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북마크 저장 [행정] 1심사건

대구지방법원 2021. 9. 1. 선고 2021구합22274 판결

[전학처분취소] 【전 문】【원 고】 A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현근) 【피 고】 경상북도안동교육지원청 교육장 【변론종결】 2021. 8. 18.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1. 5. 18. 원고에게 한 전학처분을 취소한다.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와 E(이하 ‘피해학생’이라 한다)는 2020년 안동시에 있는 F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재학 중이었다. 나. 경상북도안동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이 사건 심의위원회’라 한다)는 2021. 5. 12. 원고에 대한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학교폭력 사안에 관하여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이라 한다) 제17조 제1항 제8호의 ‘전학’ 등의 조치처분을 피고에게 요청하기로 의결하였다.


① 2020년 10월경부터 2021년 2월경까지 지속적으로 피해학생에게 애니메이션 대사를 따라 할 것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신체·언어폭력을 행사함(제1징계사유).
② 2021. 3. 15. 이후부터 학교폭력 신고 시(2021. 4. 12.)까지 하기 싫은 일과 장난을 강요(1학년 교실로 데려가 “맞짱뜨자” 등의 말 시키기, 베트남 출신 학생에게 베트콩 등의 말 시키기 등)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신체폭력을 행사함(제2징계사유).
③ G과 원고 중 누구와 포옹할지 묻고 어느 쪽으로 대답하든 신체폭력을 행사함(제3징계사유).
④ 여러 차례 피해학생의 팔을 툭툭 치며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갈 것을 요구하고 반찬을 빼앗아 먹음(제4징계사유).
⑤ 2021. 4. 6.경 G, 원고가 피해학생의 팔을 잡고 고정한 상태에서 H이 피해자의 성기를 15초 이상 누르는 행위(오토바이 장난)를 함(제5징계사유).

