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재판부 2017헌마609, 2017. 9. 28., 인용

【전문】 사 건 2017헌마609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전○정 국선대리인 변호사 홍기종 피 청 구 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주 문] 피청구인이 2017. 3. 20.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24270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7. 3. 20. 피청구인으로부터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는데(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24270호,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 그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2017. 2. 8. 16:26경 서울 강남구 ○○로○○길 ○○에 있는 ○○아파트 관리동 앞에 설치된 ○○은행 ○○지점 365자동화코너 99번 ATM기 옆에서 휴대폰(삼성노트4)을 가져가 절취하였다.』 나. 청구인은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7. 5. 30.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요지 및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가. 청구인의 주장 요지 청구인은 62세로 피해자의 휴대폰(이하 ‘이 사건 휴대폰’이라 한다)이 현금인출기 위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돌려주려는 생각으로 가져왔고, 시장 보는 동안 아무런 전화가 오지 않아 파출소에 맡길 생각으로 가방에 넣었는데, 저녁식사를 하고 가족과 텔레비전을 보면서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가방에 이 사건 휴대폰을 넣은 채 며칠을 보냈다. 그 후 경찰에서 휴대폰을 주운 사실이 있는지 묻는 전화가 오자, 그제야 휴대폰 습득 사실을 깨닫고 그날 밤 파출소에 이 사건 휴대폰을 맡긴 것으로, 불법영득의사가 없다. 나. 피청구인의 답변 요지 청구인은 2017. 2. 8. 이 사건 휴대폰을 가져간 후 16일이 경과할 때까지 피해자에게 휴대폰을 반환하기 위한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았고, 이 사건 휴대폰을 경찰서에 맡기지 않으면서 피해자로부터 전화 오기를 기다렸다는 언행에는 모순이 있으며, 청구인이 16일간 가방 안에 이 사건 휴대폰을 두고도 기억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고, 청구인이 피해자의 휴대폰을 돌려줄 생각이 있었다면 휴대폰 전원을 계속 켜놓고 있었어야 하나 그러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청구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된다. 3. 판단 가. 이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청구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는지 여부이다. 나.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청구인은 2017. 2. 8. 16:25경 서울 강남구 ○○길 ○○에 있는 ○○아파트 관리동 앞에 설치된 ○○은행 ○○지점 365자동화코너 99번 현금인출기 옆에서 이 사건 휴대폰을 발견하고 이를 들고 나왔다. (2) 청구인은 이후 16일 동안 이 사건 휴대폰을 보관하였다. (3) 피해자는 2017. 2. 14. 이 사건 휴대폰 분실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였고, 담당 경찰관은 해당 현금인출기에 설치된 CCTV 녹화자료 수사 및 해당 시각의 은행 거래내역 수사 등을 바탕으로 청구인을 절도 피의자로 인지하였다. (4) 청구인은 2017. 2. 24. 밤 경찰관의 전화를 받고 같은 날 23:30경 도곡지구대에 이 사건 휴대폰을 맡겼으며, 2017. 3. 2.경 경찰에서 피의자로 조사를 받았다. 다. 판단 (1)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서 절도의 고의 및 불법영득의사가 있어야 하는데, 절도죄의 성립에 필요한 불법영득의사란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의 소유물과 같이 그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 또는 처분하려는 의사를 말한다(대법원 1996. 5. 10. 선고 95도3057 판결; 대법원 2000. 10. 13. 선고 2000도3655 판결 참조).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영구적으로 그 물건의 경제적 이익을 보유할 의사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단순한 점유의 침해만으로는 절도죄를 구성할 수 없고, 소유권 또는 이에 준하는 본권을 침해하는 의사, 즉 소유자 등을 종래 지위에서 영원히 제거한다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2. 9. 8. 선고 91도3149 판결 참조). (2) 이 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이 사건 휴대폰에 대한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 보건대, 위 인정사실 및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청구인이 이 사건 휴대폰을 발견한 장소는 365자동화코너로 은행지점에 부설된 장소가 아니어서 이 사건 휴대폰을 바로 인근 은행지점에 맡길 수 없었던 점, ② 청구인은 현금인출기 위에 올려져있던 이 사건 휴대폰을 발견하고, 청구인보다 먼저 현금인출기를 사용하고 나가던 아주머니에게 이 사건 휴대폰을 두고 간 것인지 물어보았는데 동인이 아니라고 대답하였으며, 청구인의 뒤에 다른 남성 고객이 서 있기에 이 사건 휴대폰을 두고 나오지 않았고, 인근 도곡시장에서 이 사건 휴대폰을 어떻게 할지 다른 사람에게 문의하였더니 근처 대치지구대에 갖다 주면 된다는 말을 듣고 일단 청구인의 가방에 넣고 장을 보다가 이 사건 휴대폰의 존재를 잊어버리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는데, 이와 같이 청구인이 이 사건 휴대폰 발견 이후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한 행동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것에 비추어 청구인이 휴대폰을 돌려주기 위한 시도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③ 청구인은 이 사건 휴대폰을 가방에 넣어둔 채 16일이 지난 경찰관의 확인 전화를 받고서야 기억이 났다고 진술하는데, 그 신빙성에 전혀 의심이 들지 않는다고 하기도 어렵지만, 청구인의 연령(62세)과 위와 같은 청구인의 구체적인 진술을 고려할 때 그것을 전혀 납득하지 못할 정도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이 사건 휴대폰의 전원을 켜진 상태로 유지시키지 않았으므로 청구인에게 불법영득의사를 추단할 수 있다고 하나, 이 사건 기록상 이 사건 휴대폰의 전원이 분실 직후 꺼진 것인지, 나중에 꺼진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발견되지 아니하며, 더욱이 청구인은 이 사건 휴대폰을 발견한 직후 얼마간 손에 들고 있었으나 그 동안 아무런 전화가 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청구인이 이 사건 휴대폰을 도곡지구대에 맡길 당시에도 피해자가 분실했을 당시와 같이 휴대폰 케이스에 피해자 명의의 신용카드가 그대로 남아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청구인이 이 사건 휴대폰에 대한 피해자의 소유권을 배제시키기 위해 전원을 껐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기 어려우며, 오히려 청구인의 주장대로 휴대폰의 전원이 시간의 경과에 따라 배터리가 소진되어 꺼진 것이라고 봄이 자연스럽고, 그 밖에 청구인의 주장에 모순을 발견하기도 어려운 점, ⑤ 청구인의 재산상태와 직업 및 이 사건 휴대폰을 습득한 장소가 CCTV 및 거래내역 조회를 통해 습득자 신원을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는 365자동화코너인 점에 비추어 볼 때에도 청구인에게 이 사건 휴대폰을 절취할 만한 동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청구인이 비록 이 사건 휴대폰을 16일이라는 비교적 장기간 보관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록에 나타난 사실관계만으로 휴대폰 주인을 이 사건 휴대폰으로부터 배제하거나 자신이 그 경제적 용법에 따라 이용하거나 처분할 의사로 이 사건 휴대폰을 가져간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 (3) 이처럼 청구인이 이 사건 휴대폰을 가져올 당시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이 피의사실에 대하여 충분히 수사하지 아니한 채 절도죄의 성립을 인정하고 이를 전제로 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한 것은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에 터 잡아 이루어진 자의적 검찰권 행사가 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출처] 법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헌재 결정례) - 2017헌마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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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조판례 ]

대법원 1992. 9. 8. 선고 91도3149 판결
대법원 1996. 5. 10. 선고 95도3057 판결
대법원 2000. 10. 13. 선고 2000도365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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