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1994. 6. 14. 선고 93도2459 판결

[사기][공1994.7.15(972),1993] 【판시사항】 기망행위의 인정에 관하여 채증법칙에 위배하였거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일부 증거에 대한 판단을 유탈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기망행위의 인정에 관하여 채증법칙에 위배하였거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일부 증거에 대한 판단을 유탈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 형법 제347조 제1항 【전 문】【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검사 【원심판결】 부산지방법원 1993.7.16. 선고 92노3200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합의부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들이 고소인 공소외 1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소개하여 현장을 답사할 당시 고의로 이 사건 부동산인 ○○시 △△동 12의 2 소재 답 1,139평을 보여주지 아니하고 이보다 위치가 좋아 값이 더 나가는 같은 동 6, 6의1, 6의2 소재 답을 보여주어 위 고소인을 기망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믿지 아니하는 고소인 공소외 1의 진술과 진술조서기재 외에는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원심은 위 공소외 1의 진술을 믿지 아니한 이유를 설시하지 아니하고 있고, 원심이 유지한 제1심판결은 공소외 2의 진술과 피고인 1이 위 공소외 2에게 이 사건 토지의 지적도 및 도시계획확인원을 소지하고 위 공소외 1 및 피고인 2와 함께 이 사건 토지를 확인하게 한 사실, 이 사건 토지에 인접하여 약 140m 아래쪽에 있는 위 같은 동 6, 6의1, 2 각 토지는 일부 도로를 끼고 있고 그 면적이 이 사건 토지보다 약 1,000㎡나 작을 뿐 아니라 위 공소외 1이 이 사건 토지가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지정된 이후인 1990. 9.경에야 이 사건 고소 및 민사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게 된 점 등에 비추어 위 공소외 1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배척한 위 공소외 1의 진술 중 위 공소외 1이 ○○시 △△동 6, 6의1, 6의2 답을 그 자신이 매수한 이 사건 토지인 같은 동 12의 2 답 1,139평으로 잘못 인식하였다는 점은 원심이 증거판단을 하지 아니한 공소외 3, 공소외 4 등의 진술 또는 그들에 대한 진술조서기재가 이에 부합하여 사실인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위 공소외 1이 매매목적물에 관하여 착오를 일으킨 사실이 없는 듯이 설시한 제1심판결이유는 쉽사리 수긍하기 어려우며, 위 공소외 1이 이와 같이 착오를 일으켰다면 그 원인은 이 사건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의 피고인 1의 지시를 받은 공소외 2와 현지답사를 가서 현장확인을 한 데 기인한 것임은 기록상 분명하다. 따라서 위 공소외 2가 당시 현장에서 고의로 위 같은 동 6 등 3필지를 이 사건 토지라 하여 지적한 사실이 있으며 또한 그것이 피고인들과의 공모나 아니면 피고인 1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느냐 그렇지 아니하면 위 공소외 1이 위 공소외 2는 위 같은 동 6 등 3필지가 이 사건 매매목적물이라고 분명하게 지적하지 아니하였는데도 위 3필지가 매매목적물인 것으로 잘못 인식하였는가 하는 점이 피고인들의 유· 무죄를 가리는 관건이 된다 할 것인바, 이 점은 위 공소외 1의 진술과 피고인 1이나 위 공소외 2의 진술이 엇갈려 결국 어느 쪽이 신빙성이 있느냐의 문제로 되고 이는 정황증거에 의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할 것인데, 피고인 1은 검찰에서 처음에 위 공소외 1에게 현장을 보여주러 간 사람이 박부장이라고 하여 위 공소외 1이나 피고인 2의 진술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다가 나중에 그가 위 공소외 2임이 밝혀지자 비로소 공소외 2임을 시인하는 등 공소외 1에게 현장을 보여준 사람의 존재를 은폐하려 하는 듯한 느낌을 주고 위 공소외 1이나 피고인 2의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매매계약 당시 위 공소외 2 외에 박부장이라는 사람은 따로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도 위 공소외 2는 자신은 박부장이라고 불리운 일이 없고 박부장은 따로 있다고 진술하는 등 피고인 1의 진술에 맞추려고 애를 쓰는 인상을 주고 있어 그의 진술은 쉽사리 이를 믿을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위 공소외 1이 그 스스로 매매목적물을 잘못 인식하는 착오에 빠졌다기 보다는 우선 피고인 1과 위 공소외 2간의 의사연락하에 위 공소외 1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게 하였음을 엿볼 수 있다 할 것인데도 원심이 이러한 점을 살피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들이 고의로 위 공소외 1을 기망한 증거가 없다고 보아 피고인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채증법칙에 위배하였거나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일부 증거에 대한 판단을 유탈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귀호(재판장) 배만운 김주한(주심) 김석수

[출처] 대한민국 법원 : 종합법률정보 - 93도2459 (2096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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