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 2020. 6. 23. 선고 2020고단91 판결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경범죄처벌법위반] 【전 문】【피 고 인】 A (65-1) 【검 사】【변 호 인】【주 문】 피고인을 벌금 1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의 점은 무죄. 【이 유】【범죄사실】 피고인은 2019. 9. 20. 18:57경 강원 에 있는 ○○택시부 택시 승강장에서 차량을 주차하다가 택시기사로부터 택시 승강장에 차량을 주차하면 안 된다는 말을 듣게 되자 이에 화가 나서 위 택시기사와 말다툼을 하게 되었다. 이후 피고인은 술에 취한 상태로 앞서 있었던 말다툼을 생각하며 화를 이기지 못하다가 같은 날 20:52경 다시 위 택시 승강장으로 찾아가서 택시기사들에게 큰소리로 ‘이 씨발 새끼, 개새끼, ○○택시 가만두지 않겠다, ○○택시를 없애버리겠다.’라는 등의 욕설을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여러 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택시 승강장에서 몹시 거친 말이나 행동으로 주위를 시끄럽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20호, 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범행 동기와 경위, 행위 태양 및 그로 인한 결과 등 사정과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상 제반 양형의 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9. 9. 20. 21:01경 강원_____에 있는 ○○택시부 택시 승강장에서 피고인이 술에 취해 차량을 운전하고 소란까지 피운다는 택시기사들의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관들에 의해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 및 경범죄처벌법위반죄의 현행범인으로 체포되었다. 이후 피고인은 같은 날 21:25경 강원 에 있는 ▽▽경찰서 □□지구대에 도착한 다음 경찰관들로부터 같은 날 22:15경 1차, 같은 날 22:29경 2차, 같은 날 22:35경 3차에 걸쳐 음주측정 요구를 받았음에도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경찰공무원의 음주측정 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여 음주운전 또는 음주측정거부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하였다. 2. 관련 법리 가. 범죄를 실행 중이거나 실행 직후의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2조). 이때 ‘범죄의 실행 직후인 자‘라 함은 범죄의 실행행위를 종료한 직후의 범인이라는 것이 체포하는 자의 입장에서 볼 때 명백한 경우를 일컫는 것으로서, 위 법조가 제1항에서 본래의 의미의 현행범인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범죄의 실행의 직후인 자”를 “범죄의 실행 중인 자”와 마찬가지로 현행범인으로 보고 있고, 제2항에서는 현행범인으로 간주되는 준현행범인에 관하여 별도로 규정하고 있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범죄의 실행행위를 종료한 직후”라고 함은, 범죄행위를 실행하여 끝마친 순간 또는 이에 아주 접착된 시간적 단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시간적으로나 장소적으로 보아 체포를 당하는 자가 방금 범죄를 실행한 범인이라는 점에 관한 죄증이 명백히 존재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만 현행범인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도702 판결 등 참조) 나. 현행범인으로 체포하려면 행위의 가벌성, 범죄의 현행성·시간적 접착성, 범인·범죄의 명백성 외에 체포의 필요성, 즉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현행범인 체포의 요건을 갖추었는지는 체포 당시의 상황을 기초로 판단하여야 하고, 이에 관한 수사주체의 판단에는 상당한 재량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체포 당시의 상황으로 볼 때 그 요건의 충족 여부에 관한 수사주체의 판단이 경험칙에 비추어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경우에는 그 체포는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4. 7. 선고 2016도19907 판결 등 참조). 3. 판단 가. CCTV 영상기록, 블랙박스 영상기록 등의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 피고인은 2019. 9. 20. 09:40경부터 18:30경까지 강원도 △△체육공원에서 열리는 면민체육대회에 참석하였다. ○ 피고인은 2019. 9. 20. 18:32경 차량을 운전하여 △△체육공원에서 출발하였고, 같은 날 18:40경 강원 에 있는 ○○목욕탕으로 이동하여 약 16분간 샤워를 한 다음, 같은 날 18:56경 다시 차량에 탑승하여 이동하였다. ○ 피고인은 2019. 