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2021. 7. 8. 선고 2020고단3266 판결

[위계공무집행방해] 【전 문】【피 고 인】 A 외 2인 【검 사】 김성훈(기소), 이리원(공판) 【변 호 인】 변호사 이재호 【주 문】 피고인들을 각 징역 1년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유】【범죄사실】 [피고인들의 지위] 피고인 A은 창원시 성산구에 있는 ‘D학원’의 원장이고, 피고인 C은 위 학원의 강사였으며, 피고인 B는 2019학년도 E대학교 체육학과 정시모집 100m 달리기 실기시험의 스타트 요원으로서 이들은 모두 F고등학교 선후배이다. [공모 내용] 피고인들은 위 2019학년도 E대학교 체육학과 정시모집 100m 달리기 실기 시험에서 피고인 A이 운영하는 D학원의 학원생들이 100m 달리기에서 좋은 점수를 받도록 하기 위하여, 피고인 B는 G 등 위 D학원의 학원생들의 순서에서만 스타트 부저를 누르기 전에 오른발 앞꿈치를 살짝 들어 올려 위 학원생들에게 미리 출발할 수 있도록 신호를 보내기로 하였고, 피고인 A과 피고인 C은 2019. 1. 초순경 위 E대학교 운동장에서, G 등 학원생들에게 피고인 B를 소개시켜 주고, 피고인 B가 발 앞꿈치를 들면 부저가 울리기 전에 출발하도록 하고, 실시시험을 치를 때 ‘H’가 기재된 학원 유니폼을 입도록 지시하였다. [범죄사실]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피고인 B는 2019. 1. 23.경 창원시에 있는 E대학교 운동장에서, 2019학년도 E대학교 체육학과 정시모집 100m 달리기 실기시험에 응시한 학생들 중 ‘H’가 기재된 D학원의 학원생인 응시자 G, I, J, K, L 등 5명에 대해서만 출발 부저를 누르기 전 오른발 앞꿈치를 들어 올려 이들로 하여금 미리 출발하도록 신호를 주었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위계로써 2019학년도 E대학교 체육학과 정시모집 100m 달리기 감독위원인 공무원 M, 공무원 평가위원인 N의 정당한 채점 업무를 방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들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O, P, Q, R, S, T의 각 증언 1. USB 영상, 사진, 19학년도체육학과실기시험세부진행내용, 채점표, 경력증명서, 참고인들성적 【주장 및 판단】 피고인들 및 변호인은, 부정행위를 공모한 것은 인정하나 해당 학생들이 실제로는 발을 보지 않고 정상적으로 부저 소리를 듣고 뛰었고, 학생들의 실기점수가 당락에 영향이 없었으므로 공무집행을 방해한 결과 내지 구체적 위험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실제로 이 사건에서 해당 학생들이 실제로 부정출발을 했다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주1) 하지만 대학교 교직원인 피고인 B는 입시 실기시험에 스타트요원으로 투입되어 실기평가를 공정하게 감독, 진행할 의무가 있는바, 이를 위반하여 다른 교직원들 및 감독, 평가위원 몰래 특정 수험생에게 부정한 신호를 보내는 행위 자체가 대학교의 감독 및 채점업무(입시채점업무는 당연히 공정한 시험감독을 전제로 한 것이고, 범죄사실의 피해자에는 감독위원도 포함되어 있다)를 방해한 결과를 발생시킨 것이다. 따라서 실제로 부정신호에 따라 출발하거나 이로써 좋은 점수를 받아 합격해야만 대학교 입시의 감독, 채점업무가 방해되었다고 볼 수는 없고,주2)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형법 제137조, 제30조 1. 상상적 경합 각 형법 제40조, 제50조 1. 형의 선택 각 징역형 선택 1. 집행유예 각 형법 제62조 제1항 1. 사회봉사명령 각 형법 제62조의2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은 대학입시 실기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하였고, 특히 공정하게 감독해야할 학교 직원까지 개입되어 그 잘못이 크다. 또한 피고인들은 수사과정에서 줄곧 혐의를 부인하며 제보자를 회유하기도 하였다. 다만 학생들은 부정출발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하고 있고, 모두 불합격되거나 등록을 포기하여 추가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점, 피고인들은 뒤늦게 공모관계를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별다른 처벌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하여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사회봉사를 명한다. 판사 김민상 주1) 공소사실에는 실제 부정출발이 있었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해당학생들은 실제로 부정출발은 안했다고 진술하고 있고, 스타트영상으로도 이를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다. 또한 이 사건 제보자는 학생들로부터 부정행위를 시도한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듣고 제보를 했는데, 학생들은 제보자에게 부정행위를 알릴 때에도 ‘자신들은 원하지 않았고 그렇게 따르고 싶지 않아서 이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던 것으로 확인되는바(증거기록 10쪽), 학생들의 위 발언까지 허위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은 범죄사실에서 제외하고, 전체 행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별도로 이 부분에 대한 무죄 선고는 하지 않는다. 주2) 변호인은 대법원 판례가 구체적 위험을 요한다고 주장하고, 이에 관한 학설상 논의는 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위험범인지 결과범인지 명시적으로 밝힌 바는 없고, 구체적인 사안에서 어느 정도의 결과 및 위험이 발생했는지를 고려하고 있을 뿐이다. 변호인이 인용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2도4293 판결, 2007도1554 판결 등)는 주로 심사의무가 있는 공무원에게 허위 신청을 하거나 허위 자료를 제출한 경우에 관한 것으로, 이러한 경우 공무집행방해를 넓게 인정하게 되면 허위가 개입된 모든 행위가 처벌대상이 되므로 구체적인 사안별로 이를 한정하는 취지로 보일 뿐이다(이는 법령에서 명한 금지행위의 위반의 경우도 같다). 결국 구체적인 사안을 고려하지 않고 판례의 일부 판시 문구만을 근거로 대법원의 입장을 정리할 수는 없고, 이를 이 사건에 적용할 수도 없다. 예컨대, 대법원 1967. 5. 23. 선고 67도650 판결은, 필기시험 중 쪽지를 전달하는 부정행위를 한 경우 그 자체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다. 그 외 시험 관련 부정의 경우 판례는 대체로 유죄를 인정하고 있고, 이는 공무원의 심사의무와는 다른 것으로, 시험감독 및 정당한 합격자의 결정에 관한 전체적인 공정성을 침해하기 때문으로 설명된다[자세한 내용은, U, “법령에서 명한 금지행위의 위반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 여부”, 대법원 판례해설 통권 48호, 법원도서관(2004), 555면 참조]. 또한 변호인이 인용한 대법원 94도2510 판결은 시험실시 이전에 채점위원에게 부정을 청탁했다가 거절당한 사건으로, 시험과정 자체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서 이 사건에 적용할 것은 아니다.

[출처] 대한민국 법원 : 종합법률정보 - 2020고단3266 (3281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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