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인선삼성T-5호·예인선삼호T-3호의피예인부선삼성1호·유조선허베이스피리트충돌로인한해양오염사건][미간행]
【전 문】 【해양사고관련자】 해양사고관련자 1 외 6인
【주 문】
이 사건 충돌은 예인선 삼성T-5호, 예인선 삼호T-3호, 닻 작업선 삼성A-1호 및 부선 삼성1호로 구성된 예인선단 측이 예인항해 중 기상급변에 조기대처하지 못하고 기상악화로 조종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예항능력을 상실하여 조종성능이 심각히 제한된 상태로 풍파에 떠밀리면서도 주위 선박들에게 경고하거나 비상 투묘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무리한 항해를 계속함으로써 정박선 허베이 스피리트에 가까이 접근한 상태에서 삼성T-5호의 예인줄이 파단되면서 부선 삼성1호가 허베이 스피리트 쪽으로 떠밀려가 발생한 것이나, 허베이 스피리트 측이 선박통항이 잦은 곳에 정박중 당직태만과 안일한 대응으로 조기에 적극적인 피항동작을 취하지 아니한데다 충돌의 위험이 급박한 상황에서 주기관 사용준비 태만으로 주기관이 조종불능 상태가 되어 피항동작을 취하지 못한 것도 일인이 된다.
해양오염은 충돌로 인하여 허베이 스피리트의 화물탱크가 파공 되면서 화물유가 해상으로 유출되어 발생한 것이나, 오염이 확대된 것은 허베이 스피리트측이 충돌 후 부적절한 비상대응조치로 화물유 유출속도를 증가시키고 화물유 유출방지를 위한 조치를 소극적으로 이행하였기 때문이다.
해양사고관련자 1의 2급항해사 면허를 취소한다.
해양사고관련자 2의 3급항해사 업무를 12개월 정지한다.
해양사고관련자 3에 대하여 시정을 권고한다.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에 대하여 개선을 권고한다.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에 대하여 개선을 권고한다.
해양사고관련자 6에 대하여 시정을 명한다.
해양사고관련자 7에 대하여 시정을 명한다.
【청구취지】 해양사고관련자 1, 2, 3,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 및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의 심판변론인 김대래와 해양사고관련자 6 및 해양사고관련자 7의 심판변론인 이진홍이 인해심 재결 특 제2008-23호의 재결에 불복, 해양사고의 조사 및 심판에 관한 법률 제58조의 규정에 의거 제2심을 청구함
관여조사관 김종의
【이 유】
1. 사 실
선 명
삼성T-5호
삼호T-3호
삼성1호
허베이 스피리트(HEBEI SPIRIT)
선 적 항
거제시
부산
거제시
홍콩
선박소유자
삼성물산(주)
삼호아이앤디(주)
삼성물산(주)
허베이 스피리트 쉬핑 (HebeiSpirit Shipping Co. Limited)
선박운항자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
삼성건설 주식회사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
상동
선박관리자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
삼성건설 주식회사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
상동
총톤수
292톤
213톤
11,828톤
146,848톤
기관종류·출력
디젤기관 1,765kw 2기
디젤기관 1,323kw 2기
무동력 부선
디젤기관 20,594kw 1기
해양사고관련자
해양사고관련자 1
해양사고관련자 2
해양사고관련자 3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
해양사고관련자 6
해양사고관련자 7
직명
선장
선장
선두
선박 관리자
선박운항자
선장
1등항해사
면허의 종류
2급항해사(JP-D2-07-0001)
3급항해사(BS-D3-03-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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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고일시 : 2007년 12월 7일 07시 06분경
나. 사고장소 : 북위 36도 52분 16초·동경 126도 03분 02초
(태안군 원북면 신도타서 등대로부터 253도, 약 5마일 해상)
다. 예인선단의 상세
1) 예인선단의 구성
이 건 사고의 예인선단은, 대형 기중기부선 삼성1호와 이 부선의 선미부 양현 쪽에 각각 하나씩의 예인줄을 연결하여 삼성1호를 역방향으로 끄는 2척의 예인선 삼성T-5호 및 예인선 삼호T-3호 그리고 부선의 선수부 중앙에 예인줄을 하나 연결한 채 뒤 따라 가면서 삼성1호의 진행방향을 보조적으로 조절하는 삼성1호의 닻 작업선(Anchor Boat) 삼성A-1호 등 모두 4척의 선박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1]~[그림.5], [표.1])
삼성A-1호는 부선 삼성1호의 항내 기중기 작업 중 위치고정용 닻 (Positioning Anchor)들의 투하 및 회수를 주 임무로 하는 작업선이다. 삼성1호는 인양하중(인양하중) 3,000톤의 해상크레인을 장착한 총톤수 11,828톤의 대형 기중기부선으로 「선박의 안전 관리체제 수립 및 시행」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해상교통안전법 제10조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는 선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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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사고 예인선단이 정상항해중인 때 선단선들의 배열(부선의 크레인 붐이 있는 곳이 선수부이므로 사고 당시는 역방향으로 예인 중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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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1] 예인선단 구성선박들의 사건 관련 주요 제원
선명
G/T
용도
주기관 출력 (추진기 형태)
소유자
길이 × 폭 × 깊이 (단위:미터)
선적
운항자
삼성1호(기중기 부선)
11,828
크레인부선
무동력(피 예인부선)
삼성물산
105.63 × 45.0 × 7.0
거제시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
삼성T-5호(주 예인선)
292
예선
1,765kw × 2기 (약 4,800마력) (C.P.P)
삼성물산
35.69 × 10.0 × 4.6
거제시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
삼호T-3호 (보조 예인선)
213
예선
1,323kw × 2기 (약 3,600마력)(Z-peller)
삼호 아이앤디
30.81 × 9.4 × 4.15
부산시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
삼성A-1호(양묘작업선)
89
작업선
317kw × 2기 (약 805마력)(F.P.P)
삼성물산
25.17 × 7.8 × 2.85
거제시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
2) 예인선단선의 소유 및 운항 주체
예인선단선의 소유, 운항 및 안전관리 관계는 모두 4건의 계약으로 되어있다.
가) 건설기계 위탁관리 계약 : 삼성건설주식회사(이하 “삼성건설”)와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의 장기 임대차계약이 예인선단을 구성하는 선박 4척 중 삼호T-3호를 제외한 삼성1호와 삼성T-5호 및 삼성A-1호 3척은 1995년 12월 29일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가 1996년 1월 1일부터 2007년 12월 31일까지 12년간 당시 소유자 삼성건설로부터 임차하여 연차별로 일정액의 임차료를 지불하는 조건으로 “건설기계위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으며, 이 계약 제8조(사고의 책임)에 따르면 임차인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는 자신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이 선박들의 모든 사고에 대하여 책임을 지기로 약속하였다. 그리고 계약명칭이 위탁관리계약이면서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가 소유자인 삼성건설에 임차료를 지불한다고 정하였으므로 이는 일종의 용선계약으로 볼 수 있다.
나) 장비관리위탁 용역계약 :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와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의 위탁관리계약
삼성건설로부터 위 3척의 선박을 장기용선한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는 이 선박들의 관리를 위탁하기 위하여 2007년 3월 1일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와 같은 날로부터 2008년 2월 29일까지 1년간의 “장비관리위탁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이에 따르면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는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가 공사를 수행하는 데에 필요한 예인선단의 운영, 공사계획, 추가예인선 임차 업무, 장비관리 및 유지에 필요한 안전점검과, 공사안전관리업무 및 예인선단의 운항관련 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도록 되어있으며 안전관리와 관련해서는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가 안전관리의 책임을 맡되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의 안전관리규정을 준수하도록 되어있다. 그리고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는 공사현장에 감독원을 파견하여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의 용역업무를 점검할 수 있고,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의 관리자에게 관리위탁용역에 관련된 작업지시를 요청할 수 있으며,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에 따르도록 되어있다.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로부터 위와 같은 장비관리위탁 용역계약을 체결한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의 인적 조직은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 이사 출신의 대표이사 심판외 8과 업무관리담당 직원 1명, 1급기관사 면허를 소지한 현장소장 1명 및 여직원 1명 등 총 4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예인선단의 운항에 관한 안전관리 체제나 안전관리 매뉴얼 등이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였기 때문에 인력이나 전문성 부족으로 예인선단의 운항에 관한 안전관리를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없어 예인선단의 운항상의 안전관리업무는 선단장과 예인선 선장에게 일임해둔 상태였다.
다) 해상기중기 선단 임대차계약 :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가 삼성건설과 사용계약
예인선단선 3척을 삼성건설로부터 장기임차한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는 이 선박들에 대한 “장비관리위탁용역계약”을 위와 같이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와 맺은 후, 2007년 11월 26일부터 12월 9일까지 14일간 삼성물산(주)과 “해상기중기선단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임대하였다. 이 계약서상에는 하나의 계약서상에 임차인을 삼성건설과 삼성물산(주)으로 혼용하여 기재하였으나 선박국적증서 상 이 선단선 3척의 소유자는 삼성물산이다. 그러므로 삼성건설과 삼성물산은 동 계약상 동일한 주체로서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는 이 선박 3척을 삼성건설(삼성물산)에 다시 역임대한 것이다.
라) 삼호T-3호의 임대차 계약 : 삼성건설이 삼호 아이앤디(주)로부터 임차
삼성건설은 삼성1호를 거제시 소재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로부터 인천항내의 인천대교 건설공사 현장까지의 예인항해에 삼성T-5호와 함께 투입하기 위하여 2007년 11월 19일에 삼호T-3호를 같은 달 26일부터 12월 12일까지 삼호I&D(주)(이하 “삼호아이앤디”)로부터 임차하여 예인선단에 합류토록 배선(배선)하였다.
3) 예인설비 등
가) 삼성T-5호 및 삼호T-3호의 예인설비
삼성T-5호와 삼호T-3호의 선교 후방 갑판 중앙부에 예인줄(Main Towing Wire)을 감아 들이고 풀어주는 권양기(권양기)(이하 “예인윈치(Towing Winch)) 1기를 설치하였고, 선미갑판 중앙에 횡방향 난간(이하 “가이드 바(Guide Bar)”)을 세워 예인줄이 갑판을 스치지 않고 이 위를 타고 넘게 하고 가이드 바 양측 끝에는 예인줄이 선체의 종방향중심선(Longitudinal Centerline)으로부터 멀리 벌어져 현측으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하여 갈고리(이하 “클리트(Cleat)”) 모양의 턱이 있다([그림. 6]. [그림.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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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인줄은 예인윈치 직후방의 원형 쵸우크(Choke)를 통과하며 예인윈치에 가지런히 감기고 풀려나오는데, 만일 예인줄의 각도가 크게 벌어지면 쵸우크를 통과할 때 과도한 굽힘장력을 받아 손상되는 것을 보호하기 위하여 굵은 고무관속을 지나도록 하였고 ([그림.7]), 예인줄의 선외측 끝단은 스트레처(Stretcher)등의 중간 예인줄이나 페넌트 와이어(Pennant Wire)를 거쳐 피예인선에 연결할 수 있도록 원형 고리(Eye)를 넣었다.
이 사고의 경우는 삼성1호의 선미갑판 양현 측에 부착된 슈미트 브라켓(Smit Bracket)에 연결시켰다([그림. 7]. [그림. 9]. [그림.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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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삼성1호의 예인설비
삼성1호에는 선미부 갑판 좌·우현측 바닥에 예인줄을 연결하는 슈미트 브라켓을 각각 하나씩 부착시켜 예인선에서 나온 예인줄이나 스트레쳐 등의 중간 예인줄 또는 페넌트와이어를 이에 고정시킬 수 있는데, 이 건 사고 시는 우현측(예인선들이 삼성1호의 선미를 예인하므로 진행방향을 기준으로 하면 좌현측)에 삼성T-5호, 좌현 측에 삼호T-3호의 예인줄을 각각 연결하였다. ([그림.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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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1] 삼성T-5호와 삼호T-3호의 예인줄을 삼성1호의 선미부 갑판 바닥에 부착된 슈미트 브라켓에 연결하여 삼성1호를 선미쪽으로 예인하는 상태
다) 삼성T-5호 예인줄 제작자의 시험성적
이 건 사고 당시 파단된 삼성T-5호의 예인줄은 1995년 일본제품을 구입하여 삼성1호의 크레인용 러핑와이어(Luffing Wire)로 사용 후 선내에 보관하였다가 사고 발생 약 5개월 전인 2007년 6월 26일에 교체사용된 것으로 파단하중과 안전하중은 각각 217톤, 99톤이다. ([표.2])
[표.2] 삼성T-5호 예인줄의 제작자 시험성적
제조자 : Tokyo Rope MFG. Co, Ltd
직경 : 47.5mm. 가닥 수 : 41(소선.소선) × 6(가닥 수)
재질 : Galvanized Flexible steel wire rope
시험성적일 : 1995.3.23
파단하중(Load at which sample broke) : 217톤
안전하중(Safe Work Load) : 99톤
4) 예인항해 검사(이하 “예항검사(예항검사)”)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는 삼성1호를 거제도에서 인천항 인천대교 건설공사현장으로 예인항해 시 예상되는 해상위험에 대비하기 위하여 이를 삼성화재해상보험(주)(이하 “삼성화재”)의 선박보험에 가입하기 위하여 사고 발생 약 보름 전인 2007년 11월 26일경 부산항에서 자사의 비용으로 보험검사(Insurance Survey)를 받았다. 이 검사는 예인선단이 예인항해를 안전하게 성취하기에 적합한지 여부를 보험자에게 확인해주는 것으로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가 홍콩 소재 BMT Marine & Offshore Survey(이하 “BMT”)에 신청하였고 실제 검사는 국내에서 이를 대행하는 (주)협성검정(이하 “협성검정”)이 수행하였다. 검사내용 중 사고와 관련한 부분들만 발췌한다.
가) 항해권고
협성검정은 예항검사를 마친 후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에게 삼성1호에 대한 보험검사증서(Insurance Survey Certificate)를 발급하면서 안전한 예인항해를 위하여 준수해야 할 항해권고(Navigation Recommendation)를 명시하였는데, 그 중 사고관련 주요내용은 [표.3]과 같다.
[표.3] 삼성1호의 예항검사증서상 명기된 예인선단이 준수해야 할 항해권고.
1. 예인항해는 이 검사증서 발급 후 7일 이내에 개시할 것.
2. 입출항은 반드시 주간에 할 것
3. 풍력이 보퍼트 풍력계급(Beaufort Scale) 5를 초과 시는 출항하지 말 것
4. 예인줄의 길이는 선장이 기상상태에 맞추어 조절하되 해저에 닿지 않도록 할 것
5. 최대예항속력은 선장의 판단에 따르되 당시의 상황에 알맞은 안전속력을 유지할 것
6. 시계제한 시는 예인줄의 길이를 짧게 할 것
7. 연료유는 목적항 또는 중간 급유항 도착 시 최소 3일분의 잔량을 유지할 것
8. 가능한 최단거리의 직선항로를 선택할 것
9. 예인선과 피예인선 사이에 일정한 간격의 통신을 유지할 것
10. 출항 전 기상예보를 청취하고 출항 후 항해 중에도 기상당국의 예보를 자주 청취할 것
11. 예인장비의 고장, 예인선이나 피예인선의 기관 작동불량, 침수로 인한 피예인물의 경사, 일체의 이로(이로. Any Deviation)등 예인선단에 문제 발생 시 선주와 본 보험검사자에게 즉시 알려 필요한 조치를 통보받을 것.
결론 : 삼성T-5호와 삼호T-3호가 삼성1호를 거제에서 인천으로 예인항해하기에 적합하며, 삼성1호는 보험자가 통상적으로 인정하지 못하는 위험을 갖고 있지 않는 양호한 상태이다.
(단, 이 항해권고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을 조건으로 함)
나) 기중기 부선용 예항승인점검표(Salvage Association Towage Approval Check List for Floating Crane Barge)상의 예항장구(예항장구)
이 검사보고서의 일부인 “기중기 부선용 구난협회 예항승인점검표(이하 “예항승인점검표”) 상에는 예항검사결과를 적합한 것으로 승인하는 조건으로 삼성T-5호 및 삼호T-3호의 예인줄의 구성, 길이, 재질 등 당해 예인항해에 사용될 예인장구의 제원과 이들의 연결방법 (Towage Connection) 및 예항 시 예인선들의 배치에 관하여 별도로 상세히 기재하였다. 단, 예인줄의 길이는 위 항해권고 제4항에 의거 예인선 선장이 항해상황에 따라 조절하는 것을 허용 하였다. 이 내용에 따르면 예인선 두 척의 예인줄 구성은 아래와 같다.
(1) 삼성T-5호의 예인장구 : 항해책임예인선(Lead tug). ([그림. 12])
주 예인줄(Main Towing Wire) : 예인선의 예인윈치로부터 직경 48mm, 길이 600m의 강철 로프(이하 “강삭(강삭)”)
페넌트와이어 : 직경 50mm, 길이 3m의 강삭을 삼성1호의 우현 선미에 설치된 슈미트 브라켓에 연결(진행방향기준으로는 좌현측)
예인줄 연결 : 주 예인줄과 페넌트 와이어를 예인용 샤클(Shackle)로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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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2] 예항승인점검표의 삼성T-5호 예인줄 구성 (예인줄 총 길이는 603m이지만 페넌트와이어는 부선의 갑판에 놓이므로 예인줄의 사용가능한 최대길이는 600m이며, 항해중의 실제 길이는 선장이 적절히 조절하도록 기재됨)
(2) 삼호T-3호의 예인장구. ([그림.13])
주 예인줄 - 예인선의 예인윈치로부터 직경 50mm 길이 500미터의 강삭
페넌트와이어 : 직경 50mm 길이 3미터의 강삭을 삼성1호의 좌현 선미에 설치된 슈미트 브라켓에 연결(진행방향기준으로는 우현)
스트레쳐 : 주 예인줄과 페넌트 와이어 사이에 직경 100mm 길이 200미터의 합성섬유로프(이하 “P.P로프”)를 추가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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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3] 예항승인점검표의 삼호T-3호 예인줄 구성 (삼성T-5호의 예인줄 구성과 달리 주 예인줄과 페넌트 와이어 사이에 장력충격흡수용으로 P.P로프의 스트레처가 추가 되었다. 페넌트 와이어는 삼성1호의 갑판상에 놓이므로 삼호T-3호의 예인줄의 사용가능한 최대길이는 700m이며, 항해중의 실제 길이는 선장이 적절히 조절함)
다) 예인선단의 예항력
예항승인점검표 상 삼성T-5호와 삼호T-3호의 주기관 출력과 예항력은 각각 4,800마력에서 55톤, 3,600마력에서 46.4톤이다. 이 사고발생 약 12년 전인 1995년 12월 9일 대선조선에서 삼성T-5호에 대하여 실시한 예항력시험 결과는 그 최대치가 57.84톤이다([표.4]).
[표.4] 1995년 12월 9일 대선조선에서 실시한 삼성T-5호의 예항력 실험결과표 요약
실행횟수
주기관 회전수
추진기 회전수
주기 BHP(PSI)
예향력(톤)
수정계수
수정예항력(톤)
1차
797
213
1215
33.94
1.0485
35.59
2차
909
243
1745
44.79
46.96
3차
965
257
2035
50.47
52.92
4차
997
265
2210
55.16
57.84
5) 삼성1호의 닻
이 건 사고에서 부선 삼성1호와 허베이 스피리트가 충돌 전에 삼성1호의 닻이 비상투하 되었으며, 이와 관련된 사항들의 적정성여부 검토를 위하여 닻과 닻줄 및 닻줄을 감는 윈드라스(Windlass)의 제원을 본다.
가) 정박용 닻 (Mooring Anchor)
종류 : 고 파주력형(HHP. High Holding Power Type)
중량 : 19,700 Kg.
닻줄 직경 : 97mm.
닻줄 1절(Shackle)의 길이 : 27.5m. 닻줄의 길이 1m당 무게 : 206kg.
닻줄의 총 길이 : 15절 (412.5m = 27.5 m/절 × 15절).
닻줄 총 중량 : 84,975 kg (= 206 kg/m × 412.5)
나) 위치 고정용 닻 (Positioning Anchor). ([그림.14])
삼성1호는 정박용 닻 외에 크레인 작업 시 위치를 고정시키기 위하여 투하하는 위치고정용 닻 4개를 갖췄는데 이것들은 정박용 닻과 달리 자유낙하식으로 투하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선 삼성A-1호와 같은 양묘선(양묘선)이 닻을 받아 싣고 미리 예정된 닻 투하지점으로 가서 투하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길이 약 25미터, 깊이 약 2.8미터에 불과한 총톤수 약 89톤의 소형선박 삼성A-1호가 이 건 충돌 시 높이 약 4m의 파랑 상에서 깊이 약 7미터, 평균 흘수 약 3.35미터인 삼성1호의 현측에 접근하여 이 닻들을 옮겨 실어다가 투묘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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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4] 삼성1호의 위치고정용 닻과 이 닻의 위치를 표시하기 위하여 띄우는 황색의 철제 닻부표(Anchor Buoy)
6) 예인선단의 운항자 및 운항지휘 책임
이 건 사고 예인선단이 항내에서 부선 삼성1호의 크레인작업 중에는 이 부선의 선두이자 예인선단의 선단장인 해양사고관련자 3(이하 “선단장 해양사고관련자 3”이라 한다)이 운항을 총지휘하며, 공사를 마치고 출항하여 예인항해를 하는 동안에는 예인승인점검표상 “Lead tug(이하 “주 예인선”)”로 표시된 삼성T-5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 (이하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이라 한다)이 항해책임을 맡아 총 지휘하는 체제로 되어 있으나 선단선의 예항지휘권이 확립되지 아니하여 실무상으로는 예인선 선장 출신의 선단장 해양사고관련자 3도 예인선단의 운항에 관련하여 상당부분 관여해 왔다. 삼호T-3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2 (이하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2”라 한다)는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의 초단파무선통신(이하 “VHF”)에 의한 지시나 수신호(손짓)에 따라 삼성T-5호의 예인항해를 보조한다. 따라서 보조 예인선 삼호T-3호의 항해당직자는 수시로 주 예인선 삼성T-5호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야 하므로 삼성T-5호의 항해당직자와 달리 수동적이어서 예정침로나 선속 등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 건 사고당시 예인선단의 선단장인 해양사고관련자 3은 3급항해사 면허를 소지한 사람으로 수년간의 예인선 선장경력이 있고, 2003년 4월경부터 예인선단의 선단장으로 승선하였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2급항해사 면허를 소지한 사람으로 예인선 선장 경력은 약 7년이고, 2003년 11월 18일부터 삼성T-5호의 선장으로 승선하였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2는 3급항해사 면허를 소지한 사람으로 총 승선경력은 야 20년이고 2003년 4월경부터 삼호T-3호의 선장으로 승선하였다.
라.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의 상세
1) 선체 제원
허베이 스피리트의 주요 선체 제원은 [그림.15]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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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5]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체제원 중 충돌회피동작과 관련된 수치
2) 설 비
가) 항해설비
이 사고 발생과정에서 사용한 주요 항해장비들은 다음과 같다.