9. 20. 18:57경 강원 ▽▽군 △△면 에 있는 ○○택시부 택시승강장에 차량을 주차하였는데, 택시기사 B은 피고인에게 ‘택시 승강장에 차량을 주차하면 안 된다’고 말하면서 이동주차를 요구하였다. 이에 피고인은 약 23m를 이동하여 차량을 다시 주차한 다음, 약 1분 36초간(18:58:39초-19:00:15초) B과 실랑이를 벌였다. ○ 피고인은 이후 식사를 하고 나와 2019. 9. 20. 20:38경 차량을 타고 본인의 집으로 이동하여 차량을 주차하였고(20:42경), 다시 택시를 타고 ○○택시부 사무실로 온 다음(20:52경), 자신에게 이동주차를 요구한 사람을 찾으면서 행패를 부렸다. ○ 현장에 있던 택시기사 C는 112에 ‘주취자가 욕설을 하고 시비를 걸고 있다’고 신고를 하였고, 2019. 9. 20. 20:55경 경찰관들이 현장에 도착하였다. ○ 당시 피고인은 술에 취하여 ‘앞에 주차되어 있는 택시들도 다 불법 주정차 아니냐, 이새끼들 ○○택시부 새끼들 다 없애 버려야 한다’고 말하며 소란을 피우고 있었고, B을 향해 ‘이새끼 왔네, 이새끼네’고 욕설을 하였다. 경찰관들은 피고인과 B, C 등 택시기사들을 분리하여 진술을 청취하였는데, B, C는 ‘피고인이 음주운전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 경찰관들은 피의사실 목격진술이 있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인적사항을 밝힐 것을 요구하였으나 피고인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다만 ‘면민체육대회에서 한두잔 마시고 동네 노인들을 데려다 주었다’라고만 말하였다. 이에 경찰관들은 2019. 9. 20. 21:01경 피고인을 음주운전죄의 현행범으로 체포하였다. 나.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관련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경찰관들이 피고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한 것은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어서 위법하고, 그와 같이 위법한 체포 상태에서 이루어진 음주측정요구 또한 위법하다고 보지 않을 수 없으므로 피고인이 그에 응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측정거부)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 피고인은 2019. 9. 20. 20:42경 차량을 자신의 집에 주차한 다음, 택시를 타고 ○○택시부로 이동하여 택시기사들과 다투었고, 현행범 체포는 같은 날 21:01경 이루어졌다. 이처럼 체포 시점이 범행 시점과 20분가량 차이가 나고 체포 장소도 범행 장소와는 상당히 떨어져 있는바, 시간적·장소적으로 보아 체포를 당하는 자가 방금 범죄를 실행한 범인이라는 점에 관한 죄증이 명백히 존재하는 경우로서 ‘범죄의 실행행위를 종료한 직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 물론 경찰관들로서는 당시 목격진술을 한 B, C가 피고인의 운전 시각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고인이 직전에 음주운전을 하였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와 같은 경우 경찰관들은 주위를 살펴 피고인 차량이 어디에 있는지 탐색하고 그를 통해 피고인이 직전에 운전을 한 것이 맞는지 확인하였어야 하고, 당시 상황에 비추어 그것이 불가능하였다거나 어려웠다고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경찰관들은 별다른 확인절차 없이 곧바로 피고인을 현행범으로 체포하였고 체포 이후에야 피고인으로부터 ‘차량이 집에 주차되어 있다’는 말을 들었는바, 체포요건 충족 여부에 관한 판단에 합리성이 결여되었다고 볼 수 있다. ○ 한편 피고인이 현행범 체포 전에 일체의 진술을 거부했다거나 현장을 이탈하려고 했다는 등의 사정은 발견되지 않고, 오히려 피고인은 ‘면민체육대회에서 술을 마셨고 이후 노인들을 태워다주면서 운전을 하였다’고 일부 혐의사실을 인정하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단지 피고인이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체포의 필요성, 즉 도망 또는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무죄판결 공시에 동의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 공시의 취지는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시원

[출처] 대한민국 법원 : 종합법률정보 - 2020고단91 (3281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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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송경과 ]

[ 참조조문 ]

경범죄처벌법 제3조

형사소송법 제212조 제325조 제334조

형법 제58조 제69조 제7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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