다. 피고는 이 사건 심의위원회의 위 의결결과에 따라 2021. 5. 18. 원고에게 전학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가. 징계사유의 일부 부존재 제1징계사유 관련, 원고가 2020년 11월경 피해학생에게 3회 정도 애니메이션 대사와 행동을 따라 해보라고 요청한 사실은 있으나, 지속적으로 그러한 행동을 한 사실은 없고 팔을 툭 치는 정도를 넘어 악의를 가진 폭력을 행사한 사실도 없다. 제2징계사유 관련, 당시 피해학생에게 말을 시키는 등 행위를 직접 강요한 것은 G이었고 원고는 이를 제지하지 않고 방관하면서 한편으로는 피해학생을 부추긴 사실이 있을 뿐이다. 제3징계사유 관련, 원고는 동성이든 이성이든 스킨십을 싫어하기 때문에 피해학생에게 G과 원고 중 누구와 포옹할 것이냐고 물어본 사실이 없다. 제5징계사유 관련, 원고는 G과 H이 ‘오토바이 장난’을 하는 것을 목격하였을 뿐이고, 원고가 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은 없다. 나. 재량권의 일탈·남용 원고는 위와 같이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행위 중 일부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되어 있는 부분을 부인할 뿐, 피해학생에게 원치 않는 일을 강요하고 욕설을 하며 팔과 가슴을 툭툭 치는 정도의 폭력을 행사한 사실 및 이러한 행위가 피해학생에게는 고통을 주는 학교폭력 행위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반성한다. 원고의 학교폭력 행위는 심각한 수준의 신체적 폭력에 해당하지 않고 감수성이 부족한 원고가 친한 친구에게 장난치듯이 한 행위 정도로 볼 수 있다. 원고 측은 피해학생의 학교폭력 신고이후 피해학생에게 진심을 담아 사과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심의위원회에 출석하여 공손한 태도로 진술하였고 원고에게는 충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 원고를 포함한 가해학생들 4명 중 가장 가해행위의 정도가 큰 G은 전학처분을 받고, 다른 2명(H, I)은 봉사처분을 받았는데, 원고에게 G과 동일한 전학처분을 한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게 너무나 가혹하여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 3.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징계사유의 일부 부존재 주장에 대하여 원고는 제4징계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징계사유에 관한 사실관계 중 일부 또는 전부를 다투고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 본다. 1) 제1징계사유에 관하여 갑 제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는 2020년 10~11월경 G 등과 함께 학교 복도에서 피해학생에게 3회에 걸쳐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대사와 행동을 하게 시킨 사실, 피해학생은 원고와 G 등으로부터 지속적인 신체·언어폭력, 괴롭힘을 당하여 위와 같은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이에 응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그 외에 피해학생에게 위와 같은 행동을 더 시킨 사실이나 이를 거부하였을 때 신체·언어폭력을 행사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는 없다. 피고가 증거로 제출한 목격자들의 진술서(을 제1호증)나 이 사건 심의위원회 회의록(을 제2호증)만으로는 이 부분 징계사유에 관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고, 피고는 이 소송에서도 그에 관한 구체적인 주장을 하지 않은 채 피해학생이 지속적인 학교폭력을 당해왔기 때문에 원고의 모욕적인 요구에 응하게 된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만 하고 있다. 따라서 제1징계사유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만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2) 제2징계사유에 관하여 원고는 제2징계사유와 같이 피해학생을 1학년 교실로 데려가 ‘맞짱뜨자’라는 등의 말을 시킨 사람은 G이고 원고는 뒤에서 구경만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수 목격자들의 진술(을 제1호증 1, 2, 4, 10, 19쪽 등)에 따르면 원고가 G 등과 피해학생을 데리고 1학년 교실에 들어가 ‘맞짱뜨자’라는 말을 시키고 베트남 전학생에게 인사를 강제로 시킨 사실이 인정되고, 평소에 G 등과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마다 피해학생을 찾아가 지속적으로 폭력, 강요, 괴롭힘 등을 해왔던 점을 볼 때, 원고가 당시 구경만 했다는 주장은 믿기 어렵다. 또한 원고 주장처럼 피해학생에게 위와 같은 행동을 직접 시킨 사람은 G이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그 진술에 따를 때 피해학생에게 ‘니 개 빡세다. 니 지금 존나 쎄다. 존나 무섭다.’라는 말을 하며 피해학생을 부추기고 피해학생이 이를 거부하자 탈의실로 데리고 갔다는 것이며(갑 제2호증 5~8쪽), 이 소송에서도 당시 피해학생을 부추긴 사실은 인정하고 있어 원고가 그와 같은 가해행위에 가담한 사실을 인정하는 데 지장이 없다. 더 나아가 설령 원고 주장처럼 원고가 1학년 교실에서가 아니라 G 등이 피해학생을 데리고 2학년 교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합류하여 위와 같이 부추기는 등의 행동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행위는 그 직전 1학년 교실에 있었던 가해행위와 연속해서 행해진 일련의 사건이라고 인정되므로 이는 제2징계사유의 범위에 포함된다고 판단된다. 한편 원고는 경찰조사에서 피해학생을 탈의실로 데리고 갔을 때 때리지는 않았다고 진술하였으나, G은 이 사건 심의위원회에 출석하여 당시 원고와 H도 피해학생을 같이 때렸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을 제2호증 27쪽) G이 이를 허위로 진술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 점 및 원고가 피해학생을 탈의실로 데려간 이유 등을 볼 때 원고가 피해학생이 원고의 요구를 거절한다는 이유로 피해학생을 때린 사실도 인정되며, 설령 원고가 피해학생을 직접 때리지 않았더라도 피해학생을 탈의실로 데려가고 공포감을 조성함으로써 G 등의 폭행에 공범으로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제2징계사유를 일부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제3징계사유에 관하여 제3징계사유와 같이 원고가 피해학생에게 ‘G과 원고 중 누구와 포옹할지’ 묻고 어느 쪽으로 대답하든 신체폭력을 행사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위와 같은 질문은 G이 하였다는 것이다. 