ARPA 레이더 : 2기,
AIS:1기,
GPS : 2기,
Auto Chart Plotter 1기.
VDR(항해자료기록장치. Voyage Data Recorder)은 2006년 7월 30일 최초 장착한 SVDR(Simplified VDR. 간이VDR)로서 2007년 6월 17일 중국선급 및 로이드선급으로부터 연차검사를 필하였고, 선내의 여러 기기와 연결되어 관련정보들이 일정 시간간격으로 자동입력·저장된다. 저장정보의 대상은 최종 12시간 동안의 항해정보이며 저장정보의 종류는 최소한의 항해정보이다. ([표.5])
[표.5] 허베이 스피리트의 VDR 저장정보
저장정보의 종류
정보공급 기기
선박 위치
지피에스(GPS)
선속
도플러(Doppler)
선수방향
자이로(Gyro)
수심
측심기(Echo Sounder)
통신내용
VHF
선내통화 및 선교내 대화
선내마이크
나) 계류설비 (닻)
종 류 : AC-14형 (Stockless). 중 량 : 15,000kg. 윈드라스 속도 : 9m/분
닻줄 1절(Shackle)의 길이 : 27.5 m. 닻줄 길이 1m당 무게 : 270kg.
닻줄의 총 길이 : 14절(385m = 27.5m × 14절). 닻줄 총 중량 : 103,950 kg
다) 주기관 및 추진기
주기관 제조자 : Man B&W
출력 : 디젤기관 20,594 kw 1기(약 28,000마력)
추진기 : 고정피치 프로펠러 1기
이 선박의 주기관 사용단계별 분당회전수와 추정추력은 [표6]과 같다.
[표.6] 허베이 스피리트의 주기관 추력
주기관 위치
추진기 rpm
전진추력(톤)
후진추력(톤)
항해전속
68
342
?
전속전·후진
49
173
134
반속전·후진
43
131
101
미속전·후진
36
91
68
극미속전·후진
25
41
26
이 선박은 선교에서 주기관 원격조종이 가능하며, 입출항 시에는 주로 선교에서 주기관을 조종한다. 이 선박의 주기관에는 냉각수 이상고온 현상 등 기관에 손상을 줄 위험이 있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경보음이 울리면서 자동으로 감속되는 기관보호기능이 설비되어 있으며, 자동감속 시 주기관은 극미속 이하의 속력으로 운전된다. 자동감속된 주기관을 정상으로 복구시키기 위해서는 원인을 제거한 다음 자동감속상태를 해제하여야 하며, 자동감속상태의 해제는 선교의 텔레그래프를 극미속 아래로 내려줌으로써 가능해진다. 또한 위급한 경우 선교 조종대에서 자동감속해제 버튼(OVERRIDE BUTTON)을 눌러 기관보호기능을 일시 차단함으로써 비상운전을 할 수도 있다.
라) 화물관리 설비
이 선박은 충돌로 파공된 화물유창(화물유창. 이하 “화물탱크”)의 원유를 무려 약 12,547 킬로리터나 선외로 유출시켰다. 본 심판에서는 막대한 량의 기름을 유출하게 된 원인도 밝혀야 하므로 이에 필요한 화물관리 설비들을 살펴본다.
(1) 탱크 배치(Tank Arrangement)와 화물탱크 만재(98%)용적(Tank Capacity)
이 선박의 화물탱크와 평형수(평형수. Ballast Water) 탱크는 각각 13개, 4개이다. ([그림.16], [표.7])
TAGIMG15
[그림.16] 화물탱크 및 평형수탱크(회색부분)의 배치
[표.7] 화물탱크의 용적과 통상 만재시(98%) 용적
화물탱크
용적
화물탱크
용적
㎥
BBLS
㎥
BBLS
1번(중앙)
31,652.2
199,086
1번(좌·우)
22,266.1
140,049
2번(중앙)
26,177.0
164,648
3번(좌·우)
29,824.1
187,588
3번(중앙)
33,656,2
211,691
5번(좌·우)
22,267.1
140,056
4번(중앙)
26,177.0
164,648
슬롭(좌·우)
5,519.5
34,717
5번(중앙)
38,067.6
239,438
?
화물탱크 100% 용적의 합계
315,483.6㎥ / 1,984,331 BBLS
화물탱크 98% 용적의 합계
309,173.8㎥ / 1,994,644 BBLS
100% 용적과 98%용적의 차이
6,309.7㎥ / 39,687 BBLS(98% 적재시 상부공간 용적 합계)
(2) 화물유관계(화물유관계. Cargo Piping System), 평형수관계(평형수관계. Ballast Piping System) 및 불활성(부활성) 가스장치(Inert Gas System) 등
이 선박은 1992년 11월 16일 용골이 놓인(1993년 10월 7일 인도) 단일선체 구조의 유조선으로 평형수관(Ballast Pipe)이 화물구역과 완벽하게 분리되는 “분리평형수 (분리평형수. Segregated Ballast) 구역의 보호적 배치(Protective location of segregated ballast spaces)구조”를 갖는 SBT+PL형이며, 1992년 11월 16일 용골이 거치된 이 선박은 MARPOL 73/78협약 부속서 I 제20규칙 범주2. 및 제18규칙 제12항-제15항(Protective location of segregated ballast spaces) 규정의 적용대상 선박으로, 화물 양하는 화물 펌프 룸(Cargo Oil Pump Room)에 설치된 시간 당 4,500㎥ 배출용량의 화물펌프(Cargo Oil Pump) 3대를 사용하도록 화물유관계(화물유관계, Cargo Piping System)가 설치되어있고, 이와는 별도로 시간 당 용량 2,750㎥인 탱크세정용 펌프(Tank Cleaning Pump)가 1대 설치되어 모든 화물탱크의 원유세정(원유세정, Crude Oil Washing)을 할 수 있도록 원유세정관계(원유세정관계, COW Line)가 설치되어있다.
평형수관계는 2번 좌·우 양현 및 4번 좌·우 양현의 각 평형수 탱크 내부에 독립적으로 750㎥용량의 평형수 펌프가 각 탱크 내부에 한 대씩 설치되어 있고, 해수흡입구 (Sea Chest) 및 배출구(Overboard Valve)가 각 탱크별로 별도로 설치되어 있어 평형수관은 선체 어느 부분도 통과하지 않고 각 평형수 탱크별로 독립적으로 평형수의 적재 및 배출이 이루어지도록 화물유관 계통과 평형수관 계통이 완벽하게 분리되어 운영된다.
화물탱크에는 산소를 항상 폭발하한농도(폭발하한농도. LEL)이하로 유지하기 위하여 불활성가스주입장치(Inert Gas System)가 설치되어 있으며, 기관실에서 배출되는 보일러 배기가스를 스크러버장치(Scrubber Unit)를 통해 해수로 탈황·탈진·냉각시킨 후 상갑판에 설치된 불활성가스관계(불활성가스관계)를 통해 2대의 송풍기(Blower)를 이용해 화물탱크로 불어 보내고, 화물탱크로 보낸 불활성가스의 공기압력은 P/V 브레이커 (Pressure & Vacuum Breaker. 이하 “P/V밸브”)의 작동에 의하여 일정의 정압(정압. +2,100mmAq)과 부압(부압. -700mmAq)이 되면 각각 작동되도록 설계되어 있고, 또한 각 화물탱크는 고속 P/V밸브(High Velocity Pressure & Vacuum Valve. 이하 “고속 P/V밸브”)가 설치되어 있어 만약 특정 화물탱크가 타 화물탱크와 독립되어 있을 경우 해당 화물탱크의 압력이 일정의 정압(정압. +2,000mmAq)과 부압(부압. -700mmAq)이 되면 각각 작동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3) 선장 및 1등항해사
가)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2002년 영국 선장 면허를 취득하였고 2006년 선장으로 승진하였으며, 2007년 10월 12일에 허베이 스피리트 선장으로 취임하였다. 그는 이 선박에 선장으로 승선하기 전에는 주로 중형급 유조선에서 승선근무 하였으며, VLCC승선은 허베이 스피리트가 처음이다.
나)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은 순수 총 승선경력이 7년이고, 1등항해사 경력은 3년인데 그 중 다른 유조선에서의 승선기간은 3개월 반이었고 허베이 스피리트에는 2007년 11월 17일 후자이라에서 승선하였다.
4) 정박장소의 사정
이 선박이 사고 전날 대산항에 접근하면서 해상교통관제센터로부터 정박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고,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선정한 항계 밖의 정박지는 태안군 원북면 신도타서 등대로부터 255도 방향, 약 4.8마일 해상인 북위 36도 52분 29초·동경 126도 03분 14.5초이다. 이곳은 가대암-흑도 통항분리수역 북동방 약 7마일 해상으로, 통항분리수역(TSS. Traffic Separation Scheme)의 북쪽 출입구와 인천항, 대산항 또는 평택항 출입항로의 연결선상에 위치하여 연안통항선들의 항해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곳이다. 또한 이곳은 차폐물이 없는 너른 바다이고, 투묘위치가 수심 약 64미터의 매우 깊은 곳인데다 해저의 저질이 파주력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모래이며, 최강조류가 3노트 이상으로 흐르는 곳이다.
마. 사고사실의 경과
1) 예인선단
가) 출항과 특정해역 통항 (2007. 12. 6. 14:50경 - 같은 날 24:00경)
(1) 항해준비
예인선단의 항해책임을 맡은 주 예인선(Lead tug) 삼성T-5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2003년 11월 18일 이 선박에 선장으로 승무하였고, 인천대교 건설공사현장에서 기중기부선 삼성1호를 거제시 고현항 소재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로 예인하기 위해 2007년 12월 6일 정오 경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 현장 소장 심판외 3 및 선두 해양사고관련자 3으로부터 예정항로상의 기상정보를 입수하였는데, 이에 따르면 다음 날 7일 03시 00분 서해중부 먼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되어 서-북서풍이 초속 12~16m로 불고 높이 약 2~4m의 파도가 일 예정이었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다른 기상정보는 확인하지 아니한 채 당시 인천항의 기상이 예항검사증서의 항해권고에서 출항을 금지하는 풍력계급(Beaufort Scale) 5에 미치지 못하였고, 서해중부 먼바다에 대한 풍랑주의보는 해안선에서 20마일 밖 해상에 대한 예보이고 예인선단의 예정항로는 연안으로부터 약 10마일 이내여서 영향이 없을 것으로만 예상하고 출항하기로 결정하였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항해 초기에는 항내항해이므로 출항 시 삼성T-5호와 보조예인선 (Assist tug) 삼호T-3호의 예인윈치에서 각각 직경 47.5mm 및 48mm의 강삭을 길이 약 200m로 짧게 내어 삼성1호를 나란히 선미예인하고, 삼성A-1호는 삼성1호의 선수 (예인선단 진행방향 후방 쪽)에 직경 48mm 길이 약 150m의 강삭으로 연결시켜 따라오도록 예인선단을 구성했으며, 삼성1호의 흘수는 선수 4.2m, 선미 2.5m 평균 3.35m이었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이러한 항해준비로 예인선단을 지휘하며 2007년 12월 6일 14시 50분경 인천대교 공사현장을 출항하였고, 이때부터 삼호T-3호는 삼성T-5호와 필요할 때 마다 VHF채널 15를 통하여 항해지시를 받아 침로와 속력을 조절해가면서 삼성T-5호의 우현 측에 일정거리를 나란히 유지하며 예인항해를 보조하였다.
(2) 인천항 특정해역(특정해역) 통과 및 예인줄 늘리기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출항 후 수동조타 상태에서 같은 날 16시경 약 4노트 내외의 속도로 팔미도를 통과하면서 인천항 해상교통관제센터에 보고하였고, 이 후 인천항 특정해역의 서수도를 따라 남하하여 같은 날 20시 30분경 서수도통과를 마쳤으므로 연안항해를 위하여 삼성T-5와 삼호T-3호의 예인줄을 각각 약 420미터 및 400미터로 늘린 후 같은 시 40분경부터 속력 약 4.2노트, 예정침로인 진침로 206도로 정침하였으며 ([그림.17]), 이때 예인선들에는 마스트등, 현등, 선미등, 예선등을 켜고 있었고 삼성1호에는 항해등과 함께 조종성능제한선임을 나타내는 홍백홍 등화와 눈부시게 밝은 작업 등을 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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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7] 예인선단의 인천항 출항 후 서수도 남단까지 항적
이 예인선단의 예항승인점검표에 의하면 예인줄의 길이는 주 예인선 삼성 T-5호 선장이 상황에 따라 임의로 조절토록 하였지만, 예인줄은 예항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삼호T-3호의 길이가 더 길 뿐 만 아니라 충격흡수용 스트레쳐를 연결하도록 하는 등 불합리하게 기재되어 있음에도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이에 아무 이견을 제시하지 않고 예항검사 증서상에 검사자와 공동서명하였고, 본격적 연안항해 개시를 위하여 예인줄을 늘일 때에도 이에 전혀 개의치 않고 예인선 두 척 모두 강삭만을 사용하면서 예항력이 우세한 삼성T-5호의 예인줄을 약 20여 미터 더 길게 하였다. ([그림.12], [그림.13])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같은 날 21시 30분경 선체가 우측으로 밀리자 나침로(자이로 침로)를 약 4도 줄여 202도로 수정하였고, 해상이 평온하고 바람은 풍력계급 약 3의 약한 남서풍이 거의 정선수방향에서 불고 있는 가운데 예인선단이 예정침로인 진침로 206도와 별 차이 없이 진침로 약 208도로 순항하자 같은 날 22시 40분경 대전지방기상청이 서해중부 먼 바다에 대하여 풍랑주의보를 발표하는 방송을 청취하지 않은 채 항해를 계속하였다.
3) 외해의 풍파에 노출되어 보침능력(보침능력. Course Keeping Ability) 저하
같은 날 23시 30분경 예인선단이 덕적군도의 남단에 위치한 울도를 우현 측 약 3.3마일 거리를 두고 통과할 때부터 서해바다 외해로부터 오는 풍파의 영향으로 예정 진침로 206도에서 갑자기 좌현 측으로 약 20도 밀려나 진침로 약 186도로 진행하고 있었음에도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자이로 나침로 202도, 평균 속력 약 3.5노트로 1등항해사 심판외 4에게 항해당직을 인계하고 취침하였다. ([표.8], [그림.18])
나) 기상 악화로 예항능력 저하되어 피항 이로(이로. Deviation)시작 (2007. 12. 7. 00:00경-같은 날 04:00경) ([그림.18].[그림.19])
1등항해사 심판외 4는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에게 항해당직을 인계받을 때 예인선단이 이미 외해의 강한 풍파에 노출되어 좌현 측으로 크게 밀리면서 진침로 약 186도의 항적을 그리며 항해를 계속 하였음에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였고, 7일 00시 13분경부터는 자동 조타로 변경하면서 선수방향이 심하게 흔들리면서(Yawing) 속력도 약 2노트 내외로 급속히 감소되기 시작하였다. 대형 해상크레인 부선인 삼성1호는 길이 약 400여 미터의 예인줄에 끌려 극미속 예인 되는 상태에서 우현 측으로부터 오는 강한 풍파의 영향으로 이때부터 예인선들의 침로방향과 달리 따로 떠내려가기 시작하였고, 예인선단 전체는 예정항로 부근을 따라 진침로 약 210도 내외의 방향으로 진행(항적)은 하였으나 극도로 불안정하게 사행(사행. 지그재그)하며 항해하여 1등항해사 심판외 4는 03시 30분경 나침로 230도로 변침하였다.
그는 예인선들이 나침로 230도로 진행하면서 실제 항적은 직항침로 약 210도로 진행하므로 예정침로 206도와 큰 차이 없이 항해한다고 판단하여 삼호T-3호 측에게 VHF 채널 15를 통하여 “···날씨가 나빠서 230도로 가지만 실제는 제 코스로 가고 있다···”고 하는 등 예인선단의 사행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였다. ([그림.18], [그림.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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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8]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이 1등항해사 심판외 4에게 당직을 인계하기 약 30분전인 23:30경 울도를 통과할 즈음부터 예인선들이 갑자기 남쪽으로 떠밀리기 시작하였고, 이 후로는 예인선단의 항적이 심각하게 불안정하기 시작하였다.
같은 날 04시경 삼성1호의 선단장 해양사고관련자 3도 궁금하여 삼성T-5호 1등항해사 심판외 4에게 “···항해하기에 괜찮느냐”고 물어 “괜찮다”는 대답을 들었으나, 이 무렵 1등항해사 심판외 4로부터 악천후에 조우하였다는 보고를 받고 선교에 오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속력은 약 1.7노트 정도까지 감소되고 예인선들의 예항능력이 크게 떨어져 심하게 밀리며 항해하는 것을 보고 정상항해가 불가하다고 판단하여 인천항 쪽의 적당한 곳으로 피항하기로 결정하였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인천항을 출항하기 전에 항해 중 악천후 조우시 긴급피항을 미리 정해둔 곳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예항검사의 항해권고 내용 중에는 피항 등 예인선단에 문제가 발생하여 “일체의 이로(이로. Any Deviation)”를 할 때에는 선박소유자와 예항검사자에게 즉시 알려 필요한 조치를 통보받도록 했으나, 이를 이행치 아니하고 독자적으로 실행에 옮김으로써 연안의 해상교통관제센터 등 관할당국이 인근 선박들에게 항행 경고를 조기에 발하게 하는 등의 안전조치를 위한 외부협조를 받을 수 없었다. ([그림.19])
다) 피항 시도 - 피항 포기 - 예정항로 복귀 시도 (2007. 12. 7. 04:00경-같은 날 05:17경) ([그림.19])
예인선단이 같은 날 00시 전후부터 풍파에 압류되며 지그재그로 항해를 하여도 04시경까지는 전체적으로는 진침로 약 210도 내외의 방향으로 항적을 이루며 예정항로 부근을 유지하였다. 그러나 04시경부터 기상이 급격히 악화된 상태에서 인천항 쪽으로 피항을 하려고 속력을 낮추는 등 피항준비를 하는 사이에 예인선단의 진행항적은 이제까지의 남서쪽에서 거의 90도를 바꿔 풍하 측인 남남동쪽으로 약 1마일을 아무런 방해 없이 빠르게 밀려내려 갔고([그림.19]에서 “A”로부터 “B” 까지), 같은 날 04시 44분경 부터는 예인선들의 선수방향을 서서히 우선회시키면서 예인선단의 밀리는 방향이 또 다시 동쪽으로 바뀌기 시작하였다. ([그림.19]의 “B”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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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9]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 레이더화면상 관련선박들의 항적에 예인선들의 침로 및 관련자 진술내용을 합성한 그림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예인선단이 같은 날 04시경부터 같은 시 44분 위치까지 이동한 항적의 남동쪽 연장선상 불과 약 2마일 거리에 위험물을 적재한 초대형 유조전 허베이 스피리트와 함께 몇 척의 대형선들이 닻 정박하고 있음에도 이때 인근 해상교통관제센터 또는 주변의 어떠한 선박들에게도 자선의 위험한 상황을 전혀 알리지 않았고, 같은 날 05시 직후([그림.19]의 “C”점) 인천항으로 향하여 수 분간에 걸쳐서 예인선의 자이로 침로를 000도로 대각도 변침한 뒤에도 예인선단은 계속 동쪽으로 밀렸다([그림.19]의 “C”점에서 “D”점).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인천항 쪽으로 피항을 위하여 예인선들의 침로를 000도로 변침하여도 삼성1호가 끌려오지 않고 풍파에 의해 계속 동쪽으로 밀려가면서 오히려 예인선들을 끌고 가자 같은 날 05시 17분경 피항을 포기하였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이때 투묘하면 저질이 모래라 주묘할 것으로 막연히 우려하여 비상투묘하지 않고 침로를 크게 좌선회하여 다시 270도로 변침하여 최초 예정항로의 방향으로 삼성1호를 끌기 시작하였으며, 이와 같은 예인선단의 항적을 의아하게 본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에서 같은 날 05시 23분경 삼성T-5호와 삼성A-1호를 VHF 채널 16으로 호출하였지만 듣지 않아 이에 응답도 하지 못하였다. ([그림.19]의 “C”점과 “D”점 사이)
이때 닻 정박 중인 허베이 스피리트는 선수방향을 약 340도로 향한 채 예인선단으로 부터 약 190도 방향, 거리 약 1.7마일에 접근되어 있었고, 허베이 스피리트에서 볼 때 삼성1호는 자선의 선수 우현 약 25도 내외의 방향에서 보이는 상황이었다.
라) 예정항로로 복귀시도 중 예인줄 파단 및 충돌(2007. 12. 7. 05:17경 - 같은 날 07:06분경 )
(1) 삼호T-3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2의 승교(승교) (05:30경)
삼호T-3호 당직항해사인 1등항해사 심판외 5는 삼성T-5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로부터 피항을 포기하고 다시 최초의 예정항로로 복귀한다는 지시를 받은 후에야 상황이 심각함을 깨닫고 항해당직근무 후 취침중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2를 같은 날 05시 30경 확성기로써 깨웠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2는 이때 선교에 와서야 예인선단이 예항능력을 상실하여 위험한 상태에 있음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림.19]의 “D”점 통과 직후)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2는 이와 같은 위험한 상황을 인식하였음에도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에게 비상투묘를 건의하거나 주위의 다른 선박들에게 위험을 알리도록 건의하는 등의 보조 예인선 선장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아니한 채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의 지시대로 예항항해를 계속하였다.
(2) 예인선단의 외부와의 최초 통신(06:17경) 및 허베이 스피리트의 인지(06:27경)
예인선단이 그 후 거의 남쪽으로 표류를 계속하여 표류방향에 투묘 정박하고 있는 허베이 스피리트에게 점점 접근해 갔고, 같은 날 06시 14분경 거리가 약 0.5마일 내외로 가까워지자 이에 위험을 느낀 허베이 스피리트 측이 VHF 채널16으로 삼성T-5호와 삼성A-1호를 호출하였음에도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가 허베이 스피리트 측의 요청을 받은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에서 같은 날 06시 17분경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의 휴대전화로 연락을 취해서야 비로소 외부와의 통신이 처음 이루어졌다.([그림.19]의 “E”점 부근)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이때 이미 부선 삼성1호가 당시 거의 정 북쪽을 향하고 있던 허베이 스피리트 선수로부터 약 0.5마일까지 접근되어 있는 상황에서 비로소 예인선단이 악천후로 정상항해가 어려운 것을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에 알렸으며 동 센터는 그로부터 약 10분이 경과된 같은 날 06시 27분경 허베이 스피리트에 이러한 사실을 처음 알렸다.
(3) 예인선단 및 해상교통관제센터의 허베이 스피리트에 피항요청 반복
그로부터 약 2분 뒤인 같은 날 06시 29분경 삼호T-3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2는 삼성T-5호와 함께 삼성1호를 계속 270도로 예인함에도 삼성1호가 거의 정 북쪽으로 향하고 있는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수로부터 불과 약 260m(선교에서 레이더관측 거리는 약 3 케이블(약 540m. [그림.15])까지 밀리며 접근하자 허베이 스피리트가 양 선박 간의 거리를 넓히려고 이미 닻줄을 풀어주면서 후진중인 것을 보고 VHF 로 호출하여 “···귀선의 닻이 끌리고 있다···”고 알렸고, 이어서 약 1분 후인 같은 날 06시 30분경에 재차 호출하여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주기관을 준비하고 닻을 올려 이동해줄 것을 요청하였으며 이어 양 선박의 접근거리를 넓히기 위하여 삼성T-5호와 함께 나침로를 약 300도로 변침하였다.
