - 2009구단1865 (2009구단1865_대전지방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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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조조문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 참조판례 ]

대법원 1993. 12. 14. 선고 93누13797 판결
대법원 1999. 6. 8. 선고 99두3331 판결
대법원 2008. 3. 13. 선고 2007두202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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