피고는 G이 위와 같은 질문을 할 때 원고도 G의 폭행에 가담할 의사로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행위가 이루어진 구체적인 경위를 알 수 있는 증거가 없어 원고가 당시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그 가해행위에 가담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제3징계사유는 징계사유의 존재를 인정할 수 없다. 4) 제5징계사유에 관하여 H의 진술(을 제2호증 47, 48쪽)에 따르면 H이 제5징계사유와 같이 피해학생의 성기를 누르는 행위를 할 때 G과 원고가 피해학생의 팔을 잡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므로, 제5징계사유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재량권의 일탈·남용 주장에 대하여 앞서 본 증거와 갑 제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일부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 부분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이 사건 처분은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여기에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되지 않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학교폭력은 피해학생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큼에도 이를 적발하기 쉽지 않고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많지 않으므로, 학교폭력에 대한 사후조치는 피해학생의 보호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불안정한 청소년기에 있는 가해학생에 대해서도 선도·교육을 통해 더 이상의 학교폭력을 행사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학업을 마친 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② 원고는 다른 학생들과 함께 중학교 때부터 친구로 지내던 동급생인 피해학생을 상대로 불특정 다수의 학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수치스러운 행위를 강요하고 괴롭히는 행위를 수차례 반복하였다. 피해학생은 원고 등의 지속적인 신체·언어폭력에 의해 부당한 요구에도 제대로 저항하지 못하고, 시간이 갈수록 괴롭힘의 정도는 심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③ 피해학생은 학교에 가는 것 자체가 싫고 점심시간이 두려울 정도로 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어머니가 피해사실을 알면 걱정할 것이 우려되어 피해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못한 채 장시간 고통을 감내해왔고, 원고 등의 괴롭힘을 피해서 교무실로 도망갔다가 몇 차례 피해신고를 망설인 끝에 선생님의 설득으로 이 사건을 털어놓게 되었다. 이후 피해학생 측은 원고 등 가해학생들을 형사고소까지 하였고, 피해학생의 어머니는 이 사건 심의위원회에 출석하여 앞으로 가해학생을 마주치지 않길 바란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가해행위의 내용과 위와 같은 신고 경위, 피해학생 측의 의사를 고려할 때 이에 대한 피고의 미온적 대처는 피해학생 측에게 참기 힘든 고통을 주는 것이 될 수 있고, 피고는 가해학생 조치 수위를 결정할 때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 ④ 원고는 이 사건 심의위원회와 경찰조사 및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부 가해행위를 부인하고 있고, 자신의 행위를 ‘친한 친구 간에 이루어지는 짓궂은 장난’ 정도로만 여기는 등 사건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피해학생을 만나거나 전화하여 사과한 사실이 있으나, 위와 같은 원고의 태도나 입장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심의위원회 위원들은 원고가 위와 같이 피해학생에게 사과한 사실 등을 참작하여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원고의 반성 및 화해 정도를 보통으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⑤ 이 사건 심의위원회는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별 적용 세부기준 고시’ 제2조 [별표] 세부기준상의 요소들을 고려하여 ‘학교폭력의 심각성’ 매우 높음(4점), ‘학교폭력의 지속성’ 매우 높음(4점), ‘학교폭력의 고의성’ 높음(3점),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보통(2점), ‘화해 정도’ 보통(2점)으로 보아 총 15점으로 평가하였다. 나아가 이는 ‘학급교체’처분에 해당하는 점수이지만, 원고와 피해학생이 다른 반이어서 학급교체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가중할지, 감경할지에 관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조치의 실효성과 피해학생보호 등을 이유로 ‘전학’ 처분으로 가중하기로 의결(감경의견 1명, 가중의견 7명)하였다. 앞서 본 사정을 감안할 때 이러한 심의위원회의 결정이 특별히 불합리하다고 볼 수 없다. ⑥ 피해학생과 다른 학생들의 진술을 종합해보면, 피해학생에 대한 가해학생들인 원고, G, H, I 중 괴롭힘의 정도가 가장 중한 두 사람은 원고와 G이라고 인정된다. 다만 피해학생은 그중 G으로부터의 피해를 가장 크게 호소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해행위의 내용과 정도를 볼 때 원고와 G의 징계수위에 차등을 줘야 할 만큼의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G과 동일한 전학처분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것이 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⑦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학교폭력 행위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속 학생들의 전반적인 학습 환경과 교풍을 어지럽히는 것이기도 하다. 피고로서는 건전하고 선량한 교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그러한 행위에 엄정히 대처할 필요가 있고,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보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처분으로 입게 될 불이익이 이 사건 처분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더 중대하다고 보기 어렵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경환(재판장) 한대광 이기웅

[출처] 대한민국 법원 : 종합법률정보 - 2021구합22274 (3281677)

댓글 0개

로그인 하시면, 판례 댓글을 등록하실 수 있습니다.

네이버 검색 블로그 카페 뉴스 웹사이트

[ 소송경과 ]

[ 참조조문 ]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

[ 법관/대법관 태그]

차경환 한대광 이기웅

[ 변호사 태그]

오현근

[ 사건명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