같은 시각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에서도 허베이 스피리트에게 주기관을 준비하고 닻을 감아 이동할 것과 함께 충돌예방을 위한 최대한 안전조치를 취할 것을 거듭 당부하였다.
(4) 삼성T-5호의 예인줄 파단과 삼성1호의 닻 투하 및 충돌
같은 날 06시 30분경 삼성1호의 선수부가 당시 거의 정북쪽을 향하고 있던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수 우현 측에서 좌현 측으로 횡단하였고, 같은 날 06시 40분경 삼성1호가 허베이 스피리트로부터 약 345도 방향 거리 약 0.3마일에서 최근접점(CPA. Closest Point of Approach)에 이르자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충돌의 위험이 높아 상황이 급박하여 최대출력으로 예인하였고, 같은 시 52분경 삼성T-5호의 예인줄에 파랑상의 선체동하중까지 가해지면서 과도한 장력을 받아 선미로부터 약 50여미터 뒤쪽 부분에서 파단되었다.
예인줄 파단으로 삼성1호에서 분리된 삼성T-5호는 갑자기 약 9노트로 증속되면서 진방위 약 300도의 방향으로 전진하였으며, 예인줄이 파단되는 굉음과 함께 이 사실을 알아챈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같은 날 06시 54분경 바로 130도로 급선회하여 삼성1호 쪽으로 돌아오면서 선단장 해양사고관련자 3에게 “···예인색이 절단되었으니 빨리 조치하라···”고 VHF로 연락하였다.
선단장 해양사고관련자 3은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로부터 비상조치지시를 받은 즉시 갑판장 심판외 6에게 삼성1호의 닻 투하 준비를 지시하였고, 갑판장 심판외 6은 선원 2명과 함께 선미측 갑판으로 나가 고박되어 있는 스토퍼(Stopper)와 윈드라스 브레이크(Windlass Brake)를 푸는 등 투하준비를 마치고 이를 보고하여 곧 바로 투하 지시를 받아 충돌 약 6분 전인 같은 날 07시00분 경 자유낙하방식(Let go)으로 닻을 투하하였다. 이때가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의 닻 투하지시 후 약 6분이 경과한 시점이었다.
한편 삼성T-5호의 예인줄이 파단되기 직전인 같은 날 06시 52 분경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는 삼성1호와 허베이 스피리트의 거리가 좀처럼 벌어지지 않자 VHF로 허베이 스피리트를 호출하여 닻을 감고 선박을 이동할 수 없는지 다시 문의하였으나 허베이 스피리트로부터 불가능하다는 응답을 받았으며, 주 예인선의 예인줄이 파단된 거대한 삼성1호는 삼호T-3호의 예인만으로는 실질적인 예인력을 받지 못하여 풍하측의 허베이 스피리트를 향하여 빠르게 밀려 접근해 갔고,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2와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삼성1호와 허베이 스피리트의 충돌이 임박한 같은 날 06시 55분경과 57분경에 각각 연이어서 삼성T-5호의 예인줄이 끊어진 사실을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에 알려 정상예인이 불가함을 신고하였다. 이에 대산항 해상교통관계센터는 같은 날 06시 58분경 허베이 스피리트에게 닻을 올려 주기관을 사용해 이동해줄 것을 또 다시 요청하였다.
선단장 해양사고관련자 3은 닻을 비상투하한 후 갑판장으로 하여금 닻줄을 계속 내 주도록 하였으며 삼성1호는 닻의 파주력(파주력. Holding Power)이 상당히 형성되어 속력이 1~2노트 정도의 아주 느린 상태로 진행을 계속하여, 2007년 12월 7일 07시 06분경 충남 태안군 원북면 신도타서 등대로부터 진방위 약 253도, 약 5마일 해상인 북위 36도 52분 16초·동경 126도 03분 02초의 위치에서 삼성1호의 크레인 붐 끝의 화물고리(Hook)가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수갑판 마스트 상부에 처음 충돌하였다.([그림.20])
이후 같은 날 07시 13분경 삼성1호의 좌현 선수부가 허베이 스피리트의 좌현 1번 화물탱크 현측외판 수선 상부에 선수미 교각 약 30도 내외로 부딪쳐 파공이 발생, 적재 중이던 원유화물이 선외로 유출되기 시작하였고, 그 후로도 삼성1호가 허베이 스피리트의 좌현외판과 계속 접촉한 채 선미 측으로 밀려 내려가면서 추가로 모두 8회 더 충돌함으로써 3번 좌현 및 5번 좌현 화물탱크 등 총 세 곳에 파공을 일으켜 많은 양의 원유가 바다로 유출되기 시작하였다. ([그림.20]. [표.8])
선두 해양사고관련자 3은 양 선박간의 최초 충돌 후 확인해보니 삼성1호의 닻줄 약 5.5절(약 151m)이 풀려 나간 상태이었고 그 후에도 계속 내 주어 총 14절 중 12절(약 330m)이 풀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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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0] 충돌로 인한 허베이 스피리트의 손상부위. 모두 9회 부딪쳤고 파공된 곳은 3개소임. 회색으로 채운 곳은 비어있는 평형수(발라스트)탱크
[표.8] 허베이 스피리트의 파공부 3개소의 크기
파공된 화물창번호
파공부의 상갑판 하방 거리(m)
파공부의 크기(mm) (가로 X 세로)
1(p)
약 5.3
300 × 30
3(p)
약 7.8
1,200 × 100(최대치)
5(p)
약 7.2
1,600 × 2,000
또한 충돌의 충격으로 허베이 스피리트 3번 좌현 화물탱크와 4번좌현 평형수 탱크 사이의 상부구조가 파손되어 3번 좌현 화물창에 실려있던 화물유 중 약 326킬로리터 (약 283톤)가 4번좌현 평형수 탱크로 쏟아져 들어갔다.
한편 이 충돌의 결과 삼성1호는 선수 좌현 모서리가 길이 340센티미터 정도 굴곡되는 손상을 입었다.
사고 당시 해상에는 북서~북풍이 초속 15~18미터(보퍼트 풍력계급 6~7정도)로 강하게 불고 높이 4미터 내외의 파도가 일었으며, 약 2노트의 남서향 조류에 시계는 양호하였다.
2) 허베이 스피리트
가) 대산항 연안 도착 및 닻 정박
허베이 스피리트는 중동 쿠웨이트의 미나 알 아하마디(Mina Al Ahamadi)와 카푸지(Kafuji), 이란의 카그 아일랜드(Kharg Island) 및 아랍토후국(U.A.E)의 지르쿠 아일랜드(Zirku Island) 등 네 항구에서 차례로 원유 총 약 263,944.5톤을 적재하고 해양사고관련자 인도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 및 해양사고관련자 인도인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을 포함하여 선원 27명(인도인 6명, 필리핀인 16명, 중국인 5명)이 승무하고 2007년 11월 16일 10시42분(현지시각)경 아랍토후국 지르쿠 아일랜드를 출항하여 대한민국 충남 대산항으로 향하였다.
이 선박은 4곳의 적화항에서 원유 적재를 마치고 적하지를 출항하기 전 1등항해사의 교대가 있었으며 마지막 적하항인 아랍토후국 지르쿠 아일랜드항에서 적하작업을 마치고 연료유를 수급하는 동안, 인도인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이 승선하여 전임자와 업무 인수·인계를 마친 후 전임자는 하선을 하였다.
이 선박은 지르쿠 아일랜드항을 출항 후 예정항로를 따라 인도양과 동중국해를 거쳐 2007년 12월 6일 오후 대산항 부근에 접근하여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로부터 VHF 채널 12를 통하여 대산항 항계 밖에 투묘하라는 정보를 받았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동 해역이 흑도 통항분리수역(TSS. Traffic Separation Scheme)의 북쪽 출입구와 대산항 또는 평택항 출입항로의 연결선상에 위치하여 연안통항선들의 항해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곳임에도, 약 두 달 전인 같은 해 10월 13일 싱가폴에서 이 선박에 처음 승무한 이래 대산항에 2회째 입항하였고 바로 전 항차에 투묘한 곳과 거의 같았으므로, 닻 정박지로서 항행안전성에 대한 별다른 검토도 없이 같은 해 12월 6일 19시 18분(현지 시각)경 태안군 원북면 신도타서 등대로부터 255도 방향 약 4.8마일 해상인 북위 36도 52분 29초·동경 126도 03분 14.5초 위치에서 선수미 흘수 19.98m의 상태로 수심 약 64m에 우현 닻을 닻줄 9절(9 Shackles on deck, 8 Shackles in water)과 함께 내려 정박하였다.
투묘 후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다음날 새벽부터 기상악화가 예보되고 있었음에도 당직체제를 항해당직에서 정박당직 체제로 전환하였으며 허베이 스피리트는 이곳으로부터 북동쪽 약 20마일 거리의 SBM(Single Buoy Mooring) 양하지에 접안할 예정이었고 다음 날 14시에 대산항 도선사가 이 선박에 승선할 예정이었다.
그리고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주기관을 정지(F.W.E)하면서 기관장 찬독 아닐 쿠마 (Chandok Anil Kumar. 이하 “기관장 찬독”)에게 주기관 사용 1시간 전에 통보하기로 하였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기관장 찬독은 정박중 통상 작업시간이 3~4시간이 소요되는 주기관 제3번기통 배기밸브 교환작업을 시작하여 같은 날 23시 55분경 끝마쳤으며, 작업을 끝마친 후 작업을 위해 잠가둔 제3번기통 냉각청수 밸브를 열지 아니하여 주기관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둔 채 마무리 하였다.
투묘당시의 기상은 투묘 다음날인 7일 03시 00분 서해중부 먼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되어 서-북서풍이 초속 12~16m로 불고 높이 약 2~4m의 파도가 일 것으로 예보되어 있는 상태에서 풍력계급 3정도의 북동풍이 불고 약 2노트의 남서향 조류가 흐르는 가운데 선수가 풍상 측민 진방위 약 070도 내외를 향하는 자세였고, 정박등 외에 위험물적재표시의 홍등 1개를 추가로 점등하였으며, 인근에는 동쪽과 북동쪽 각각 2마일 정도의 거리에 타 선박들이 닻 정박하고 있었다.
나) 야간 정박당직 (2007. 12. 6. 19:18경 - 익일 06:06경 선장 승교)
허베이 스피리트는 투묘 후 정박당직체제로 들어가 선교에서 3등항해사가 갑판부원 1명과 정박당직을 시작하였고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같은 날 21시 15분경 선교에 다시 올라가 의심이 있으면 선장을 호출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야간지시록(Night Order Book)을 작성하고 침실로 내려가 취침하였다.
다음날인 같은 달 7일 04시경 정박당직차 선교에 오른 1등항해서 해양사고관련자 7은 기상이 악화된 상태에서 당직부원도 없이 아직 선박운항실무에 익숙하지 않은 중국인 실습 항해사 주양(Xu Yang) 한 사람에게 당직을 대신 맡기고 자신은 다른 일을 보느라고 ARPA 레이더로 주변 선박들에 대한 체계적인 동정관측을 전혀 하지 않았다. 따라서 당시 진방위 약 310도를 향하고 있는 자선의 거의 정선수 방향으로 거리가 불과 약 3마일 내외밖에 안 되는 위치에서 심야에 갑판에 눈이 부시도록 밝은 작업등을 여러 개 켠 채 예인선들에 끌려 항해중인 대형 기중기선 삼성1호와 이 선박을 선미로 예인하는 예인선 두 척 등 총 연장 약 730여 미터의 예인선단이 악천후 속에서 예항능력을 잃고 자선 쪽으로 향해 떠밀려 오고 있는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경계(Look Out)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실질적으로 정박당직이 수행되지 않았다.
같은 날 04시경부터 기상이 악화되어 풍력계급 7의 서풍이 불고 4미터의 파도가 이는 가운데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 대신 선교에서 홀로 남아 있던 실습항해사 주양은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수방향이 풍상측인 북서쪽을 중심으로 조금씩 좌우로 동요(Yaw)하는 상태에서, 앞서의 설명과 같이 예인선단이 선수방향에서 자선을 향하여 남남동쪽으로 약 50분 동안 떠밀려오다가 같은 날 04시 50분경부터는 약 90도 정도 대각도 변경하여 동쪽으로 이동하였고, 같은 날 05시 30분경에는 예인선단선들 중 가장 큰 부선 삼성1호가 약 345도를 향하고 있는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수 우현측 약 20도 거리 약 1.5마일까지 접근하는 등 극히 비정상적민 항해를 계속하면서 충돌의 위험을 안고 자선과 점차 접근하고 있었으나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였다. 이 때 실습항해사 주양은 자선의 레이더에 나타나는 삼성T-5호, 삼호T-3호 및 삼성A-1호등 예인선단선 3척의 AIS(자동식별장치. Automatic Identification System)정보로 이들의 선명을 모두 알 수 있었음에도 경계를 소홀히 하고 충돌의 위험성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여 이들을 조기에 VHF로 호출하거나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에 문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고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에게도 심각한 충돌의 위험상황을 제대로 보고하지 아니하였다.
이 무렵 같은 날 05시 30분경부터는 이제까지 예인선들이 선수는 북쪽을 향하고 있으면서도 예인선단 전체는 거의 동쪽방향으로 밀리다가 예인선들이 대각도 좌변침하여 선수를 270도로 향하고 있는데도 예인선단은 또 다시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수부를 향하여 남쪽으로 밀렸고, 그 결과 같은 날 06시경에는 당시 약 345도 방향을 향하고 있던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수 쪽으로 약 1.5노트 속력으로 약 1마일거리까지 접근하였다.
실습항해사 주양은 그제야 위험을 느끼고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에게 예인선단이 거리 약 1마일 CPA 약 0.3마일로 접근하고 있는 상황을 알렸고,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은 충돌의 위험을 느끼고 같은 날 06시 05분경에 선장에게 상황이 심각함을 보고했다.
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의 충돌회피 조종 (2007. 12 .7. 06:06경 - 같은 날 07:06경)
(1)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의 예인선단 최초인지 및 상황에 대한 인식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로부터 예인선단이 가까이 접근하고 있다는 전화보고를 받은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이 같은 날 06시 06분경 선교에 올라가 보니, 당시 진방위 약 340도를 향하고 있던 자선의 선수 우현 약 20도 거리 약 0.7마일 내외의 위치에서 대형 부선 삼성1호가 눈부시게 밝은 작업등을 여러 개 켠 채 예인선 두 척에 끌려 선수 좌현 쪽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고, 이 때 삼성T-5호의 좌현 홍등과 예인등화인 백등 3개 그리고 삼성A-1호의 좌현 홍등은 인지되었으나 삼성1호의 항해등은 갑판상의 작업등이 너무 밝아 식별이 불가능하였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예인선단의 이동상황을 확인하기 위하여 ARPA 레이더로 삼성1호를 기점해 측정하니 길이 약 730여 미터의 예인선단이 선수는 서쪽을 향하고 있으면서 실제 이동은 남쪽으로 자선의 좌현 측을 향해 속력 약 1.5노트로 선수를 횡단하여 비스듬히 내려오고 있으므로 좌현 정횡부근에서 최근접점 거리 약 0.3마일정도로 통과해 갈 것으로 예상하였다.
(2) 주기관 극미속후진과 닻줄을 풀며 후진 피항 중 예인선단의 정체확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예인선단의 동정을 파악한 후 같은날 06시 09분경 VHF 채널 12로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를 불러 이 예인선단의 정체를 문의하였으나 동 센터 역시 예인선들과의 VHF통신에 실패한 적이 있으므로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하였으며, 이에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06시 10분경 기관장에게 주기관 사용준비를 전화로 요청하였고 전방에서 점차 접근해오고 있는 예인선단과의 통과 거리를 넓히기 위하여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에게는 선수부에 나가 닻줄을 내어줄 준비를 할 것을 지시했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같은 시 14분경 삼성T-5호와 삼성A-1호를 VHF 채널16으로 호출하였으나 역시 응답을 받지 못했으며, 06시 17분경 주기관 사용준비가 완료되었다는 보고를 받고 주기관을 극미속후진으로 사용하면서 선수부에 나가 있는 1등항해사에게 닻줄을 풀어주기 시작하라고 지시하였다.
이어서 주기관을 정지와 극미속후진을 계속 반복하면서 닻줄 4절을 더 내주어 13절(13 Shackles on deck)까지 나갔을 때인 같은 날 06시 27분경 해상교통관제센터로부터 예인선단의 조종이 어려워 밀리고 있는 중이라는 연락을 받았으며, 06시 29분경 허베이 스피리트가 후진하는 것을 본 삼호T-3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2로부터 VHF 채널16을 통하여 “···귀선의 닻이 끌리고 있다···”라는 연락을 받았다.
(3) 예인선단과 해상교통관제센터의 거듭된 양묘(양묘) 요청 및 주묘(주묘. 닻끌림. Dragging Anchor) 중 충돌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같은 날 06시 30분경 삼호T-3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2로부터 닻을 감아 선박을 이동해 줄 것을 요청을 받았고 같은 시각에 연이어 해상교통관제센터로부터도 동일한 요청과 최대한의 안전조치를 당부 받았으나, 이미 닻줄을 여유분만 남기고 13절까지 풀어준 상태에서 부선 삼성1호가 자선의 선수부로부터 불과 300여 미터 앞에서 좌현 측을 향해 횡단 중이었으므로, 닻줄을 감으면 선체가 삼성1호 쪽으로 전진하여 충돌할 것을 우려하여 닻을 감아 이동하는 것이 불가하다고 해상교통관제센터에 알렸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이 주기관을 극미속 후진과 정지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사이 삼성1호는 06시 32분 경 의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수를 횡단하였고 06시 40분경에는 허베이 스피리트 좌현측 횡방향인 진방위 약 340도 거리 약 0.3마일에서 최근접 위치를 지나고 있었다.
예인선단이 최근접점을 지나 멀어지기를 기다리던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같은 날 06시 52분경 해상교통관제센터로부터 닻을 감아 이동할 수 없는지 재차 문의를 받았으며, 06시 54분경 삼성T-5호가 예인줄이 절단되어 앞으로 튀어 나갔다가 삼성1호 쪽으로 되돌아오는 것을 보았으나 이것이 예인줄 절단 때문인지는 알지 못하였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예인줄 절단으로 삼성1호가 다시 접근해오므로 같은 날 06시 57분경 해상교통관제센터로부터 닻을 감아 기관을 사용하여 이동해줄 것을 거듭 요청받았고, 이에 다급해지자 06시 58분과 58분 30초에 각각 미속후진과 반속후진을 연속 사용하니 주기관 3번기통 냉각청수 출구온도의 고온경보(M/Eng. #3 Cyl. C.F.W. Outlet. High Temperature Alarm)가 울리면서 주기관 회전수가 자동감속(Auto Slow Down)되어 이때부터 주기관이 조종불능상태가 되었고, 해상교통관제센터에 “···본선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 어렵습니다 ···”라고 알렸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주기관의 조종불능상태에서 주기관 비상운전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채 삼성1호가 선수부로 떠밀려와 급박한 충돌의 위험을 느끼게 되자 같은 날 07시 00분경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에게 닻줄의 선내측 고정부(End Link, Bitter End)를 해체하여 닻줄을 끊어 버리라고 지시하였고 주기관의 조종불능상태가 해소되자 같은 날 07시 04분 30초경부터 선체를 후진시키기 위하여 주기관을 극미속후진, 미속후진, 극미속후진에 이어 반속후진으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허베이 스피리트는 닻줄의 선내측 고정부가 해체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같은 날 07시 06분경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부선 삼성1호와 충돌하였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충돌 후 삼성1호가 자선의 좌현 외판에 파공을 내면서 선미 측으로 계속 밀려 내려오자 같은 날 07시 21분경 기관실 좌현 외판의 파공을 막기 위하여 극좌전타(Hard Port Rudder)와 극미속 전진기관을 사용하여 선미 킥(Kick)을 일으켜 이에 성공하했으나 선미가 우현 측으로 이동하면서 삼성1호 크레인 붐 끝단 후크와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교상부 마스트가 부딪쳐 위성통신장치(Satellite Communication Dome)가 손상을 입음으로써 외부와의 위성통신이 약 6시간 동안 두절되었다.
그리고 같은 날 07시 28분경 화물유가 유출된다는 보고를 받고 좌현 날개갑판(Wing Deck)에 나가 제1번, 3번 및 5번 좌현측 화물탱크에서 화물유가 유출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라) 화물유 유출 억제 조치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삼성1호의 크레인 붐 끝의 화물고리(Hook)가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수갑판 마스트에 부딪치는 1차 충돌이 발생하기 직전 선내 비상벨(General Alarm)을 울리고 선원들을 비상부서배치에 따라 구명정 앞으로 집합토록 하였다가 화물유 유출 보고를 받고 VHF로 해상교통관제센터에 해양오염의 발생을 신고하였다.
그 후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체손상상태가 경미하고 충돌의 충격도 크지 아니하여 선박의 안전에는 심각한 위험이 없었음에도 화물유 유출방지를 위한 조치는 전혀 취하지 아니한 채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로 하여금 모든 화물탱크의 액면고(Level)와 평형수 탱크, 공소(공소. Void Space), 기관실 및 기타 모든 탱크에 대하여 화물유나 해수 등의 유출입여부를 확인하려고 측심(Sounding)을 지시하였으며, 좌현측 화물탱크에서 바다로 유출되는 화물유가 강풍에 날려 갑판이 미끄럽기도 하고 측심자에게 튀기도하여 이 작업은 같은 날 09시 45분경에야 완료되었으므로, 결국 무려 3시간 여동안 화물유의 선외 유출을 막기 위한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측심작업이 거의 끝날 무렵인 같은 날 09시 38분경 헬리콥터 편으로 해양경찰 직원이 허베이 스피리트에 승선하였고,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승선한 해양경찰직원과 협의를 거친 다음 비로소 화물유 유출을 막기 위하여 1번과 3번 좌현 화물탱크 파공부에 방수매트(Collision Mat)를 붙들어 매는 작업을 시작하였으며, 화물유의 유출을 억제시키기 위해서는 손상된 화물탱크로 연결된 모든 관을 차단하고 봉하는 조치를 취하여 손상된 화물탱크의 압력을 낮추어야 함에도 폭발의 위험을 지나치게 우려한 나머지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에게 지시하여 같은 날 10시경 불활성가스발생장치(IGS Inert Gas System)를 가동시켜 화물유가 유출되는 화물탱크를 포함한 모든 화물탱크에 불활성가스(Inert Gas)를 주입하였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과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은 최초 화물유 유출 때로부터 무려 3시간 30여분이나 지난 같은 날 10시 35분경이 되어서야 시간당 배출용량 4,500㎥의 2번 화물유 펌프를 가동시켜 1번 좌현 및 3번 좌현 화물탱크의 화물유를 상부가 비교적 많이 비어 있는 3번 중앙과 5번 중앙 화물탱크로 이송을 개시하였고, 이어서 1번, 2번, 4번 중앙 화물탱크와 3번, 5번 우현 화물탱크 상부의 빈공간으로도 이송을 시도하였으며, 같은 날 11시 15분경부터 우현측 평형수 탱크에 약 3,000톤의 해수를 주입하여 선체를 약 5도 내외로 우현 측으로 경사시키면서 11시 45분경까지 화물유를 다른 화물탱크로 이송하는 작업을 하였다.
