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지방법원 2020. 10. 7. 선고 2020고정132 판결

[절도] 【전 문】【피 고 인】 A (52-2) 【검 사】【변 호 인】【주 문】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유】【범죄사실】 피고인과 피해자 B은 서로 인접한 토지를 경작하면서 토지 경계 문제로 수년 전부터 다투어 오던 사이이다. 피고인은 2019. 10. 27.경부터 같은 달 29.경 사이에 강원 에 있는 피해자가 기획재정부로부터 임대받아 경작하고 있는 밭에서 피해자가 심어 놓은 시가 30만 원 상당의 서리태 콩 27단을 꺾어 가지고 가 절취하였다. 【증거의 요지】【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29조(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1.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가. 범죄사실 기재 콩(이하 ‘이 사건 콩’이라 한다)은 피해자가 피고인의 경작지에 심어 경작한 것으로, 그 소유권이 위 경작지의 소유자인 피고인에게 있으므로, 절도죄 성립에 요구되는 재물의 타인성이 없고, 설령 위 콩이 피고인의 소유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인 소유 경작지에 심겨 있었던 이상 피고인이 이를 가져간 것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나. 한편, 이 사건 콩이 심겨 있던 곳이 피해자의 경작지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위 콩이 피고인의 경작지에 심겨 있었다고 착오하고, 더 나아가 위 콩이 피고인의 소유라고 오신하여 위 콩을 가져온 것일 뿐인바, 피고인의 구성요건적 고의가 조각된다. 2. 판단 가. 재물의 타인성 부인 및 정당행위 주장에 대한 판단 설령 피해자가 이 사건 콩을 심어 경작한 곳이 피고인 소유의 경작지라고 하더라도, 위 콩의 소유권은 그 경작자인 피해자에게 귀속되므로(대법원 1970. 3. 10. 선고 70도82 판결, 대법원 1977. 4. 12. 선고 76도2887 판결 참조), 위 콩은 타인 소유의 재물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위 콩의 경작자가 피해자임을 알면서도 피해자 몰래 임의로 이를 가지고 간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넘어서는 위법한 것으로서, 정당행위의 성립요건 즉, ①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②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③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 균형성, ④ 긴급성, ⑤ 보충성 등을 갖추지 못하여, 이를 위법성이 조각되는 정당행위로 평가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 한다. 나. 구성요건적 고의 조각 주장에 대한 판단 1) 절도죄에 있어서 재물의 타인성을 오신하여 그 재물이 자기에게 취득할 것이 허용된 동일한 물건으로 오인하고 가져온 경우에는 범죄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범의가 조각되어 절도죄가 성립하지 아니하나(대법원 1983. 9. 13. 선고 83도1762, 83감도315 판결 참조), 이러한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절도의 범의가 인정된다(대법원 1989. 1. 17. 선고 88도971 판결 참조). 2) 돌이켜 이 사건에 대하여 보건대, 설령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콩을 피고인의 소유로 오인하였다 하더라도, 이 사건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해자의 경작지인 강원 토지 및 그에 인접한 피고인의 경작지인 같은 리 토지의 각 위치, 위 콩이 심겨져 있던 위치,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있었던 경작지 경계 등에 관한 분쟁 내용, 앞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의 행위 모습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판사 박진영

[출처] 대한민국 법원 : 종합법률정보 - 2020고정132 (328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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