이 선박의 5번 좌현 화물탱크는 7일 12시 00분경에, 3번 좌현 화물탱크는 7일 16시 00분경에, 1번 좌현 화물탱크는 다음 날인 8일 23시 40분경에 각각 화물유 유출이 최종적으로 멈추었으며, 그 사이에 모두 약 12,547킬로리터(약 10,900톤. 약 78,918배럴)의 원유가 유출되어 대한민국 서해중부 연안을 심각하게 오염시키는 초대형 해양오염사고가 발생하였다. ([표.9])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충돌 후 약 48시간이 지난 같은 달 9일 07시경 목판과 방직포로 파공된 화물탱크의 임시수리를 마치고 해양경찰 당국에 원유유출이 완전히 정지되었음을 보고했다.
마) VDR
충돌 등의 해양사고가 발생한 경우 선장은 VDR자료를 즉시 저장하여야 하고 VDR증거자료의 조사는 관계당국의 조사관만이 할 수 있다. 이 건 사고당시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허베이 스피리트에 설치된 VDR자료를 사고 후 즉시 저장하여야 함에도 의도적으로 이를 저장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방치하였다. 사고 다음날인 12월 8일 15시 34분경 P&I 검사원 심판외 7이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의 동의하에 뒤늦게 저장버튼을 눌러 자료를 저장하였고,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보험자 측 변호사 이진홍의 지시에 따라 P&I 검사원 심판외 7이 VDR의 선외 반출을 요청하자 관계당국의 허락없이 VDR의 선외 반출을 묵인하였으며, P&I 검사원 심판외 7은 10일 09시 00분경 VDR의 백업디스크를 선외로 반출하였다가 16일 해양경찰의 요구에 따라 이를 제출하였다. 이후 관계기관 입회하에 백업디스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사고당시의 기록은 저장이 되지 아니하여 발견할 수 없었고, 8일 02시 34분부터 8일 15시 34분까지의 기록만 저장되어 있었으며 이로 인하여 이 건 해양사고의 원인규명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표.9] 사고 후 2007. 12. 9. 대한해사검정(KOMSA)의 화물유출량 계산.
계측시기
Bbls
K/L
M/T
(A). 적 재 량 (최종선적지 출항전 검정보고서)
1,903,553
302,640.780
263,944.577
(B). 사고 후 대산항 입항시 검정보고량
1,799,328
286,070.327
249,544.411
(C). 사고 후 대산항에서 부선에 양하량
25,307
4,023.492
3,500.144
차이(유출량) ((A)-(B)-(C))
78,918
12,546.961
10,900.022
TAGIMG20
[그림.21]허베이 스피리트의 제3번(좌), 제5번(좌)
화물탱크의 파공부(기름유출후 기체 누설 중)
2. 증 거
가. 증거세목
1) 해양안전종합정보센터의 해양사고발생통보
2) 태안 해양경찰서의 선박충돌사건 발생통보
3) 허베이스피리트 안전경영증서(SMC)
4) 허베이스피리트의 화물탱크 컨디션
5) 서산기상청의 사건사고보고
6) 삼호T-3호 임대차계약서
7) 장비관리위탁 용역계약서
8) 건설기계위탁관리계약서
9) 해상기중기 선단 임대차 계약서 사본
10) 예항검사증서 사본
11)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의 VTS 영상, 음향, 항적자료 CD 3매
12)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의 선박항적도 및 허베이 스피리트 위치관련 항적자료
13) 대전지방기상청 기상자료사본
14) 허베이 스피리트 선체 사진 6매 및 삼성1호 사진 4매
15) 노스 차이나 쉽핑(North China Shipping Holdings Co, Ltd.)의 사고보고서
16) 삼성T-5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17) 삼성T-5호 운항상황도( 해양사고관련자 1 제출)
18) 사고발생해역해도(사고발생위치표시) 사본
19) 삼호T-3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2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20) 부선 삼성1호 선두 해양사고관련자 3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21)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 대표이사 심판외 8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22)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 해운부장 심판외 9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23)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 현장소장 심판외 3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24) 삼성A-1호 선장 심판외 10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25) 삼성T-5호 예인선열 운항상황( 심판외 10 제출)
26) 삼성1호 갑판장 심판외 6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27)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 직원 심판외 11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28)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 VTS녹취록, 해상교통관제일지 사본
29) 허베이 스피리트 항해일지 및 기관일지
30) 중국선급의 허베이 스피리트 검사보고서(수리사항)
31)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장 야간지시록, 코스레코더 기록지, 사용해도, 텔레그래프로거 기록지 및 Alarm LOG 기록지, Anchor LOG 각 사본
32) 허베이 스피리트 닻 및 닻줄 도면, 선회반경도, 시운전 기록사본
33) 허베이 스피리트의 닻 윈드라스 사양서, 주기관 정보기록 사본
34) 허베이 스피리트 항해계기일람표, 선박제원표, 탱크배치도, 각 탱크 적재현황 사본
35) 허베이 스피리트의 주기관 및 프로펠러사양, 선장 Standing Order, 화물적재량 증명서, 하역계획도 사본
36) 허베이 스피리트 Capacity plan, 화물유 및 밸러스트 라인선도 사본
37) 허베이 스피리트 벨북(조타실, 기관실), 안전관리 내부절차서, SOPEP절차서
38) 허베이 스피리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39) 허베이 스피리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의 사고진술서
40) 허베이 스피리트 기관장 찬독 아닐 쿠마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41) 허베이 스피리트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42) 허베이 스피리트 검정보고서 및 화물검정보고서 사본(대한해사검정(KOMSA)이 계측한 화물유 양하량 계산표]
43) 허베이 스피리트 수리내역(알파잠수기술공사) 사본
43)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의 삼성1호 도면(중앙횡단면도, 앵카도면, 앵카체인 증서, 윈드라스 사양), 삼성T-5호 도면(일반배치도, 계류설비사양, 예인삭증서, Result of Bollard Pull, 선박제원)
44) 허베이 스피리트의 도면(일반배치도, 외판전개도, 탱크용량)
45) 삼성물산(주) 구매팀 과장 심판외 12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46) 삼성물산(주) 인천대교현장 공무팀장 심판외 13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47) 임대차계약서, 해상기중기선단 임대차 계약서 사본
48) 삼성T-5호 및 삼호T-3호의 항해일지 및 기관일지 사본
49) 한국선급 선체기술팀 수석검사원 심판외 14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예인능력 검토자료
50) 예인선단의 2003년부터 예인검사보고서
51) 삼성1호 Operating Manual(예항부분)
52) 허베이 스피리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 피의자 신문조서
53) 허베이 스피리트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 피의자 신문조서
54) 삼성T-5 볼라드풀 증서
55) 3000톤 해상크레인선단 Towing Survey Report
56) Hebei Spirit호와 예인집단의 충돌원인에 관한 연구
57) 해양기상실황표 및 인천기상대의 2008년 2월 25일자 사실조회회신
58) 워싱턴 체인 앵커, 앵커취급 설명서
59) 체인로커 도면
60) 삼성T-5호 명세서
61) 삼성T-5호 예항력 검사결과서
62) 삼호T-3호 선미촬영사진
63) SOPEP
64) 선상기름오염비상계획서
65)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2008고단11 공판조서
66) 삼호T-3호 1등항해사 심판외 5의 진술서
67) 삼성T-5호 절단된 와이어로프 확인, 삼성T-5호 삼호T-3호 와이어로프 직경 계측기록
68) 삼성T5호 와이어로프 사진 12매
69) 삼호T-3호 기관사 심판외 15의 진술조서
70) 삼성T-5호 항해일지 사본
71) 삼성T-5호 1관사 심판외 16의 진술조서
72) 국립과학수사연구소장의 감정의뢰회보
73) 1심 주심 심판관의 검사조서
74) 제1,2심 각 심판조서(증인신문조서 포함)
75) 허베이 스피리트 필리핀 선원 대화 VDR녹취록
76) 한국해양연구원 작성의 충돌사고분석
77) 해양경찰 백서
78) 허베이 스피리트 선원들에 대한 진술조서 및 피의자 신문조서
79) 태안해양경찰서의 수사보고 및 수사기록
80) 삼성예인선단 측 심판변론인 제출의 아래 자료
○ 대전지방법원 형사항소심 2회 공판조서( 심판외 17, 18 증인신문조서)
○ 유조선 탱크내 부압과 유류유출관련 실험 DVD, 사고관련 동영상
○ 서울대학교 해양시스템공학연구소의 사실조회확인서
○ 사실조회서 회보(검찰)
○ BMT 심판외 19와의 스트래쳐 관련 교신내용, 앵커분리에 관한 쟁점
○ 예인선 안전관리지침, 작업표준안전 체크리스트, 선원교육 및 면허유효기간, 선급검사일정표, 정기안전보건교육일지, 해양오염방지관리인교육과정, 상급해상안전, 항해연수교육, OPERATION MANUAL, T-5호 선박기기취급설명서, 해양오염방지협약, 2007조석표, 국제신호서, 항박일지, 기름기록부, 폐기물기록부, 점검리스트, 예부선 안전점검표
81) 허베이 스피리트 측 심판변론인 이진홍 제출의 아래 자료
○ 허베이 스피리트 일반배치도, CARGO CACULATION, 선급 및 강선규칙 등
○ ARRIVAL CONDITION, 알파잠수기술공사 사실조회서, 해양사고관련자 1의 탄원서
○ 입출항 정보, 관련사진, 2007.12.6일자 갑판일지, 존워커 계산결과
○ 얼레지 테이블, 보행실험결과 동영상 CD, 추가의견서, JRCS의견서
82) 한국해양연구원의 충돌상황 입체화 구현 용역 중간보고서
나. 증거설명
1) 사고 일시
각종 진술 및 기타 증거에 의하면 이 건 충돌이 발생한 사고일시는 모두 2007년 12월 7일 07시 00분 이후이다. 당시 악천후 속에서 예인줄이 절단되는 경황이 없는 상태에 있던 삼성T-5호나 삼호T-3호 선장들의 진술보다는 정선 상태에서 주기관 후진으로 닻줄만을 풀면서 충돌장면을 생생하게 보고 있던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장이 기재한 시각이 비교적 더 정확할 것이므로 허베이 스피리트 항해일지 기재에 의하여 2007년 12월 7일 07시 06분에 최초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인정한다.
2) 사고 위치(삼성1호의 후크와 허베이 스피리트 선수마스트가 최초로 충돌한 지점)
본 건에서 최초 충돌위치는 대산항 VTS자료, 허베이 스피리트 앵커로그, 사고당시 닻줄 신출량, 허베이 스피리트 선체길이 등을 종합한 위치작도에 의하여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수 위치인 북위 36도 52분 16초·동경 126도 03분 02초(태안군 원북면 신도타서 등대로부터 253도 약 5마일 해상)로 인정한다.
3) 허베이 스피리트의 화물유출량
사고 후 1번, 3번 및 5번 좌현 화물유 탱크의 파공부위에 대한 임시봉합조치를 마치고 선체의 경사를 바로 잡은 후 2007년 12월 18일 대한해사검정(KOMSA)이 계측한 화물유출량 계산표상의 최종적재량 및 잔량을 기준으로 계산한 값 약 12,547킬로리터로 인정한다.
4) 허베이 스피리트의 투묘위치는 대산항 VTS자료, 허베이 스피리트 앵커로그, 사고당시 닻줄 신출량, 허베이 스피리트 선체길이 등을 종합한 위치작도에 의하여 태안군 원북면 신도타서 등대로부터 255도 방향 약 4.8마일 해상인 북위 36도 52분 29초·동경 126도 03분 14.5초로 인정한다.
5) 다음과 같은 이유로 허베이 스피리트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이 실질적으로 정박당직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인정한다.
허베이 스피리트 측은 책임 있는 당직사관에 의한 야간 정박당직이 수행되지 않아, 심야에 삼성1호에 눈부실 정도로 밝은 작업등을 밝힌 채 길이 무려 730여 미터에 달하는 이 예인선단이 지그재그 항적을 보이며 진행방향과 약 90도의 편각으로 표류해 불과 0.7마일 앞에 다가올 때까지 심각한 충돌의 위험을 인지하지 못했다.
허베이 스피리트의 1등항해사가 정박당직근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인정되는 구체적 근거들은 다음과 같다.
①항해중도 아닌 정박당직 중 충돌이 임박해서야 선장에게 보고하였다는 것은 운항실무 경험칙 상 정박당직이 수행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초대형선의 1등항해사가 조종이 불가할 정도로 예항능력을 상실하여 조종성능이 심각하게 제한된 예인선단이 바로 0.7마일 앞에 다가올 때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다급한 상황이 되어서야 선장에게 보고함으로써 선장으로 하여금 긴급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았다는 것은 선박운항실무와 경험에 비추어 정박당직을 수행하지 않았다는 것 외에는 달리 생각할 수 없다.
사고당시 허베이 스피리트는 ARPA레이더 2대를 1대는 6마일 탐지거리로 다른 1대는 3마일 탐지거리로 각각 작동시키고 있었으므로 만약 1등항해사가 STCW, 허베이 스피리트 운항매뉴얼 및 선원의 상무에 따라 정박당직을 통상적인 수준으로 수행하였다면, 그리고 기상이 풍력계급 3에서 풍력계급 7로 악화된 사고당일 04시경부터 약 3마일 거리에서 허베이 스피리트 쪽으로 접근해 오는 예인선단을 관찰하여 동정을 감시했다면 예인선들의 등화의 변화나 예인선단의 항적을 통하여 예인선단이 비정상 항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고, 특히 예인선단이 거리 약 1.5마일 떨어진 해상에서 허베이 스피리트 방향으로 재차 접근하기 시작한 사고당일 05시 30분경에는 충돌의 위험을 인지하여 선장에게 이를 충분히 보고하였을 것이나 실제 선장에게 보고한 시점은 이로부터 약 45분이 경과한 06시 05분경이다.
②정박당직일지(Anchor watch)의 05시 서명란에는 1등항해사의 서명이 되어 있으나 06시 서명란은 3등항해사의 서명 위에 다시 1등항해사가 이중으로 서명하였는데 이것은 1등항해사가 당직근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 주는 것이다.
③항해사는 직업습관상 초인(초인) 시각은 대략적으로라도 기억한다.
항해 중이건 정박 중이건 당직항해사가 주변의 선박을 최초 인지한 시간인 “초인시각”은 대단히 중요한 시각이므로 직업적으로 모를 수 없는 시각이다. 정확한 시각은 아니더라도 대강 몇 시 몇 분쯤 또는 대략 어느 사건(event)보다 몇 분쯤 전후 정도는 직업적으로 기억하나, 정박당직자이어야 하는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은 심리 중 “시계를 갖고 있지 않아서 몰랐다”라는 등 실무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답변으로 일관하다가 질책까지 당한 적이 있다. 더욱이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자신이 행한 여러 조치들의 이행시각을 거의 빠짐없이 정확히 기재·진술하면서도 오직 1등항해사가 예인선단을 초인한 시각만큼은 물어보지 않아서 모른다면서 나름대로 얼마든지 가늠할 수 있는 시간조차 진술하지 못하고, 1등항해사 역시 자신이 예인선단을 초인한 시점을 모른다고 하는 등의 모든 정황들을 살펴 볼 때, 허베이 스피리트의 정박당직사관인 1등항해사는 경험이 부족한 실습항해사에게 경계를 맡기고 자신은 당직을 수행하지 않은 것이 무리 없이 인정된다.
④실습항해사는 예인선단의 접근상황을 상당부분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는 반면 1등항해사는 이를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ARPA레이더 2대 중 1대는 6마일 탐지거리로 나머지 1대는 3마일 탐지거리로 각각 작동시키고 있었음에도 예인선단의 접근속력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였다.
⑤사고 후 VDR에 수록된 허베이 스피리트 필리핀 선원들의 따갈로그어 대화 내용은 위의 설명을 충분히 뒷받침 한다.
6)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이 출항을 결정한 경위는 이 사람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심판조서 및 대전지방기상청의 기상자료에 의하여
7) 예인선단의 예항력은 예항검사보고서에 첨부된 예항승인점검표에 의하여
8) 선단장 해양사고관련자 3이 예인선단의 운항에 관련하여 상당부분 관여한 사실은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에 대한 심판조서 중 이에 부합하는 진술기재에 의하여
9) 허베이 스피리트가 화물유출 전 각 화물탱크의 화물적재율은 2007년 11월 18일 Zirku Island에서 작성한 “SAILING CONDITION REPORT”에 의하며 이를 요약하면 아래 [표.2-1]과 같다. 이는 허베이 스피리트가 적하지에서 화물유를 적하할 당시 전체 화물탱크 용적의 약 97.2%까지 화물유를 적재하였으며 당시의 화물유 온도가 화씨 84.7~97.9도 이었으며 이에 대해 화색 60도로 온도보정을 한 경우 전체 화물유 탱크 용적의 약 95.9%까지 적재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손상되지 않은 화물유 탱크(1, 2, 3, 4, 5번 중앙 화물탱크, 1, 3, 5번 우현 화물탱크 및 좌우현 슬롭탱크)의 여유용적은 아래 [표.2-2]와 같이 최종 적재항 출항시 45,647바렐(Bbls)이었으나, 양하항인 대산항 입항시 화물유의 온도가 화씨 65.9도로 낮아져 60,922바렐(Bbls)로써 실제 허베이 스피리트의 사고당시 이들 화물탱크의 용적은 약 96%에 가까웠던 것으로 보인다.
[표.2-1] 적재항 출항시 허베이 스피리트의 화물적재량
10) 삼성T-5호 1등항해사가 사고일 00시경부터 자동조타를 시작한 사실은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및 심판조서 기재뿐만이 아니라 [그림.18]의 같은 시각과 위치에서 항적이 급격히 좌현 측으로 편위되는 변화는 이를 의미한다.
11) 예인선단의 침로, 속력 등 운항상황은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의 항적자료, 한국해양연구원의 충돌상황 입체화 구현 용역 중간보고서,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2, 선단장 해양사고관련자 3 각인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및 심판조서, 예인선의 항해일지에 의하여
12) 교신상황은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의 VTS녹취록 및 해상교통관제일지에 의하여
13) 허베이 스피리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이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취한 조치내용은 이 사람 작성의 사고진술서,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의 VTS녹취록, 한국해양연구원의 충돌상황 입체화 구현 용역 중간보고서, 조사관 질문조서, 심판조서, 피의자 신문조서, 해경수사보고 및 해양경찰백서를 종합하여
14) 허베이 스피리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과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이 화물유 유출방지를 위하여 취한 조치내용은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 작성의 사고진술서, 위 두 사람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심판조서, 피의자 신문조서, 해경수사보고 및 해양경찰 백서를 종합하여
15) 허베이 스피리트 주기관의 준비상황 및 작동상황(주기관 조종불능 사실 포함)은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 작성의 사고진술서 및 이 사람에 대한 심판조서, 기관일지, 기관장 찬독 아닐 쿠마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텔레그래프 로거 기록지, Alarm LOG 기록지 및 해상경험칙을 종합하여
16) 화물유 유출이 멈춘 시각은 해양경찰 백서에 의하여
17) 사고당시 기상상태는 대전지방기상청의 기상자료, 허베이 스피리트 항해일지, 해양기상실황표, 인천기상대의 2008년 2월 25일자 사실조회회신 및 서산기상대의 사건사고보고에 의하여
18) 허베이 스피리트의 정박장소에 관한 사실은 사고해역 해도 및 경험칙에 의하여
19) 삼성1호 선체손상상태는 검정보고서 및 태안해양경찰서의 수사보고에 의하여
20) 허베이 스피리트 선체손상상태는 중국선급검사보고서,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 작성의 사고진술서, 알파잠수기술공사의 수리내역 및 검정보고서에 의하여
21) 충돌의 충격으로 허베이 스피리트 3번 좌현 화물창과 4번좌현 평형수 탱크 사이의 상부구조가 파손되어 3번 좌현 화물창에 실려있던 화물유 중 약 326킬로 리터(약 283톤)가 4번좌현 평형수 탱크로 쏟아진 사실은 중국선급검사보고서, 검정보고서, 화물검정보고서 [대한해사검정(KOMSA)이 계측한 화물유 양하량 계산표] 및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에 대한 심판조서 중 진술기재에 의하여
22)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이 VDR을 의도적으로 저장하지 아니한 사실 및 VDR을 선적의 무단반출한 경위에 대하여는 사고당시 허베이 스피리트의 주기관이 약 6분 30초 동안 운전불능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아 이 사실의 은폐가 절실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과 사실관계를 입증해야 할 선장으로서 매우 중요한 증거자료인 VDR을 충돌 후 약 32시간 동안이나 저장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P&I 검사원이 저장한 정황 및 P&I 검사원 심판외 7에 대한 증인신문조서 중 기재에 의하여
23) 삼성T-5호의 예인줄 파단과 삼성1호의 닻 투하에 관한 사실은 부선 삼성1호 선단장 해양사고관련자 3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및 심판조서, 삼성1호 갑판장 심판외 6에 대한 조사관 질문조서,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에 대한 심판조서에 의하여
24) 삼성1호의 좌현 선수부와 허베이 스피리트의 좌현 선수부 외판이 충돌한 시각은 대산항 VTS녹취록, 허베이 스피리트 텔레그래프 로거에 의하여
이를 각각 인정한다.
3. 원 인
이 충돌사건은 「해양사고의 조사 및 심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나목, 라목 및 마목에 해당한다. 본 건 충돌로 인한 해양오염사건은 사건의 성격상 충돌의 원인과 해양오염의 원인을 각각 밝힐 필요가 있다.
충돌의 원인은 예인선단과 허베이 스피리트 양 측의 항행안전과 충돌회피를 위한 관련규정 준수여부 및 기타 조치들의 적정성 여부를 중심으로,
해양오염의 원인은 대규모 해양오염을 일으킨 화물유의 대량유출이 충돌로 인한 부득이한 사정 때문이었던 것인지 아니면 합리적 주의를 기울였다면 감소시킬 수 있었음에도 이를 태만히 하였기 때문이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분석함으로씨 규명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하 원인의 분석과 판단은 충돌과 해양오염부분으로 나누고, 이 사고들의 상당부분이 인적과실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므로 이를 다시 원인제공 주체별로 세분하여 살펴본다.
가. 충돌의 원인
1) 항법적용
가) 예인선의 항법상 지위
예항능력과 항적분석에 의하면, 본 건 예인선단은 풍파에 노출되고 나서부터는 예항력과 외력의 크기가 거의 비슷하거나 외력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 놓여, 어느 시기에는 예인선들이 외력을 이기고 삼성1호를 끌고 가다가도 순간적으로 풍파가 강해지거나 동적하중이 추가되어 예항력이 외력을 이겨내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 오히려 삼성1호에 끌려가는 상황이 반복되다가, 결국은 외력이 예항력을 압도하는 상태가 자주 반복되면서 의도대로 예정항로를 따라 갈 수 없게 되었다.
본 건에서 충돌의 원인을 분석하는데 있어서, 예인선들이 사고 당시의 기상상태를 감당할만한 충분한 예항능력을 보유하지 못하였다거나 피항시기를 놓쳤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아야 할 것인가 하는 것과는 별개로, 항법적 해석이 필수인 바 먼저 삼성T-5호 및 삼호T-3호의 항법상의 지위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해상교통안전법 제2조(정의) 제7호에 의하면 “조종불능선”이란 선박의 조종성능을 제한하는 고장, 기타의 바유로 조종이 불가하게 되어 다른 선박의 진로를 피할 수 없는 선박을 의미하며, 같은 조 제8호에 의하면, “조종제한선”이란 항로표지, 해저작업 등의 작업과 자선의 진로로부터 이탈능력을 매우 제한 받는 예인작업에 종사하여 타선의 진로를 피할 수 없는 선박을 의미한다.
한편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 제3조(정의)(f)항에 의하면, 조종불능선{Vessel not under command. 종래의 “운전부자유선(N.U.C선)”이라 함}이란 어떤 예외적인 상황(Some exceptional circumstance)으로 이 규칙을 따르지 못해 다른 선박의 진로를 피할 수 없는 선박을 의미하며, 조종제한선(Vessel restricted in her ability to maneuver)은 해상교통안전법의 정의와 동일하다.
본 건 예인선들이 인천항을 출항한 후 울도를 통과하편서 갑자기 풍파에 노출되기 전까지는 예정항로 약 206도의 진침로를 따라 항적을 반듯하게 보임으로써 자선의 침로 유지능력을 심하게 제한받는 상황은 아니었으므로 통상적인 조종제한선임에 이견이 없겠으나, 울토 통과 후부터 피항을 결정한 다음날 04시경까지 예인선단의 항적이 극심한 사행을 보이는 상황은 예인선의 보침능력이 심각하게 저하되어 조종성능을 심각하게 제한받는 상황으로 인정된다.
그 후, 피항을 포기하고 다시 원침로로 복귀하기 시작한 같은 날 05시 27분경 예인선이 270도로 변침하고부터 충돌 시까지 예인방향은 서쪽임에도 항적은 허베이 스피리트를 향하여 거의 90도의 편각(편각. Drift Angle. 표류각)을 가지고 정남쪽으로 밀려가고 있었다. 그러나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수방향을 우현 측에서 좌현 측으로 횡단할 즈음인 같은 날 06시 30분경 침로를 300도로 변침하면서 예인선단은 허베이 스피리트의 좌현 축으로 빗겨나 CPA지점을 지나 극미속이지만 점점 멀어져가고 있었던 점을 보면 예인선단은 적어도 주기관이나 조타기의 고장 등과 같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와 동일하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주기관이나 조타기에 고장이 났거나, 닻을 내렸으나 아직 파주력이 형성되지 않은 경우 또는 선박조종을 위하여 닻을 끌면서 항해하는 경우 등 선박 내부적 원인에 의하여 조종이 부자유스러운 경우와, 황천항해 중 “Heave to(악천후 시 거대한 파도를 선수좌현 또는 우현 약 30도 정도의 방향에서 받으며 전진 속력이 거의 0이 되는 자세로 대처하는 황천조선법)”하거나 무풍상태가 되어 추진력을 얻지 못한 범선이 정선하고 있는 등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경우들을 모두 조종불능선으로 보는 것이 통설이나, 이 예인선의 경우도 이 통설의 범주에 포함되는 선박과 동일한 정도의 “조종불능”으로까지 보기에는 아직도 석연치 못한 부분이 없지 않다. 왜냐하면 만일 가고자 하는 방향과 정반대로 밀려갔다면 일면 조종불능으로 볼 여지도 있겠으나, 다만 가고자하는 방향과 큰 편각을 가졌지만 얼마라도 움직여가면서 충분치 못한 피항을 시도할 수 있었다는 것은 아직 “조종성능이 심각하게 제한된 상태”이지 아주 “조종이 불가능한 상태”로까지 보는 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본 건 예인선단의 예인선들은 사고당일 02시경을 전후로 하여 이미 “조종성능이 심각하게 제한된 선박(Vessel severely restricted in her ability)”이 되었고 피항 포기시점부터 삼성T-5호의 예인줄이 파단될 때까지는 정확히 조종불능까지는 아니더라도 “조종불능에 가까울 정도로 조종성능이 심각하게 제한된 선박”으로 봄이 심판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단, 사고일 06시 52분경 삼성T-5호의 예인줄이 파단된 이후부터는 명백히 조종불능선이다.
나) 허베이 스피리트의 항법상 지위
이 선박은 사고 당시는 닻줄을 풀어내거나 닻이 끌리는 주묘상태에 있었지만 이는 사고에 임박하여 충돌회피를 위한 의도적인 동작 중 발생한 상황이므로 단지 주묘 중이었다는 것만으로 앞서 설명한 통설속의 주묘중인 선박으로 조종불능선(조종 목적의 주묘)에 해당된다고 할 수는 없고, 사고 전 날부터 계속 닻줄 9절을 드리우고 닻 정박 중 충돌회피를 위해 주묘한 것이므로 항법상 정박선(at anchor)의 지위에 있음에 이의가 있을 수 없다.
다) 항법 적용
관계선박의 항법상 지위로 볼 때 예인선들은 조종성능이 심각하게 제한된 상태이고 허베이 스피리트는 정박선(Vessel at anchor)이므로,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 제2장에서 정한 항법규정을 적용하기는 어렵고 동 규칙 제2조에서 정한 책임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 제2조(책임)(a)항에 의하면, 동 규칙의 어느 규정도 이 규칙의 이행을 태만히 한 결과 또는 선원의 상무(선원의 상무. Ordinary practice of seaman) 또는 특수한 상황(Special circumstance)에 의해 요구되는 주의(Precaution)를 태만히 한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선박, 선박소유자, 선장 또는 해원의 책임을 면제하여 주지 않는다고 규정하였고, 동 조 (b)항에 의하면, 동 규칙의 해석과 이행에 있어서 항해와 충돌의 모든 위험, 관련선박의 성능의 한계(limitations)에서 오는 사정을 포함하여 모든 특수한 사정에 대하여 합당한 주의를 요하며, 그러한 위험이나 특수한 사정이 있을 경우는 절박한 위험을 피하기 위하여 이 규칙에 따르지 아니할 수도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선원의 상무에는 모든 선박은 시각, 청각은 물론 그 당시의 사정과 상태에 적절한 모든 유효한 수단을 동원하여 처하여 있는 상황 및 충돌의 위험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항상 적절한 경계를 유지하고, 다른 선박과 충돌할 위험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당시의 상황에 알맞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야 하고, 레이더를 설치한 선박은 다른 선박과 충돌할 위험성 유무를 미리 파악하기 위하여 레이더를 이용하여 장거리 탐지 및 체계적인 관측을 하여야 하며, 접근하는 다른 선박의 나침방위에 뚜렷한 변화가 있더라도 예인작업에 종사하고 있는 선박일 때에는 충돌의 위험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이 건 사고와 같은 상황에서 이행해야 할 선원의 상무에는 조종성능이 심히 제한된 예인선의 경우에는 철저한 경계는 물론 충돌위험을 경고하고 비상투묘를 하는 등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가 취해야 할 의무가 포함되고, 차폐되지 아니한 곳에 정박중인 허베이 스피리트의 경우에는 주기관을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고 경계를 철저히 하여야 하며 충돌의 위험을 안고 접근하는 다른 선박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주기관 사용 등의 적극적인 방법으로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포함된다.
라) 항법 적용기간
항법적용기간은 양 선박 간에 충돌의 위험이 발생한 순간부터 충돌의 위험이 종료된 때까지로 보는 것이 원칙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경우 항법이 적용되는 시점은 양 선박간 거리 약 3마일에서 예인선단이 남남동쪽으로 진행하면서 허베이 스피리트 쪽으로 접근하여 충돌의 위험이 발생한 사고당일 04시경으로 보아야 하고, 양 선박간 거리 약 1.5~1.7마일 거리를 두고 예인선단이 동쪽으로 진행하던 04시 44분경부터 05시 30분경까지는 충돌의 위험성이 없으므로 항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하나 예인선단에 대한 동정감시는 매우 주의 깊게 계속하여야 할 시기이며, 그 후 양 선박간 거리 약 1.5마일(예인선단이 허베이 스피리트에 도착하는데 약 1시간이 소요되는 거리) 에서 예인선단이 허베이 스피리트가 있는 쪽을 향하여 남쪽방향으로 진행을 시작한 05시 30분경부터 재차 항법이 적용되는 시기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항법규정상 예인선단이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수를 통과한 후 예인줄이 파단되었을 때에도 아직 충돌의 위험성이 사라진 것이 아니므로 항법은 계속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2) 예인선단의 원인기여요소 검토
본 건 충돌에 직·간접 원인이 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을 검토하기 위하여 예항능력, 예항검사와 출항준비, 피항시기, 외부와의 통신, 예인줄 파단, 비상투묘, 항법 등의 분야별로 충돌과의 인과관계를 분석하며 상당부분 예항검사와 관련된 사항이다.
가) 예항능력
(1) 사고당시 항행상태로 본 예항능력 보유여부의 운항실무적 고찰
예인선단에서 예인선의 예항능력은 예인항해 시 정수(Still Water)상에서 뿐만 아니라 파랑과 바람 및 조류 등의 외력(External Forces)속에서 선단이 운항자의 의도대로 전·후진(Surge)과 횡이동(Sway) 및 선회(Yaw)하면서 예정항로를 따라 항해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며, 예항능력의 크기는 예인선의 예인력(Bollard Pull)과 피예인물이 받는 총 저항의 크기에 따라 좌우된다.
본 사건의 경우 예인선단은 2007년 12월 6일 23시 30분경 울도를 지날 때부터 우측외해로부터 차폐되지 않고 오는 풍파의 외력에 노출되면서 선위가 급격히 좌우측으로 크게 움직이기 시작하였고([그림.18]), 다음 날인 7일 00시 13분경부터는 예인선 침로 202도에서 선단의 항적은 약 210도로 움직이므로 206도인 예정침로를 거의 유지하였으나, 항적이 갈수록 심각한 사행(지그재그)을 하여 02시 전후부터는 거의 정상적인 예항능력을 잃게 되었다.
같은 날 04시경 피항을 결정한 때는 피예인물인 대형 기중기 부선 삼성1호가 받는 외력이 예인선 삼성T-5호 및 삼호T-3호의 예항력의 합을 초과하여 삼성1호는 예인선들이 끄는 방향이 아니라 예인력과 외력의 합력의 방향(합 벡터)으로 떠밀리며 오히려 예인선들을 끌고 가는 현상이 이미 발생한 상태이었고, 이로 인해 예인선의 침로(예인방향)와 예인선단이 실제 움직이는 항적이 거의 90도에 가까운 극히 비정상적인 편각(편각. Drift Angle. 표류각)을 갖고 심하게 게걸음을 하고 있었다. ([그림.18], [그림.19], [그림.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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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1] 사고일 02시경 전후부터 강한 외력으로 인해 부선이 예인선의 후방에서 끌려오지 않고 좌현측으로 밀려가 선단선들이 큰 편각(표류각)을 갖고 항적도 심한 지그재그를 보였다.
이와 같은 상황은 예인선이 진행방향 및 위치제어 모두 불가하여 선장이 정상적 예인항해를 할 수 없으므로 운항실무상 예항능력(예항능력)을 상실한 상태에 처한 것을 의미하며, 사고일 04시경 정상항해가 불가하다고 판단한 삼성T-5호 선장이 피항을 결정한 사실 자체가 이미 현실적으로도 예항능력을 상실한 것임을 잘 나타내고 있다.
(2) 사고 당시 예항능력 보유 여부의 이론적 고찰
예항승인점검표에 따르면 삼호T-3호의 예항력은 46.4톤이고 삼성T-5호 예항력은 55톤이나 이는 이 건 사고발생 12년 전 대선조선주식회사에서 실시한 예항력시험성적서의 최대예항력에 기초한 것이므로 장기간 운전에 따른 출력감소 등을 감안할 때 사고당시 삼성T-5호의 예항력은 예항력시험성적서의 예항력의 평균치인 48.3톤정도로 인정하여 이들의 예항능력은 94.7톤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사고 당시 강한 풍파 속에서 예인선단이 예정침로를 이탈하지 않고 정상적인 예항을 하기 위해서는 이 예항력의 합이 부선 삼성1호가 받는 총 저항(외력)보다 커야 가능한데 이를 계산으로 검증한다.
「부선의 구조 및 설비 등에 관한 기준」 제25조(예인삭)제3항에 의하면 예인줄에 걸리는 총 저항은 부선 삼성1호의 전저항(전저항)과 유효파고(유효파고,Significant Wave Height. H⅓)에 의한 부가저항을 합한 값이다.
이에 따라 총 저항을 R, 부선의 전저항을 Rt, 유효파고에 의한 부가저항을 Rs라 하면, R = Rt + Rs 가 되고 이하 사고 당시의 기상상태 하에서의 이 값들은 다음과 같다.
Rt = Rf + Rw + Ra (톤)
단, Rf : 마찰저항, Rw : 조파저항, Ra : 공기저항
Rf = 0.000136 × F1 × A1 × V²= 1.42 톤 ----- ①
단, F1 = 0.8 (선체표면계수),
A1 : 수면하 침수표면적(㎡) = (평균흘수 × ((선체 전장 + 선체 폭) × 2 )) + (선체 전장 × 선체 폭) = (약 3.35 × ((106.6 + 45) × 2)) + (106.6 × 45) = 1015.7 + 4797 = 5,812.7 ㎡
V = 약 1.5 노트 (사고시 예인속력), 예인속력을 알 수 없는 경우 7노트로 한다
Rw = 0.014 × C × F₂ × A₂ × V² = 6.97 톤----- ②
단, C = 1.2 (거친 해상상태의 저항계수),
F₂ = 1.0 (선수형상에 따른 동 기준 별표2의 계수)
A2 : 184.5 (수면하부 선체횡단면적, ㎡)
V = 약 1.5 노트 (예인속력), 예인속력을 알 수 없는 경우 7노트로 한다.
TAGIMG22
단, Cs = 1.5 (동 규칙 별표3에 의한 바람에 면한 선체표면형상계수)
TAGIMG23 = 약 1.3 (동 규칙 별표3에 의한 바람에 면한 면적중심의 수면상 높이)
A₃ = 1,285 (바람에 노출된 수선상부의 전체 횡단면적. 크레인각도 약 40도시
실제 풍압면적은 2,000(전면.KR계산) × sin40˚ = 2000 × 0.6428 =1,285 ㎡
Vw = 36.93 (=약 19 m/s. 풍속, 항행구역에 따라 동 규칙의 표에서 구한 연해구역의 값, 노트)
V = 약 1.5 노트 (예인속력을 알 수 없을 때에는 7노트)
Rt = Rf + Rw + Ra = 1.42 + 6.97 + 72.16 = 80.55
또 Rs = 5.5 톤 (동 규칙 별표5에서 유효파고 3인 경우의 값) ----- ④
그러므로 삼성1호의 총저항 R = Rt + Rs = 80.55 + 5.5 = 86.05 톤 ----- ⑤
그러므로 충돌사고 당시의 기상상태 하에서 예인선 삼성T-5호 및 삼호T-3호의 예항력과 삼성1호가 받는 총 저항의 크기는,
예항력 (94.7톤) > 총 저항 (86.05톤)
로서 총 저항이 예항력의 90.8%정도이므로 예항력이 아직 약 9.2%의 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①삼성T-5호의 예항력시험 시기만 보더라도 1995년 12월이어서 이 사고 당시는 무려 12년이나 경과하였으므로 기관의 노후화로 예인선 두 척의 사고 시 실제 예항력은 증서상의 예항력 합계 94.7톤보다 상당히 낮은 값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②총 저항에는 삼성1호의 파랑상에서의 고유한 선체운동성분인 Roll, Heave, Pitch 및 정수상에서의 운동성분인 Surge, Sway, Yaw의 급격한 변화시 순간적으로 작용하는 관성력으로서의 힘인 동적하중(Dynamic Loads)이 더 고려되어야 하며, ③또 엄밀히 하면 삼성1호의 값에 비하여 극소하나 예인선들 자체가 받는 저항도 총 저항에 추가되어야 한다는 점을 추가로 고려하면,
사고 당시 실제 예항력과 총저항은,
예항력 ≒ 총 저항
정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항적을 살펴보면 이 예인선단은 사고당일 02시경부터 예향능력이 서서히 저하되다가 피항을 결심한 04시경 이후부터는 사실상 예항능력을 거의 모두 상실한 것이 앞서 확인되었고, 이는 곧 총 저항이 점차 증가하여 예항 능력과 거의 같아지거나 초과되어 가는 상태에 있음을 의미하므로 이 시점을 전후하여 예항능력과 총 저항의 관계는
실제예항력 = 예항력합계(94.7 톤) - 주기관 노후로 인한 감소분
실제 총저항 = 총저항(86.05톤) + 예인선들의 저항 + 동적하중
가 되어, 사고 당시 예인선단의 예항력은 총 저항과 거의 같거나 비슷한 상태에 있어 거의 움직이지 못하거나 약 1.5노트의 극미속으로만 이동하다가 풍파가 강해지면 다시 총 저항이 예항력을 초과하여 예인선들이 거꾸로 부선 쪽으로 끌려가는 형상이 반복되었으므로 이것이 바로 예인선단의 항적을 사행으로 만들고 항로를 이탈하게 만든 것이다.
이 이론적 분석은 예인선단이 사고일 00시 30분경부터 사고에 이르기까지 계속 지그재그로 움직인 실제의 항적과 정확하게 일치한다. ([그림.18], [그림.19])
예항능력이 사고 당시의 기상상태를 감당하지 못했던 것은 이 사건 직접원인의 일부가 되었다.
(충돌원인1. 예인선단의 예향능력부족, 직접원인의 일부)
나) 예항검사
(1) 예항검사의 목적과 의미
삼성1호의 예인항해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하여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는 이 선박의 선체보험에 가입할 목적으로 자사의 비용으로 홍콩 소재 비엠티사에 예항검사를 의뢰하였으나 실제 검사는 국내의 협성검정에서 이를 대행하였다.
이 해상보험계약은 사인간의 계약이나, 예항검사는 예인선단이 당해 예인항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보험가입 전에 확인하는 안전성검사에 해당되며, 검사증서상엔 안전한 예인항해를 위하여 필요한 항해권고(Navigational Recommendation)를 제시하는 한편 항해책임 선장으로 하여금 이의 준수를 전제조건으로 예항검사를 승인하므로 예항검사보고서 및 그에 포함된 예항승인점검표에 기재된 예인선단의 예인설비, 예인장구사용방법, 기상기준 및 피항시기 등의 사항들은 예인항해를 수행하는 선장에게는 실무적으로 일종의 안전항해지침이 된다.
예항검사결과가 이와 같이 보험자에 대하여는 예인선단의 예항안전성을 확인해주는 보험검사(Insurance Survey)인 한편 예인선장에게는 안전항해지침의 역할을 겸하므로, 예항검사자는 피예인 물체의 부양성(Buoyancy)과 복원성(Stability) 등의 감항능력은 물론 예인줄, 삼각판, 스트레쳐, 페넌트와이어 등의 예항장구의 구성과 강도를 확인하고 당해 항해에 알맞은 항해권고를 제시하는 데 있어서 해상의 위험을 극복할 수 있도록 과학적 근거와 관련 규정에 기하여야 하며, 예인항해를 수행하는 선장은 이 검사승인조건과 항해권고를 성실히 준수하여야 비로소 예측불가의 위험이 상존하는 해상에서 안전한 항해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예항검사자와 예인선장은 다음과 같이 이를 대단히 소홀히 하였다.
(2) 검사방법(안전성 확인)
(가) 예인줄의 구성 ([그림.12] [그림.13])
예항검사의 예항승인점검표에 따르면 삼성T-5호의 예인줄은 직경 48mm 길이 600m의 강삭만을 사용토록 한 반면, 삼호T-3호에는 직경 50mm의 강삭 길이 500m에 직경 100mm의 P.P로프 길이 200m를 충격흡수용 스트레쳐로 추가하여 연결토록 하였다.
스트레쳐가 재질이 P.P로프로서 강삭의 예인줄보다 신축성이 좋아 강삭과 연결하여 사용하면 예인항해중 순간적으로 미치는 강한 장력의 작용시간을 넓게 분산시킴으로써 강삭인 예인줄을 파단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면, 강삭인 주 예인줄과 스트레쳐를 연결시켜 혼합하여 사용할 때에는 이를 예항력이 큰 삼성T-5호 측에 사용하도록 하거나(예인선 두 척의 주기관 마력은 큰 차이가 있으나 실제 예항력의 차이는 크지 않음에도 예항검사 시에는 삼성T-5호가 월등히 큰 것처럼 부정확한 예항력을 사용함), 삼성T-5호의 전체 예인줄의 길이를 삼호T-3호보다 길게 하여 장력분포를 약화시켜 파단을 예방토록 하여야 함에도 예항력이 조금이라도 큰 삼성T-5호의 예인줄은 모두 충격흡수성이 낮은 강색으로만 하고 또 길이도 더 짧게 하는 등 예인줄을 정하는 데 적용하여야 할 합리적인 기준이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예인선 선장은 예항검사에서 정한 예인줄의 길이가 너무 길어 항해에 방해가 된다고 예인줄의 구성이나 길이를 전혀 준수하지 않았다.
항해권고상에는 선장이 예인줄의 길이만을 조절토록 인정한 것이나 예항검사에서는 예인줄의 구성방법이 불합리하였고 선장도 이를 준수하지 않아, 예인항해의 성패를 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예인줄의 구성에 관한 사항이 전혀 무시되었다.
삼성1호가 선미 측에서 역방향으로 예인되어 예항승인점검표상 슈미트브라켓의 위치를 정한 현측(예인줄을 연결하는 예인현측)이 반대로 잘못 기재된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전혀 없지는 않으나 현측은 올바로 기재된 것이 심판 중 예항검사자 본인에 의하여 확인되었다. 즉, 예인선의 예인현측위치는 검사의 내용과 실제가 일치하지만 예인색의 구성은 비합리적이었고 실제항해 시 준수되지도 않았다.
이 예항검사가 보험가입을 위한 사인간의 계약의 일부일 뿐 법적강제가 아니고 또 예인선단 측에서 예항승인점검표상 불합리하게나마 정한 예인줄의 구성내용마저 준수하지 않았다 해도, 예항검사에서 정하거나 제시한 조건이 항해실무 상 선장의 안전운항지침이 될 뿐만 아니라 예항검사가 예인항해의 안전성취가능성 여부를 사전에 확인해주는 것이므로, 이를 부적절하게 행하는 것은 예인항해의 위험을 사전에 제거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케 하여 해상의 위험에 놓이게 되는 여건을 조성하거나 공식적으로 방치한 것과 다르지 않다.
(나) 삼성1호의 총 저항
악천후 속을 예인항해 시 불규칙해면(Irregular Seaway) 상에서의 선체운동으로 예인줄에 미치는 동적하중의 장력변화가 극심하며 이때 순간적으로 강해지는 장력을 적절하게 흡수하지 못하면 예인줄은 파단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예인줄의 길이와 적정 강도 등 예인항해의 안전확보에 필요한 사항들을 「부선의 구조 및 설비 등에 관한 기준」, 한국선급(KR)의 「부선 예항검사 규칙」, IMO(국제해사기구)의 MSC/Circ.884 「Guidelines for Safe Ocean Towing」 등에서 상세히 정해 두었다.
앞서 「부선의 구조 및 설비 등에 관한 기준」 에 따라 계산한 삼성1호의 사고 당시 동적하중이 작용하였을 때 파랑상에서의 총 저항은 86.05톤을 초과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본 건 예항검사 시 협성검정에서 행한 저항계산은 앞서의 계산방법과 많은 차이가 있었다. 이를 보면,
Pf = 0.01 × S × V2
Pd = 2.86 × Ks × Ad × V2
단, Pf : 마찰저항(파운드)
단, Pd : 조파저항(파운드)
S : 수면하 침수면적
Ks : 0.75 - 1.0 (수면하 형상계수)
V : 선속(노트)
Ad : 수면하 투명면적(ft2)
W = Z × A × Vw2
단, W : 풍압력
Z : 0.003 (풍압면 형상계수)
A : 풍압투영면적
Vw : 풍속(노트)
이 식은 위 국내규정에서 정한 것과 다르지만 마찰저항, 조파저항 및 공기저항 등 3종의 저항을 계산하는 항목은 동일함에도 협성검정은 악천후 속에서 가장 크게 받는 공기저항(풍압)의 계산을 생략하였고 파랑의 영향에 관한 고려도 전혀 없다.
[표.3-1]은 협성검정이 S.A.(영국의 Salvage Association) 기준에 의하여 계산한 내용을 제출한 것인데, 앞에서 예항속력 약 1.5 노트로 풍파 속에서 받는 총 저항이 86.05톤(선체운동에 의한 동적하중은 제외)임에 비하여 아래 계산은 속력이 3노트인 경우에도 총 저항이 고작 14톤으로 계산되어 현실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값을 이용하여 예인항해의 안전성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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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리한 예인줄의 구성과 피 예인물의 총 저항 계산 등은 예인항해의 안정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들임에도 이를 소홀히 하여 예항검사를 부적절히 한 것은 예인줄 파단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며, 이 건 충돌사고의 직접원인의 일부를 제공하였다.
(충돌원인2. 예항검사 부적절. 직접원인의 일부)
(3) 항해권고 미준수 ([표.3])
예항검사증서상에는 안전예항을 위하여 준수해야 할 항해권고를 기재하였으므로 주 예인선장은 이를 철저히 준수하여야 하나 다음의 사항들을 준수하지 않았다
(가) 피항 이로 시 연락
항해 중 어떤 원인들에 의하여 예정항로로부터 벗어나 이로(이로. Deviation) 시에는 선박소유자나 예항검사자에게 통지토록 하였으나, 이 건 사고에서는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않아 이들로부터 육상의 관련기관이나 해상교통관제센터 등에 통보하여 인근의 선박들에게 조기경보를 주는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나) 주변 선박 및 관할 당국에 조기경고 불이행
더욱이 이와 관련하여 예인선단의 예항능력을 상실하고 압류될 때에는 모든 통신수단으로써 즉시 주변과 육상 등에 알려 그들이 사전 피항준비를 하도록 하여야 함이 기본적인 선원의 상무(Seamanship)이고 또 위의 IMO 안내지침에도 정하였으나,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않고 충돌 발생 약 1.5시간 전에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에서 호출하는 것조차도 응답을 하지 않는 등 주변에 상황을 알리는 데 태만히 하였다
피항을 위한 이로 시와 예항능력을 상실한 채 압류되는 비상상황에서 예항검사자와 선주들에게 알려 충돌예방조치 등 안전조치를 조기에 취하도록 하여야 함에도 이를 태만히 한 것은 이 건 충돌사고의 간접원인의 일부이다.
(충돌원인3. 예인선단 피항 시 외부와 연락 불이행. 간접원인의 일부)
(다) 기상파악과 피항시기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이 인천 출항 시 입수한 기상정보는 출항 약 12시간 후인 12월 7일 03시 현재 서해 중부 먼바다인 연안으로부터 20마일 떨어진 해상에서 풍랑주의보가 발효될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연안에서 불과 5마일 내외 거리에서 항해하는 자신의 예인선단의 항해에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출항하였다.
그러나 덕적군도 남단의 울도를 통과하면서 갑자기 차폐되지 않은 풍파가 먼바다로 부터 밀려와 예항능력이 저하되기 시작했는데 선장은 이때 당직을 마치고 취침을 시작한 때이며 당직항해사인 1등항해사는 그 후 풍파가 거세져 예항검사의 항해권고상 풍력등급 6이 초과되면 피항을 하여야 하므로 선장을 호출하여야 함에도 이를 별로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여 선장에게 일찍 알리지 않고 항해를 계속하다가 예항능력이 최악이 되어서야 알림으로써 선장으로 하여금 조기 피항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못하였다.
이로써 선장이 피항시기를 놓쳐 피항 시도를 실패하도록 하였다.
이는 예인선 선장이 당직항해사에 대한 지도감독 소홀일지언정 피항시기 상실에 대한 직접원인을 제공했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예인선단이 피항시기를 놓친 것은 분명하다. 다만, 먼바다와 앞바다를 구분 짓는 경계구조물도 없는 바다에서는 먼바다의 해상상태가 앞바다로 전이되는 데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것이어서 해상에서 이와 같은 갑작스러운 악천후의 조우는 드물지 않은 일이므로 선장이 취침도 하지 않고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악화에 대비하기 위하여 철야 항해당직 근무를 할 수는 없다.
먼 바다의 기상정보로써 앞바다의 기상을 예측함이 쉽지 않고, 차폐되지 않은 외해의 풍파에 갑자기 노출되어 예항능력이 격감된 데다 당직항해사가 취침중인 선장에게 이를 즉시 보고하지 않아 선장이 피항시기를 놓친 것은 선장의 직접적 직무소홀로 보기는 어려우나 피항적기를 지나 피항능력을 상실하도록 한 결과를 초래한 것은 틀림없으므로 피항시기의 지연은 이 건 충돌사고의 직접원인의 일부이다.(충돌원인4. 예인선단 피항시기 지연. 직접원인의 일부)
라) 예인줄의 강도와 파단원인
(1) 삼성T-5호의 예인줄의 강도
이 충돌사고 직전 삼성T-5호의 파단된 예인줄은 1995년에 제조·선적되어 삼성1호의 크레인용 러핑와이어(Luffing Wire)로 사용 후 선내에 보관되어 오다가 사고 약 5개월 전인 2007년 6월경에 교체한 것이며 제조자의 시험성적서와 사고 후 국과수의 파단하중시험 결과치 및 관련규정에서 요구되는 강도는 [표.3-2]와 같다.
[표.3-2] 삼성T-5호 파단 예인줄의 성능
제조자 시험성적 파단하중 : 217톤
안전하중 : 99톤
사고 후 국과수 실험 파단하중 : 182.2톤 (신품의 약 16% 감소)
부선의 구조 및 설비 등에 관한 기준에 의한 삼성 T-5호의 예인줄의 최소파단하중 : 136.9 톤.
파단된 예인줄에서 파단하중 실험을 위하여 채취한 견본 8가닥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실험결과 파단인장강도 평균치가 약 182.2톤으로 밝혀져 제조 이후 약 16%의 강도 감소가 있었다. 「부선의 구조 및 설비 등에 관한 기준」의 관련규정에 따라 위에서 밝힌 삼성T-5의 예항력 48.3톤을 사용하여 계산한 예인줄에 요구되는 최소파단하중(MLB. Minimum Breaking Load)을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예항력(BP)이 40 =< BP >= 90의 경우이므로,
최소 파단하중(MLB. Minimum Breaking Load) = (3.8 - BP/50) × BP = (3.8 - 48.3/50) × 48.3 = 136.9톤으로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실험치 182.2에 비하여 크게 낮으므로 파단된 예인줄의 성능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파단된 예인줄의 강도는 관련규정에서 정한 최소파단강도를 초과하므로 파단의 원인이 되지 않았다. 따라서 충돌의 원인과도 무관하다.
(충돌원인5. 예인줄 파단강도. 원인과 무관)
(2) 예인줄 파단 원인
삼성T-5호의 예인줄이 파단된 원인에 대하여는 몇 가지 추측이 가능하나 어느 경우이든 예인줄이 장력을 견디지 못하여 파단된 것은 틀림없고, 당시 상황에서 예인줄에 큰 힘이 걸리거나 기타 파단될 만한 이유들 중에는, ①예인줄의 방향은 정상적인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동적하중이 발생하였는데, 이를 예인줄이 감당하지 못한 경우 또는 ②예인줄이 삼성T-5의 선미 쵸우크나 가이드 바의 클리트에서 대각도로 꺾여서 과도한 굽힘하중이 작용하였는데 역시 굽힘파단강도를 초과한 경우, 그리고 ③기타·선체의 장해물에 걸려 손상을 입은 경우 등이 있다.
이 세가지중 우선 ①의 경우를 검토한다.
(가) 동적하중의 작용으로 파단인장강도 초과
파단된 예인줄에 대한 국과수의 파단인장강도 실험결과 평균치는 182.2톤, 사고 당시의 기상에서 정적하중의 총저항은 86.05톤이므로 이 경우의 동적하중은 이 값의 차이인 96.15톤 보다 커야 예인줄이 파단된다.
당시 예인선과 피예인부선이 파랑 상에서 움직일 때 이들을 연결하는 예인줄에 무려 약 96톤을 초과하는 큰 힘이 순간적으로 가해질 수 있는 힘은 동적하중 밖에 없다.
한편 앞에서 계산한 바와 같이 예인줄에 걸리는 정적하중인 총 저항에는 마찰저항, 조파저항과 공기저항 및 파도에 의한 부가저항 밖에 없는데, 이 값들 중에 풍압인 공기저항이 약 72톤으로 제일 크고 그 외에는 10톤을 넘는 값이 없었다. 그러나 공기저항은 기체인 공기의 성질상 예인줄에 동적하중의 형태로 순간적으로 크게 작용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삼성T-5호의 예인줄에 작용할 수 있는 마지막 남은 하중은 삼성1호와(또는) 삼성T-5호의 중량 그 자체나 선체운동의 관성력인 동하중밖에 없는데, 삼성1호의 배수톤수는 무려 약 16,000 여 톤이다.
이상을 보면 예인줄 강도의 여유 96톤을 초과하는 큰 힘의 동적하중은 바로 삼성T-5호와 삼성1호 선체자체의 파랑 상에서의 운동에서 발생하는 힘 외에는 당시 상황에서 존재할 수 없고, 그 중에서도 양 선박의 파랑 상 운동주기가 순간적으로 어긋날 때 가장 큰 동적하중을 만들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상가능하다. 당시 삼성T-5호의 선미와 삼성1호가 하나의 예인줄로 연결된 상태에서 양 선박의 선체운동 주기가 어긋나 이렇게 큰 힘이 예인줄의 방향과 같은 방향인 수평장력으로 가해질 수 있는 힘은 양선박의 선수방향이 비슷하므로 종요(종요. Pitching)중 발생하는 힘 밖에 없다.
한편, 예인선열이 강한 풍파 속에서 항해중에는 예인선과 피예인선의 불규칙한 운동에 의하여 예인줄의 동장력증폭(동장력증폭. Dynamic tension amplification)이 증가하여 이것이 과대하면 음(음)의 동장력(예인줄이 오그라드는 방향의 힘)이 예인줄의 양(양)의 정장력(정장력. Static tension)을 초과할 수 있고, 따라서 전체장력(Tatal tension)은 0 또는 음이 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예인줄이 처짐(Catenery, Slack) 상태에 놓이게 되고 이어서 빠른 속도로 양의 큰 장력 상태로 바뀌는 스내핑(Snapping) 현상은 예인줄이 파단 또는 피로수명이 단축되며 이 사고에서도 이 스내핑 현상에 의하여 예인줄이 절단된 것으로 판단된다.
예인줄의 이러한 Slack-and-Snapping(이완 후 급격한 긴장)현상에 의하여 예인줄에 미치는 동장력은 먼저 이론적 수학모델을 설정하고 수치해석을 통하여 극단장력(Extreme tensions)을 구하는 정밀계산이 바람직하나 본 심판에서는 여러 가지 제약과 개연성의 확인만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약산법을 적용하여 정량적 검토에 갈음한다.
여기에서 동적하중을 DL이라고 하면 이는 삼성1호와 삼성T-5호의 동적하중의 합이 되므로 각선의 동적하중을 각각 DLS1, DLT5라고 하면, 삼성1호의 동적하중은 최초로 슈미트 브라켓을 통하여 예인줄에 전달될 것이므로 이 부분의 운동에 의하여 예인줄에 걸리는 힘을 DLS1이라 하면,
DLS1 = m (삼성1호의 질량) × ap(슈미트 브라켓 운동의 예인줄 방향 직전가속도). = 4,612 (톤)
이며 이의 수평분력은 239.8 톤이다.
같은 방법으로 삼성T-5호의 종요로 예인윈치 드럼에 걸리는 동적하중 DLT5는,
DLT5 = m (삼성1호의 질량) × ap(삼성1호 윈치드럼운동의 예인줄 방향 직선가속도 = 207.2 (톤) 이고, 이의 수평분력은 14.3 톤이다.
그러므로 양 선박 측에서 잡아당기는 동적하중의 합력은,
DL = DLS1 + DLT5 = 239.8 + 14.3 = 254.1 톤
앞서 계산한 바와 같이,
사고당시 동적하중 한계치 = 182.2(국과수 실험치 최대인장강도) - 86.05(총저항)
= 96.15톤이었는데, 동하중 254.1톤은 이를 크게 초과한다.
삼성1호와 삼성T-5호가 각각 약 3도와 3.9도만 종요하면서 종요주기가 반대로 되면 예인줄에 약 254톤의 동적하중이 순간적으로 추가된다.
정적하중은 제외하고 이 동적하중 자체만으로도 앞에서 규정에 따라 계산된 최소 파단하중(MLB) 136.9톤보다도 커서 이 값이 고스란히 그대로 예인줄에 전달되면 파단될 수 있다.
단, 예인줄은 통상 중앙이 수면 하 깊게 늘어진 현수상태로 있어 이렇게 큰 동적하중이 짧은 시간에 작용하더라도 곡선형태의 현수부가 직전 형태로 펴지는데 소용되는 시간에 걸쳐 하중이 분산되므로 이렇게 큰 동적하중이 걸렸다고 해서 곧 파단되는 것은 아니다.
즉, 예인줄 파단 시는 삼성1호의 충돌을 막기 위하여 삼성T-5호가 최대출력으로 급증속하여 예인줄의 현수부가 직선에 가까운 상태가 된 시점에 동적하중이 걸려 하중의 작용시간이 분산되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모두 작용하여 파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나) ②의 경우는 ①의 경우보다 가능성이나 타당성이 희박하다.
왜냐하면, 쵸우크나 가이드 바에 걸리는 강한 마찰 때문에 파단되었다면 파단부가 삼성T-5호의 선미 후방 약 60m의 부분이라는 사실과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당시 두 척의 예인선간 횡방향 거리가 멀지 않아 쵸우크나 가이드 바에 걸려 꺾일 정도로 그렇게 큰 각도로 벌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쵸우크나 가이드 바의 내측면에서 보이는 정도의 마찰흔은 통상 갑판상의 많은 폐어리더(Fairleader)나 비트(Bitt), 볼라드(Bollard)에서도 흔히 보이는 것이다.
단, 어떤 이유에서건 이들을 통과할 때 강한 굽힘장력이 걸려 파단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큰 힘은 동적하중인 것임은 변함없다.
(다) ③에 관하여는 삼성T-5의 예인줄이 삼호T-3호의 좌현 선미 수선부근의 선체외판에 걸려 마찰로 손상되었다거나 추진기에 부딪쳐 파단되었다는 일부 주장도 있으나, 삼호T-3호의 마찰된 선체부분이 예인줄에 하등의 손상을 줄 수 없는 완만한 곡면형 선미외판이고 추진기는 원통형 보호관(Duct)속에 있어 이 가능성도 역시 배제된다.
예인줄 파단의 원인은 파랑상에서 선체에 미치는 동적하중이 예인줄의 파단강도를 초과하여 짧은 시간에 예인줄에 작용한 때문이며, 소정의 강도를 유지한 예인줄의 강도와는 무관하다. 예항승인점검표상 예인줄의 구성(길이가 아닌 재질의 조합 등)을 따르지 않은 것도 파단의 원인이다.
(충돌원인6. 예인줄 파단원인. 직접원인의 일부.)
그러므로, 삼성T-5호의 예인줄은 최대파단하중을 초과한 동적하중에 의하여 절단된 것이므로 예인줄이 규정이하의 강도인 재질불량으로 파단된 것은 아니다. 다만, 거대한 동적하중이 작용하더라도 예인줄의 현수부가 길거나 예인줄 자체의 길이가 길면 앞서 지적한대로 하중의 작용시간과 길이가 분산되어 파단까지 이르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다면 예인줄에 충격흡수를 위하여 스프링 역할이 가능한 P.P재질의 스트레쳐를 혼합하여 연결시키거나 길이를 길게 내주어 장력의 작용시간의 지연이 가능한 예항승인점검표에 기재된 원안대로([그림.12], [그림.13]) 예인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 예인줄 파단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예인줄이 너무 길면 오히려 선박조종에는 불리하게 되므로, 예항승인점검표상의 예인줄 구성에 따르고 대신 너무 길어져 선박조종이 어려워지는 것을 보완하기 위하여 예인줄을 줄이고 예인선을 증가하여 예항력을 강화시켜주었어야 했다.
(3) 예인줄의 파단과 충돌의 관계
삼성T-5호의 예인줄이 절단된 사고 일 06시 52분경의 삼성1호의 위치는 허베이 스피리트와의 최근접거리(DCPA) 약 0.3마일을 통과 직후인 약 0.4마일 정도의 거리에 있었으므로 파단되지 않았다면 충돌이 안 일어나는 상황이었다.
최근접점을 지났으므로 그대로 진행하면 충돌의 위험이 완전히 해소될 수 있는 상황에서 예인줄이 절단되었고 삼성1호가 풍하 측으로 밀리며 거꾸로 다시 되돌아와 충돌한 것이다.
예인줄의 파단은 이 충돌사고 발생의 직접원인의 일부이다.
(충돌원인7. 예인줄 파단. 직접원인의 일부)
라) 비상투묘
이 충돌 발생 직전 삼성1호에서 비상투묘를 하였으나 효과가 없이 충돌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비상투묘를 조기에 하지 않은 이유가 파주력이 작아 효과가 없기 때문인지 아니면 조기에 비상투묘를 하였다면 충돌을 예방할 수 있었는지 여부를 밝혀야 하고, 현실적으로 악천후 속에서 비상투묘가 가능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1) 삼성1호의 파주력이 외력을 견디고 정박이 가능한지 여부
삼성1호가 선체표류를 막으려고 최대의 파주력을 얻기 위하여 총 15절의 닻줄 중 예비용으로 2절 정도를 남기고 13절을 투하할 경우 발생되는 파주력을 계산한다.
Wa(닻 중량) = 19.7 톤.
Wal(닻의 수중중량) = 닻 중량 - (해수비중 × 닻 중량/닻 비중)
= 19.7 - (1.025 × 19.7/7.8) = 17.1 톤
Wc(닻줄 1m의 중량) = 0.206 톤 (닻 줄 총중량 = 84.975 톤)
Wc1(닻줄 1m의 수중중량) = 0.206 - (1.025 × 0.206/7.8) = 0.179 톤
닻 줄 1절의 길이 = 27.5m
h = 64m(수심) + 2m (닻줄 출입구(Hawser Pipe)의 수면상 높이)= 66 m
H : 닻줄에 미치는 장력의 수평방향 분력
사고 당시 기상상태 하에서 닻줄의 현수부(현수부. Catenary) 길이를 Lc라 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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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중인 삼성1호의 총저항은 앞서 예항능력 보유여부 분석 시 「부선의 구조 및 설비 등에 관한 기준」 에 의거 계산한 바와 같이 Rf(마찰저항), Rw(조파저항)과 Ra(공기저항) 및 파랑에 의한 부가저항의 합이나, 닻 정박한 상태에서의 외력 H는 풍압력(Ra.공기저항), 유압력(Rc), 표류력(Rd. Drifting)의 합이므로 H = Ra + Rc + Rd이다.
삼성1호가 닻 투묘 후 선수를 풍상측을 향하고 있는 일반적 상태로 하고, 최대의 악조건으로 하기 위하여 당시의 풍압에 조류는 남서향 약 2노트를 받는 것으로 한다.
여기에서는 삼성1호의 파주력의 정화한 값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외력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는지 개연성의 여부 확인이 목적이므로 고도의 정밀계산은 하지 아니한다.
앞서 삼성1호의 총저항 계산 시와 동일한 공식을 적용하면,
Ra= 1.95 × 10-5 × Cs × CH × A3 × (Vw + V)2 = 66.6 톤 ----- ③
단, Cs = 1.5 (동 규칙 별표3에 의한 바람에 면한 선체표면형상계수)
CH = 약 1.3 (동 규칙 별표3에 의한 바람에 면한 면적중심의 수면상 높이)
A3 = 1,285 (바람에 노출된 수선상부의 전체 횡단면적. 크레인각도 약 40도시
실제 풍압면적은 2,000(전면.KR계산) × sin40˚ = 2000 × 0.6428 = 1,285㎡
Vw = 36.93 (=약 19m/s. 풍속. 항해구역에 따라 규칙 상 연해구역 값. 노트)
V = 0 (투묘 상태)
앞서 전제한 조건대로 최강의 외력에서도 닻의 파주력이 견딜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하여 정횡방향의 최대치로 유압력 Rc를 계산하여 이를 닻줄의 수평분력 그대로 사용한다. 이 값 역시 삼성1호의 투묘효과에 관한 판단을 위한 것이며, 예인선단 측의 해양사고관련자들이 강한 외력으로 투묘효과가 없었다고 주장하므로, 가급적 최대의 외력을 보기 위하여 정횡방향에서 받는 유압력이 그대로 닻줄에 미치는 것으로 단순화시켜 계산해본다.
Rc = 1/2 × pw × Cw × A × V2
= 1/2 × 0.1046 × 1.2 × 353.8 × 1 = 22.2톤
pw : 해수밀도 (0.1046 톤·sec²· TAGIMG26) Cw : 유압계수(약 1.2)
A : 유압면적(길이 × 평균흘수 = 105.6 × 3.35 = 353.8㎡)
V : 유속 (약 1m/s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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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력은 닻 정박시 파랑이 오는 쪽으로 선체가 향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Rd = 1/2 × pw × g × ζ2a × R2 × A × sin²α = 10.7
단, pw : 해수밀도 = 0.1046톤 × sec²· TAGIMG30
g : 중력가속도 = 9.8 m/sec²
ζa : 파의 진폭(wave amplitude)(Hw(파고) × 1/2 = 2 )
R : 표류력계수 = 0.34 ([표.3-3] 계산과정참조)
A : 정면에서 받으므로 선폭(45m)
α : 파의 입사각
그러므로 외력(수평방향)의 합 H = Ra + Rc + Rd = 66.6 + 22.2 + 10.7 = 99.5 톤
앞서 1.5노트로 항해중일 때의 총 저항이 약 86.05톤인 반면에 투묘 정박상태에서의 외력이 99.5톤으로 더 크게 나온 것은 앞서의 가정과 같이 유압을 최대치로 했기 때문이다.
이 값으로 당시 상황에서의 닻줄 현수부의 길이 Lc를 구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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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만일 삼성1호가 총 15절의 닻줄 중 2절을 예비로 남기고 13절을 내어 닻 정박을 한다면 약 10.1절(약 278m)은 현수부를 구성하고 나머지인 (27.5m/절 × 13절) - 278절 = 79.5 m(약 2.9절)가 파주력을 형성한다.
이로써 닻과 닻줄의 파주력을 각각 Pa, Pc라하고 총 파주력 P를 구하면,
P = Pa + Pc = Wa × λa + Wc × λc × Lp
= 17.1 × 3.5 + 0.179 × 1 × 79.5 = 59.9 + 14.2 = 74.1톤
단, Wa : 닻의 수중 중량, λa :닻의 파주계수
Wc : 닻줄 1m의 수중 중량, λc : 닻줄의 파주계수
Lp : 파주력형성 닻줄길이.
즉,
외력의 합계(풍압, 표류력, 유압력) 99.5톤 > 닻 13절 투하시 파주력 74.1톤
이 되므로 닻줄 13절까지 닻을 내려 약 2.9절만 파주력이 되면 약 25.4톤의 파주력이 부족하다. 그러나 두 척의 예인선의 예인력의 합 약 86.06톤으로 함께 끌어준다면 아직 86.05 - 25.4 = 60.65톤의 예인력의 여력이 남아 있으므로 문제없이 정박 가능함을 알 수 있다. 앞서 설명과 같이 이 계산은 삼성1호의 투묘 시 외력과 파주력과의 대소 관계를 비교하여 투묘효과 여부만을 판단하기 위함이므로 설혹 그 계산 값에 어느 정도의 오차가 포함되어 있다 하여도 대소의 구별만은 가능할 것이므로 이를 사용한 개연성의 판단은 신뢰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삼성1호의 닻을 비상투하 하여도 파주력이 약해 표류예방의 효과가 없을 것이므로 투하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인정할 수 없으며, 예인선단이 예항능력을 잃고 표류할 때 조기에 삼성1호의 닻을 투하하였다면 충돌에 이르지 않을 수 있었다.
(2) 현실적 투묘가능성 여부
삼성T-5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사고 일 06시 52분경 예인줄이 절단된 뒤 삼성1호 선두 해양사고관련자 3에게 06시 54분에 연락하여 비상조치를 요청했고, 해양사고관련자 3의 지시를 받은 갑판장 심판외 6은 선원 2명과 함께 즉시 선미갑판으로 나가 투묘 준비를 하여 07시 00분경 투묘를 하였으며, 07시 06분 충돌발생 시에는 닻줄이 5.5절까지 풀려나갔다.
이와 같이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의 최초 비상조치 요청을 받은 해양사고관련자 3이 갑판장에게 투묘준비를 지시한 시점이 06시 54분이므로 갑판장의 투하시점 07시 00분경까지는 불과 6분 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당시 평균 건현 약 3.65미터(평균흘수 약 3.35미터) 내외의 난간조차 없는 부선 삼성1호에서 파고 약 4미터의 해상상태 때문에 선원들이 투묘준비를 위하여 그렇게 쉽게 갑판으로 나갈 수 없을 것으로 어느 정도의 어려움은 인정되나, 예인줄 파단이라는 긴급상황이라지만 불과 6분여 만에 투묘가 가능했고 그 후로도 07시 6분까지 5.5절을 풀어주고, 최종적으로 15절 중 12절까지 낼 수 있었다는 것은 예인줄이 파단되기 전이라도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의 의도만 있었다면 별로 큰 어려움 없이 조기 투묘가 가능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1호의 닻이 예인줄이 파단되기 이전에 조기에 비상투하되지 아니한 이유는 당시 대형 기중기 부선이 초대형 유조선 쪽으로 표류하는 상황의 위험성을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였거나, 예인능력을 상실한 예인선단을 지휘하는 데에만 여념이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3) 비상투묘 불이행에 이어 풍상측 피항의 위험성 간과
또한 피항을 포기한 시점에서도 굳이 원침로 복귀를 시도하여 위험하게 허베이 스피리트의 풍상 측으로 진행하려 할 것이 아니라 그대로 떠밀려 가서 풍하 측으로 통과하면 허베이 스피리트의 우현 측인 풍하 측에서 주변의 타 정박선들과도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피항이 가능했는데 굳이 허베이 스피리트의 풍상 측으로 변침한 것도 피항포기 시점에서 비상투묘를 하지 않은 것과 함께 중요한 판단을 잘못한 것이다. 이 점은 1995년 발생한 씨 프린스호 좌초사건에서 당시 이 선박의 선장이 편각이 크더라도 그대로 항해하여야 하나 굳이 작도 인근에 이르러 엄청난 태풍의 풍파를 받으면서 풍상 측인 작도 동쪽으로 좌현 대각도 변침하여 작도로 떠 밀려간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삼성1호의 닻을 조기에 비상투묘하지 않고 허베이스피리트의 풍상측으로 통과한 것은 이 건 충돌사고의 직접원인의 일부이다.
(충돌원인8. 예인선단 조기 비상 투묘 불이행. 직접원인의 일부)
마) 경계(Look out)
예인선 삼성T-5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은 예인선단의 예항력이 심각하게 저하되어 피항을 위하여 회항할 것을 사고 일 04시경 결정하였고 실질적으로 피항침로로 변경하기 시작한 것은 04시 44분경이다. 이때부터 예인선단의 항적은 선박조종자의 의도와는 전혀 다르게 움직이고 있었고 그곳에서 남쪽으로 2마일 이내에 위험물을 적재한 초대형 선박 허베이 스피리트 등 대형선박 약 3척이 닻 정박하고 있는 것을 육안으로 쉽게 알 수 있었다.
예인선단이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표류하여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임에도 삼성T-5호 및 삼호T-3호는 인근의 선박들에게 이 위험을 알리지 않았고, 심지어는 같은 날 05시 23분경 대산항 해상교통관제센터의 VHF호출도 응답하지 않는 등 주변에 대한 실질적인 경계를 하지 않아 허베이 스피리트로 하여금 조기에 피항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았다. 예인선들이 예항이 어려운 지경이라 삼성1호를 예인하는 데에만 몰두하여 이를 소홀히 할 수도 있었다는 정황은 이해되나 그것만으로 충돌의 책임으로부터 면제되지 않음은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 제2조(a)항에 정한 바와 같다.
그러므로 예인선들의 행위는 경계태만에 해당된다.
예인선단의 경계태만은 충돌사고를 발생시킨 직접원인의 일부가 되었다.
(충돌원인9. 예인선단의 경계태만. 직접원인의 일부)
3) 허베이 스피리트의 원인기여요소 검토
충돌에 직·간접적으로 작용한 원인요소들을 분석·판단하기 위하여 이 선박의 정박지 선정의 적정성, 정박당직자의 근무상태, 정박중 주기관 준비상태, 선장의 피항조종의 적절성 등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가) 정박지 선정의 적정성 여부
사고당시 허베이 스피리트가 정박한 장소는 태안군 원북면 신도타서 등대로부터 255도 방향, 악 4.8마일 해상인 북위 36도 52분 29초·동경126도 03분 14.5초 위치이다. 이곳은 일견 자연조건만 본다면 평온한 기상상태 하에서는 흘수 약 20미터 길이 323.8미터인 초대형선의 정박지로 조류가 강하고 수심이 약간 깊은 것을 제외하고는 이상적인 곳은 못되더라도 특별한 결함은 없는 곳이다. 그러나 이곳은 가대암-흑도 통항분리수역 북동방 약 7마일 해상으로, 통항분리수역(TSS. Traffic Separation Scheme)의 북쪽 출입구와 인천항, 대산항 또는 평택항 출입항로의 연결선상에 위치하여 연안통항선들과의 충돌위험이 있는 곳이다. 또한 이곳은 차폐물이 없는 너른 바다이고 투묘위치가 수심 64미터의 매우 깊은 곳인데다 해저의 저질이 파주력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모래이며 최강조류가 3노트 이상으로 흐르는 곳이므로 기상악화 시에는 주묘될 위험이 높은 곳이므로, 이와 같은 장소에 정박하는 경우 정박중에 발생할 수 있는 충돌이나 주묘될 위험에 대비하여 정박당직을 항해당직제체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
허베이 스피리트가 정박한 장소는 충돌이나 주묘 등의 위험이 높은 곳임은 분명하나 이 사건의 경우 예인선단이 심각한 조종제한 상태에서 정박중인 허베이 스피리트 쪽으로 떠밀려와 발생한 것이고 허베이 스피리트가 주기관을 사용준비 상태로 유지하고 정박당직을 태만히 하지 아니하였다면 충돌을 피할 수 있었으므로 단지 충돌이나 주묘의 위험이 높은 곳을 정박지로 선정한 것 자체는 이 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 정박당직
선장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 정박중에도 항해당직체제를 계속 유지하여야 한다. 정박중 항해당직을 담당하는 해기사는 적절한 경계를 유지하고 기상과 조류상태 및 해면상태를 관찰하여아 한다. (STCW Code PART A Chapter8)
정박중 기기와 인력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여야 하고, 당직의 강도는 당시의 상황에 적합하여야 하며 선박의 안전과 보안에 각별히 유의하여야 한다. 선장은 주기관, 조타기 및 갑판기기의 사용준비 정도를 기관장에게 알려야 한다. 정박중 적절한 경계가 유지되어야 하고 접근하는 통항선박의 동태를 주의깊게 살펴야 하며 만약 충돌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거나 다른 선박의 의도가 의심스러울 때에는 즉시 기적이나 발광신호나 또는 VHF등의 수단으로 연락을 취하여야 한다. (ISM 규정에 의한 FLEET OPERATING MANUAL)
이 건 사고당시의 정박지 사정이나 기상악화가 예보된 상황들을 종합해 보면 허베이 스피리트 선장은 정박중 기기와 인력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항해당직을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었으나 당직을 항해당직체제에서 정박당직체제로 전환함으로써 1등항해사가 당직업무를 태만히 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였다.
허베이 스피리트 1등항해사가 정박당직근무를 제대로 수행하였다면 예인선단이 기상이 악화되기 시작한 04시경부터 약 3마일 거리에서 충돌의 위험을 안고 허베이 스피리트 쪽으로 접근해 왔으므로 이때부터 예인선단의 동정을 인지할 수 있었을 것이고, 예인선의 항해등 색깔, 등화가 비춰지는 모습, 등화가 비추는 방향변화를 살피고 ARPA레이더 관측을 정상적으로 하였다면 예인선이 피항을 시도한 04시 40분경부터 예인방향을 남쪽에서 북쪽으로 변경하였으나 부선은 동쪽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05시 30분경부터 예인선이 피항을 포기하고 예인방향을 북쪽에서 서쪽으로 변경하였으나 부선은 남쪽으로 진행하면서 허베이 스피리트 쪽으로 재차 접근하기 시작한 상황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1등항해사가 당직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였더라면 최소한 예인선단과 허베이 스피리트와의 거리가 약 1.5마일 정도 되고 충돌 약 1시간 37분 전인 05시 30분경에는 예인선단의 항해가 비정상 상태이고 허베이 스피리트와의 충돌 위험마저 있는 상황을 인지하였을 것이므로 예인선단을 계속 호출하여 상황을 확인하는 한편 즉시 이와 같은 상황을 선장에게 보고하였더라면 선장은 상대 예인선단이 거리는 멀지 않으나 접근 속력이 아주 느려 약 1.5노트 정도에 불과하므로 여유 있는 시기에 닻줄을 감고 주기관을 사용하여 충돌의 위험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허베이 스피리트 측은 책임 있는 당직사관에 의한 야간 정박당직이 수행되지 않아, 심야에 삼성1호에 눈부실 정도로 밝은 작업등을 밝힌 채 길이 무려 730여미터에 달하는 이 예인선단이 지그재그 항적을 보이며 진행방향과 약 90의 편각으로 표류해 불과 0.7마일 앞에 다가올 때까지 심각한 충돌의 위험을 인지하지 못했다.
허베이 스피리트 측이 해양사고의 위험이 우려되는 차폐되지 아니한 장소에서 정박하면서 당직을 항해당직체제로 유지하지 아니하였고, 정박당직조차 책임있는 당직사관(Officer in charge)에 의하여 수행되지 않은 것은 이 건 충돌사고의 원인을 직접적으로 상당부분 제공하였다.
(충돌원인10. 허베이 스피리트의 당직체제 부적절 및 당직불이행. 직접원인의 상당부분)
다) 정박중 주기관 준비상태
차폐되지 아니한 정박지에서는 기관장은 항해중일 때와 동일한 기관당직을 유지할 것인지의 여부를 선장과 협의하여야 한다. 선박이 차폐되지 않은 외항 정박지에 정박하고 있을 때에는 기관당직사관은 작동중 및 대기중인 모든 기계에 대하여 주기적인 점검이 이루어지고 주기와 보조기계를 선교의 명령에 따라 준비상태로 유지하여야 한다. (STCW Code PART A ChapterⅧ).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주기관을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정비작업을 하여서는 아니된다(운항지침서, FLEET OPERATING MANUAL).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사고당시 허베이 스피리트가 정박한 장소는 통항선박들과의 충돌위험이 있고 차폐물이 없는데다 해저의 저질이 파주력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모래이며 최강조류가 3노트 이상으로 조류마저 강한 곳이기 때문에 기상이 악화되면 닻이 끌릴 수도 있는 위험이 있는 장소이므로, 이 선박의 선장과 기관장은 정박당시 STCW 협약의 취지, 이 선박의 운항지침서(FLEET OPERATING MANUAL) 및 선원의 상무에 따라 당연히 주기관을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준비상태로 유지하였어야 했다. 그러나 이 선박은 정박중 주기관을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두지 않고 3~4시간이 소요되는 주기관 배기밸브 교환작업을 하였으며, 작업 후에도 작업을 위해 잠가둔 제3번기통 냉각청수밸브를 열지 아니한 채 방치함으로써 충돌의 위험이 급박한 상황에서 주기관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이와 같이 이 선박은 주기관 정비불량에 따른 제3번기통 냉각청수 고온현상으로 충돌의 위험이 가장 급박한 순간인 7일 06시 58분부터 07시 04분 30초까지 6분 30초동안 주기관이 극미속 이하의 속력으로만 운전이 가능한 상태, 즉 운전불능상태에 놓이게 되어 반속후진이나 전속후진으로 충돌을 피할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
허베이 스피리트 측에서는 06시 58분 자동감속되었지만 07시 01분 자동감속의 원인이 제거되어 주기관이 완전히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원상회복되었다고 주장하나, 이 선박의 주기관은 선교 조종 중 자동감속이 발생하는 경우 우선 감속의 원인을 찾아 제거한 다음 반드시 선교에서 텔레그래프를 극미속보다 낮은 상태로 일단 한번은 내려야만 리셋이 가능하다(NABCO매뉴얼 “Reset of automatic emergency slow down”). 따라서 07시 01분 기관실에서 제3번기통의 냉각수 밸브를 열어 자동감속의 원인을 제거하였다고 하더라도 07시 04분 30초 극미속 후진을 할 때까지는 리셋이 되지 않은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므로 06시 58분부터 극미속 후진을 한 07시 04분 30초까지 최소한 6분 30초간은 주기관 조종불능상태에 있었다고 본다.
사고당시 허베이 스피리트가 주기관 사용준비를 태만히 함으로써 충돌을 피해야 할 급박한 시기에 조종불능상태가 된 것은 이 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
(충돌원인11. 주기관 사용준비 태만으로 인한 조종불능상태는 직접원인의 상당부분)
라) 선장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동작(피항동작)
이 충돌사고는 사고 일 07시 06분에 발생하였고 허베이 스피리트 선장이 1등항해사의 보고를 받고 선교에 오른 시각은 정확히 충돌사고 1시간 전인 06시 06분경이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닻줄 8절을 물속에 드리운 상태에서 감으면 선체가 앞으로 끌려가므로 전방에서 다가오는 예인선단과 너무 가까워져 위험하다는 이유 때문에 닻을 감아 이동하지 아니하였고 예인선단과 해상교통관제센터로부터 닻을 감아 이동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을 받고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채 닻줄을 100미터 정도 더 풀어 주면서 주기관을 극미속 후진으로만 계속 사용하였다. 이 선박이 사고당일 06시 17분에 처음 주기관 사용 후 충돌시각인 07시 06분경까지 49분 동안에 충돌회피를 위하여 주기관 후진을 실질적으로 사용한 시간의 합계는 모두 약 20분간이고 이 시간 증 미속후진 1분, 반속후진 0.5분을 제외한 나머지 18분 30초는 극미속 후진이 전부이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이 취한 피항방법이 적절했는지에 관하여 살펴본다.
먼저 당시 선장이 닻줄을 감고 이동할 수 있었는지에 대하여 살펴본다.
8절의 닻줄이 물속에 드리워져 있었지만 강한 풍파로 현수부가 길게 형성되어 있었을 것이므로 당시 수중에 있는 닻줄의 상태를 먼저 알아보기 위하여 현수부를 먼저 계산한다.
[그림.3-2]는 우선 닻을 감을 때 외력이 미약하여 외력에 의한 현수부가 별도로 형성되지 않는다고 하여도 당시 수심과 건현에서 닻을 감을 때 닻 날개(Head, Palm)가 해저에서 막 나와 파주력이 0이 되는 시점에서 나간 닻줄의 최소한의 길이를 구하기 위해 제시한 것이며 그 길이는 다음과 같이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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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2] 허베이 스피리트의 정박지 수심과 선체구조상 외력이 약한 상태에서 닻을 감을 때 닻의 날개(Head. Palm)가 해저 위로 올라와 파주력이 0에 되는 시점에서 닻줄의 길이는 약85미터 (약 3절)가 된다. 사고 당시는 강한 풍파를 받아 닻줄의 현수부가 길게 형성되었을 것이므로 해저 상부에 떠있는 닻줄의 길이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다.
상갑판에서 해저까지의 높이를 H m라 하면,
H = 수심 + 선수부 건현 = 64 + 8.92 = 72.92 m
닻날개와 기둥(Shank)의 각도 = 약 55도
닻 기둥의 길이 : Ls = 3.96m 이므로
닻의 머리가 해저에서 나오는 시점에서의 닻줄의 길이를 Lc m라 하면
갑판에서 닻의 기둥하단까지 거리 L = Lc + Ls (m)이므로
H = L × Sin55˚ = L × 0.8195 = (Lc + Ls) × 0.8195 = (Lc + 3.96) × 0.8195.
여기서 좌변에 H= 72.92를 대입하면,
72.92 = (Lc + 3,96) × 0.8195
그러므로 Lc = (72.92 / 0.8195 ) - 3.96 = 약 85 m.
이 계산에 의하면, 미약한 외력을 받는 상태에서 닻의 머리가 해저에서 나와 파주력이 0이 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닻줄의 길이는 약 85m로 이는 약 3절이다.
그런데 당시 풍력이 초속 15-18미터로 보퍼트 풍력계급 6-7정도의 강한 북서-북풍이 불고 높이 4미터 내외의 파도가 일었으므로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체가 받는 외력은 상당히 컸을 것이며 닻줄에 평행하게 걸리는 힘이 상당한 길이의 현수부를 형성하였을 것이므로 이를 구체적으로 계산해 볼 필요도 없이 최소한 2절의 현수부는 추가로 만들었을 것이다. (앞에서 동일한 기상조건으로 계산한 대형 기중기 부선 삼성1호의 닻줄의 현수부는 무려 약 214 m (약 7.8절)이었다. 단, 닻줄의 제원이 상이하여 파주력도 다르다)
그렇다면 최소한 5절의 닻줄이 해저에서 나와 있었을 것이므로 이 선박에서 장력을 받으며 닻줄을 감아올려야하는 길이는 불과 최초 정박 시 내어 준 길이 9절에서 장력이 없는 현수부 약 5절을 감한 불과 4절미만 뿐이고, 따라서 약 12분 (4절 × 3분(1절 감는 소요시간)) 간만 감으면 조종목적상 의도적으로 닻을 끄는 것이 가능하며 당시 풍파로 인한 장력을 감안해도 20분이면 닻과 닻줄의 파주력은 모두 0이 된다. 즉, 허베이 스피리트는 약 20분 동안에 4절미만의 닻줄만을 감아 들이면 닻의 파주력이 0이 되므로 이때부터 아무런 무리 없이 닻을 끌면서 주기관을 강하게 후진해도 충분히 피항이 가능했다. 설사 4절미만의 닻줄을 감을 때 파주력으로 인해 선체가 전방으로 이동하여 예인선단에 접근되어 위험하다해도 선장이 조타실로 올라가 위험을 인지하였을 때 양 선박간의 거리는 0.7마일정도 예인선단의 접근속력 1~1.5노트 정도로 아주 느려 30분 정도의 여유시간이 있었으므로 허베이 스피리트가 불과 100여 미터만 앞으로 간 후 신속히 강력한 후진기관을 사용하여 계속 피했다면 아무런 문제없이 충분히 피항이 가능했다.
이는 해저 저질이 개펄이 아니라 파주계수가 낮은 모래이므로 가능하다.
더욱이 이 선박이 당시 놓은 닻은 우현이므로 이와 같이 우현 딘을 감으면서 주기관전진에 극우전타를 활용하면 선체는 우현 측으로 급속히 선회하면서 전진하므로 선수방향에서 좌현 측으로 접근하는 예인선단을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
이처럼 닻을 감아 피항할 수 있는지 여부를 이론적 분석에 의하지 않아도, 당시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체운동은 이미 그렇게 되고 있었음이 여타 증거로도 입증된다.
다음은 주기관을 사용하여 닻을 끌면서 피항할 수 있었는지에 대하여 살펴본다.
급속한 선회가 필요 할 때 주기관과 타를 사용하면서 함께 닻을 끄는 것(주묘, Dragging Anchor)은 대단히 유용한 선박조종술로 선장이나 도전사들이 비좁은 항내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선박의 닻과 닻줄의 무게, 해저상태, 수심, 외력(조류 1.5노트 정도) 등을 토대로 먼저 닻줄을 9절(9 shackles on deck)을 신출한 상태에서의 파주력은 계산상 대략 108톤이고, 주기관의 전속후진 추력이 134톤[표.6] 정도이므로 주기관을 사용하여 닻줄을 감아들이지 않고도 즉시 닻을 끌고 이동하면서 충분히 충돌의 위험을 피할 수 있고, 닻줄을 13절까지 신출한 상태에서는 파주력이 전속후진시의 추력과 비슷한 134톤 정도이나 파도와 바람 등의 외력과 함께 주기관 사용에 따른 선체의 전후 진동에 의한 가속도를 감안하면 이 경우에도 주기관을 사용하여 닻을 끌고 이동하면서 충돌의 위험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이 선박의 투묘시 위치와 사고당시의 위치를 비교해 보면 이 선박은 닻줄을 내어주면서 극미속 후진만을 계속 반복적으로 사용했음에도 100미터 이상 주묘되었음을 알 수 있고 이는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2가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에게 허베이 스피리트의 닻이 끌리고 있다고 VHF로 알릴 때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이 이를 알고 있다고 응답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나아가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사고당시 닻줄을 100미터정도 신출하여 준 것으로 정박선으로서의 충돌의 위험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였다고 주장하므로 여기에 대하여 살펴본다.
우선 정박선이 닻줄의 길이를 조정하여 선박을 이동시킬 수 있는 거리는 불과 수십미터 또는 100미터 내외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피항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다. 통상 선박이 차폐물이 있는 안전한 항내 정박지에서 정박중일 때 주묘 등의 이유로 충돌 위험이 발생하면 이를 피하고자 닻줄의 길이를 조정하는 방법을 택하게 된다.
항내 정박선이 이와 같은 피항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는 닻줄 조정방식을 취하는 이유는 선박이 안전한 항내에 정박할 매에는 선박이 이동할 수 있는 여유수역이 없는데다 주기관을 사용준비 상태로 두지 않고 있어 이러한 상태에서 주위의 다른 선박이 충돌의 위험을 안고 접근할 때에는 대부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단시간 내에 접근하므로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건 사고당시와 같이 차폐물이 없는 너른 바다에 정박중인 허베이 스피리트의 경우에는 선박이 이동할 여유공간이 충분하고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이 선교에 올라간 시각인 7일 06시 06분경에는 상대 예인선단이 약 0.7마일 거리에서 약 1.5노트의 아주 느린 속력으로 접근하고 있었기 때문에 피항동작을 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약 30분정도로 충분히 있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주기관을 과감하게 사용하여 멀리 이동하는 것이 충돌을 제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적합한 방법이다.
더욱이 예인길이 700미터 정도의 예인선단이 지그재그로 사행하면서 허베이 스피리트에 접근하여 접근각도와 CPA가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상황에서는 닻줄을 100미터 정도 내어주는 것만으로는 효과적인 피항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은 해기사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은 조타실에 올라간 즉시 주기관을 전진 또는 후진으로 사용하면서 닻을 끌고 현장을 이탈할 수 있었고 일부의 닻줄을 감고 강력한 후진 피항을 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우현 닻을 감을 때 발생하는 우선회작용을 이용하여 전진 주기관에 극우전타로써 전진 우선회에 의한 피항이 가능했음에도 이를 시도해보지도 않은 채, 불과 100미터 정도의 닻줄만 더 내어준 채 충돌의 위험이 있는 곳에 그대로 머물면서 극미속 후진만을 하는 등 안일하고 소극적인 피항으로 일관한 것은 특수한 상황(Special Circumstances)의 피항동작을 매우 부적절하게 한 것이고 무책임한 행동이라 아니할 수 없다. 나아가 이러한 분석은 사고발생 후 결과만 보고 그렇게 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못했다고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칙 상, 선박운항 실무상으로 볼 때 차폐되지 아니한 장소에서 정박중인 선박의 선장이 접근해 오는 다른 선박과의 충돌위험을 피하기 위하여 주기관을 과감하게 사용하면서 닻을 끌고 현장을 이탈하는 것은 선장이 통상적으로 취하는 간단한 피항방법이므로 단지 닻줄만을 내어준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의 조종이 부적절하였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조종성능이 심각하게 제한된 예인선단을 발견한 정박선 허베이 스피리트가 급히 피해야 하는 특수한 상황에서 주기관을 사용하여 닻을 끌면서 적극적으로 피항하지 아니한 것은 충돌의 직접적 원인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충돌원인12. 허베이 스피리트 피항동작부적절. 직접원인 상당부분)
3)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는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와 예인선 삼성T-5호와 삼성1호 및 작업선 삼성A-1호의 선박들을 위탁관리하는 용역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용역계약상 안전관리는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의 규정에 따르도록 하고, 기중기부선 삼성1호의 작업일정과 함께하는 예인선단의 운항은 필요한 때마다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로부터 지시받아 동 선박들의 선원들을 관리하며 단순 유지 보수나 노무제공을 하는 등의 용역을 수행할 뿐 예인선단의 운항에는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의 포괄적 관여 하에 지휘·감독을 받은 것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의 직접 지휘·감독을 받는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이 예항증명서에 검사자와 공동서명하면서 예항승인점검표상의 예항줄 구성을 따르지 않았고, 예항검사 및 그 실행을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게 하였다.
또한 선단의 지휘체계 부재와 안전관리체제가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여 예인선단의 악천 후 피항시 항해권고를 이행하지 않는 등으로 인하여 피항시기를 놓친 예인선단이 비상투묘도 조기 이행하지 않은 채 예인줄마저 파단되어 충돌에 이르게 한 것 등은 악천후에 빈번히 조우하는 우리나라 동계 서해안 연안항해의 위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였기 때문이며 충돌의 원인들을 직접적으로 제공한 것으로 판단된다.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의 예인항해안전을 위한 준비와 지원의 소홀, 안전관리관리 체제 부재 및 선단지휘체계 부재는 이 충돌사고 발생 원인을 직접적으로 일부 제공하였다.
(충돌원인13.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의 안전관리불철저. 직접원인의 일부)
4)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
예인선단의 선박 중 예인선 삼성T-5호와 삼성1호 및 작업선 삼성A-1호의 용선·운항자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는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와 이 선박들을 위탁관리하는 용역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용역계약상 안전관리는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의 규정에 따르도록 하고, 이 사고항해에 대한 피예인 부선 삼성1호의 부보를 위한 예항검사도 자사의 비용으로 신청하는 등 예인선단의 실질적인 안전 확보에 주도적인 위치에 있었다.
이 예인선단의 운항계획은 전적으로 기중기부선 삼성1호의 작업일정과 함께하는 것이며 삼성1호의 작업일정은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가 정하여 이에 필요한 예인항해를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에 지시하는 형태이므로,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는 이들 선박의 유지 보수나 노무제공 등을 단순 대행하는 용역을 수행할 뿐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가 예인선단의 운항에 포괄적으로 관여하면서 지휘·감독한 것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조선 및 선박운항 관련 방대한 전문인력과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는 혹독한 기상이 충분히 예상되는 동계 서해안에서 대형기중기선을 예인항해할 예인선단에게 생명과 같이 중요한 예항검사보고서 상 예인줄의 구성이나 피항 시 행동요령 및 긴급피항지 선정과 같은 기본적인 항해계획의 입안 등 실질적인 항행안전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부분을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가 예인선 선장에게만 일임하는 예인항해를 계속해왔음에도 이를 방치하였다.
이는 해상 고유의 위험에 대한 인식부족과 해상에서의 안전관리체제의 결여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의 예인선단의 항행안전에 대한 인식부족과 해상에서의 안전관리 체제의 결여가 이 충돌사고의 발생에 간접원인의 일부가 된 것으로 판단된다.
(충돌원인14.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 해상안전관리체제결여. 간접원인의 일부)
나. 대규모 해양오염의 원인
이 해양오염의 최초발생은 충돌이라는 1차사고의 발생과 시간적·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복합사건의 성질상 2차사고로서의 해양오염이 전적으로 1차사고를 원인으로 하여 발생하였는지 또는 1차사고는 격발요인으로 그치고 새로운 원인에 의하여 2차사고가 확대되었는지 등 1차와 2차사고 사이의 인과관계 성립여부도 유사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 밝히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2차사고의 피해가 1차에 비할 수 없이 큰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건 해양오염사친에서 처음 해양오염이 발생하게된 것은 1차적으로 충돌에 기인한 것이므로 예인선단이 오염발생의 주인(주인)을 제공한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모든 위험물운반선의 충돌사고가 항상 대규모 오염사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고 기름의 유출억제 노력을 얼마나 기울였는지 여부에 따라 크게 좌우되므로, 이 사건에서 기름유출억제의 노력 부족으로 인한 오염확대 부분이 존재하였는지의 여부는 유사사고 재발방지를 위하여 반드시 검토가 필요하다.
만일 이 사건에서 이러한 고려과정이 생략되고 오염의 1차적 원인인 충돌을 바로 대규모 오염의 원인으로 인과관계를 인정한다면 앞으로 원유선의 모든 충돌사건에서 기름유출억제 노력을 소홀히 하여 해양오염이 확대되는 유사사고의 발생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해양오염방지법」 제48조의2와 동 시행규칙 제89조에서는 선박소유자 또는 선장, 해양시설소유자로 하여금 선박 또는 해상시설의 좌초·충돌·침몰·화재 등의 사고로 인하여 선박 또는 해양시설로부터 오염물질이 배출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오염물질을 다른 선박이나 해양시설로 옮겨 싣는 조치, 손상부위를 긴급 수리하는 조치, 배출 또는 확산방지를 위한 조치 등을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오염사건의 원인은 본 건 충돌로 인한 오염발생과 같은 비상상황 발생 시 선박에서 대처해야 할 행동지침기준인 「해양오염방지법」 (해양환경관리법으로 바뀜) 제10조(기름오염비상계획서)”와 함께 「73/78 해양오염방지협약 부속서1 제5장 제37규칙(선박기름오염비상계획서. Shipboard Oil Pollution Emergency Plan. 이하 “SOPEP”이라 한다)」 에 의거하여 국제해사기구(IMO)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에서 채택한 결의서 MEPC. 84(44)에 의해 개정된 결의서 MEPC.54(32) 「선상기기름오염비상계획서의 개발을 위한 지침서」에 따라 허베이 스피리트 측이 기국 정부 또는 그 정부의 대행기관에 의해 승인된 SOPEP을 작성하였으므로, 이 SOPEP에 명시된 절차를 허베이 스피리트 측이 성실히 수행하였는지 여부를 분석·판단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즉, 허베이 스피리트가 예인선단과의 충돌로 인하여 화물유의 유출이 시작되었지만 해양오염의 방지를 위하여 SOPEP에 따라 유출을 신속히 억제하는 등 합리적인 주의만 기울였더라면 유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음에도 이를 태만히 하여 과다 유출되어 해양오염사고가 확대되었는지 여부를 밝히면, 그 결과로써 1차사고인 충돌의 원인이 2차 사고인 해양오염에서의 화물유의 과다유출과 어느 정도의 인과관계가 있는지 판단 가능할 것이다.
1) 선박기름오염비상계획서 (Shipboard Oil Pollution Emergency Plan. SOPEP)
선박으로부터 기름유출시 본선에서 취해야 할 비상대처들을 정한 SOPEP은 기름의 유출이 적·양하(적 ·양하)등과 같이 이송 중에 발생한 경우와 해양사고로 선체가 손상되어 발생한 경우로 나누어 대응조치를 분류하고 있다.
한편 본 건과 같이 충돌로 선박손상을 동반한 해양사고발생 시 손상에 대한 대응조치로서 선장이 취해야 할 최우선 조치는 인명과 선박의 안전 확보와 동시에 오염 확대방지이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SOPEP에서 “기름 및/또는 유해액체물질 유출” 시 확대방지를 위하여 취해야 할 대응조치 중 주요 항목은,
○ 기름 유출구역 차단
○ 손상된 탱크의 기름을 손상되지 않은 탱크로 이송
○ 기름유출탱크의 내부압력 강하
○ 평형수 조절 등으로 기름의 추가 유출방지를 위한 최적의 상태로 조성이며, 이러한 조치들은 인명과 선박의 안전 확보와 동시에 취하여 해양환경의 보호에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본 건 사고 발생 시 이 항목별로 실제 취해진 조치들을 살펴본다.
2) 손상에 대한 대응조치
가) 기름 유출구역 차단
일반적으로 유조선은 충돌로 화물탱크의 기름이 유출되기 시작하면 손상된 화물탱크를 차단하고, 이에 따라 화물탱크의 내부 압력이 부압상태가 되도록 하여 유출의 세기를 줄이는 한편 우선 손상부의 크기를 즉시 조사하여 나무쐐기(Wooden wedge)나 충돌매트(Collision Mat)등으로 틀어막아 임시 봉합조처로써 기름유출로 인한 해양오염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 이 건 사고의 경우 허베이 스피리트는 1번, 3번과 5린 좌현탱크의 파공이 모두 수선 상부 약 5-7m에 위치하고 1번과 3번은 크기가 가로, 세로 각각 약 300mm × 30mm, 1,200 × 100 mm의 비교적 작은 규모이므로([표.8]. [그림.20]) 해양오염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라도 인식하고 있었다면 선체구조상 접근이 어려운 1번을 제외한 3번과 5번은 비록 풍파가 강한 상황이라 해도 파공부위를 풍하측이 되도록 선체를 돌려 작업을 하면 유출억제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정도의 임시봉합조치를 시도하였어야 함에도 충돌 후 약 2시간 30분이 경과하여 해양경찰 직원이 도착할 때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가 뒤늦게 이 작업을 시작하였다.
나) 손상된 탱크의 기름을 손상되지 많은 탱크로 이송
이 선박은 사고 후 선장의 지시로 화물탱크, 발라스트 탱크 및 기타 빈 탱크들에 대한 측심을 하느라 약 3시간이나 지난 후 파공된 화물탱크의 기름을 손상되지 않은 화물탱크로 이송하기 시작하였다.
우선 이 선박이 손상된 화물탱크의 화물유를 손상되지 아니한 화물탱크의 100%에 이르기 까지 이송하였을 경우 막을 수 있었던 유출량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이 선박의 화물탱크 총 용량은 약 1,984,331바렐(Bbls)[315,483.5㎥)([표.7]이고 최종 적재항 출항 시 화물의 총 용적은 평균온도 화씨 89.1도에서 1,928,246바렐(Bbls)[306,567.0㎥]([표.2-1])로 화물탱크의 여유공간은 56,085바렐(Bbls)[8,916.4㎥] (1,984,331-1,928,246)이며, 손상된 1번, 3번, 5번 좌현 화물탱크의 여유공간 10,438바렐(Bbls)[1,659.4㎥]을 제외하면 45,647바렐(Bbls)(7,257㎥)([표.2-2])이다. 이 선박은 만선항해 중 화물이 냉각되어 양하항인 대산항에 도착했을 때 손상된 화물창을 제외한 여타 화물창의 평균온도가 화씨 65.9도이었다. 이에 따라 손상된 1번, 3번, 5번 좌현 화물탱크를 제외한 화물탱크의 여유공간은 60,922바렐(Bbls)[9,685.46㎥]로 넓어졌으며, 이 양을 킬로리터로 환산하면 9,661.78킬로리터([표.2-2])에 해당된다. 이 건 오염사고로 선외 유출된 화물의 총량은 약 12,547킬로리터([표.9]이다. 그러므로 만일 이 선박이 화물펌프와 에어펌프 등을 총 가동하여 화물이 유출되는 3개 탱크의 기름을 속히 타 탱크로 100%까지 이송하였다면 유출되는 양은 약 2,885.22킬로리터(12,547-9,661.78)밖에 되지 않았을 것이다. 더욱이 사고당시 기온은 화물류 적하지에서 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낮아 사고직후 카고컨트롤 룸(CCR)에서 탱크별 얼리지를 확인하면 실제 비손상 탱크들의 여유공간은 2%이상이었음을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 손상된 화물탱크의 화물유 유출이 장시간 계속되었던 점을 감안할 때 시간당 용량 약 4,500톤의 카고펌프 3대와 갑판위에 설치된 에어펌프 2대를 총 가동하여 유출량이 많은 5번 좌현탱크를 우선으로 1번 좌현 화물탱크와 3번 좌현 화물탱크의 화물유를 비손상 탱크로 이송하면 단시간 내에 화물유의 유출을 멈추게 할 수 있고, 60,922바렐 (Bbls)[9,661.78킬로리터]의 추가유출을 막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단, 여기에서 유출을 줄일 수 있었다는 과다유출량 60,922바렐(Bbls)[9,661.78킬로리터]은 화물탱크 상부의 빈 공간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결과이고, 정확한 양은 화물탱크 간 화물이송에 의한 선체경사 등의 필요한 요소를 액체화물 시뮬레이션(LIQUID CARGO HANDLING SIMULATION)의 방법으로 계산해 보아야 알 수 있을 것이나 사고당시 현장의 제반조건을 감안하더라도 손상되지 아니한 화물탱크의 99.5%까지는 이송이 가능하였을 것이므로 허베이 스피리트 측이 대응조치를 소홀히 함으로써 막을 수 있었던 엄청난 양의 원유가 바다로 흘러나갔던 것만은 분명하다.
다) 기름유출탱크의 내부압력 강하
허베이 스피리트는 1번, 3번, 5번 좌현 측 화물탱크의 파공으로 화물유가 유출 될 때 화물탱크 내의 압력을 낮춰 부압(부압)을 유지하여 화물유의 유출을 억제하여야 함에도 사고 일 10시 00분경부터 불활성가스를 주입하여 반대로 정압(정압)을 형성함으로써 오히려 유출을 가속시키는 잘못을 저질렀다. 이러한 경우는 각 탱크별 불활성기체 밸브 등 화물탱크들을 서로 연결하는 모든 밸브들을 차단한 후 P/V 밸브라인을 봉합시켜 외부 공기의 유입차단으로 탱크 내 부압을 형성시키는 조치를 취해야 했다. 이 선박의 화물관리 책임자인 1등항해사와 선장은 화물 유출로 탱크 내에 부압이 형성되면 공기 침입으로 인한 폭발을 우려하여 화물이 유출되는 탱크에 불활성기체를 주입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이 주장의 당위성에 대하여 살피보기로 한다. 충돌 후의 폭발위험성은 화물유가 선체외부로 유출되면서부터 화물유의 유출에 동반한 폭발의 위험성이라 할 수 있으며, 여기에는 화물유 유출로 인해 선박 주위의 대기 중에 유출된 화물유로부터 유증기가 발생하여 선박 주변이 폭발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과, 화물유의 유출이 발생한 탱크 내로 유류가 유출되는 만큼의 대기가 유입되어 화물유 탱크 내부가 폭발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 그리고 선체 내부의 다른 격실(예를 들면 평형수 탱크 등)에 유출유가 유입되어 동 격실 내부가 폭발 위험성이 높아지는 경우 등이 있을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선박에서는 본선의 보일러를 가동 불활성가스를 생산하여 폭발의 위험성이 있는 탱크내부를 불활성의 상태로 만드는 일이라 할 것이다. 충돌사고 발생 시에 폭발의 위험이 있는 상황이라면 우선 폭발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화물유 탱크에 불활성 가스를 주입하는 것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파공된 탱크의 화물유가 이미 파공부위를 통하여 유출되어 해양오염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파공된 탱크에 불활성 가스를 주입하게 되면 탱크 내부의 압력이 높아져 화물유의 유출량이 급속히 증가되므로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폭발의 위험 유무나 폭발위험의 정도를 면밀히 검토하여 파공된 탱크에 불활성 가스의 주입여부 몇 주입시기 등을 결정하여야 한다.
실제로 허베이 스피리트의 경우 충돌사고 후 선장은 약 3시간에 걸쳐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로 하여금 모든 화물탱크의 유면고(Ullage)를 계측하게 하고, 평형수 탱크, 공소(공소, Void Space), 기관실 및 기타 모든 탱크에 대하여 화물유나 해수의 유입·유출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측심(Sounding)을 하도록 한 후 10시 30분경부터는 전 화물탱크에 불활성 가스를 주입하게 하였으며, “불활성 가스를 100mmAq의 압력으로 주입하였으므로 불활성 가스의 주입으로 인한 유출량의 증가는 미미하였다”고 선장과 1등항해사가 입을 맞추어 주장하나 그들의 주장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화물창 구역에 주입된 불활성 가스의 압력은 우선 불활성 가스 주입 시스팀(Inert Gas System)의 블로우어(Blower)를 통해 화물창구역으로 배출되는 불활성 가스가 불활성가스의 역류를 방지하는 장치인 데크 씰(Deck Seal)을 통과한 후 화물창 구역으로 주입되고, 일단 화물창구역에 주입된 불활성 가스의 압력은 P/V밸브에 의해 조절(+2,100mmAq 내지 -700mmAq에서 작동)되는 형식이므로 +100mmAq의 압력을 유지하면서 블로우어의 회전수 또는 압력을 조절하여 불활성 가스를 주입하였다는 것 자체가 신빙성이 희박하며, 무엇보다도 화물유가 유입된 4번 좌현 발라스트 탱크에는 불활성 가스를 주입한 사실이 없는 것을 보아도 선장이나 1등항해사가 면밀히 검토한 계획에 의하여 불활성 가스를 주입한 것이 아니라 파공이 발생한 1번, 3번, 5번 좌현 화물유 탱크에 대기가 유입되는 것을 우려하여 황급히 불활성 가스 시스템을 가동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고, 따라서 파공을 통해 유출되는 유출량을 불활성 가스의 압력으로 배가 시키지 않았다는 주장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용의주도한 선장이나 1등항해사였다면 불활성가스를 주입하더라도 우선 파공이 발생한 화물유 탱크와 그렇지 아니한 화물유 탱크의 불활성 가스 주입 라인을 분리 하여 파공되지 아니한 화물탱크에 먼저 불활성 가스를 주입하고 파공된 탱크는 불활성가스의 유입을 차단하여 내부압력을 낮춘 다음 유출이 멈추는 시점에서 불활성 가스를 주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오히려 화물유가 일부 유입된 4번 평형수 탱크의 폭발방지 조치를 심각하게 고려하여 이 탱크에 필히 불활성 가스를 주입하였어야 옳았다고 본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서의 제2심 심판 중에 “4번 좌현 평형수 탱크로 화물유가 유출된 것을 언제 발견했으며 동 탱크에 대한 불활성 가스 주입은 어떻게 하였는가?” 라는 심판관의 질문에 “4번 좌현 평형수 탱크에 유류가 유출된 것을 언제 발견하였는지는 기억이 확실치 않고, 유류가 유입된 것을 발견한 후 동 탱크의 산소농도를 계측한 결과 4%여서 불활성 가스의 주입은 하지 않았다. 아마도 3번 및 5번 좌현 화물유 탱크에 주입한 불활성 가스가 4번 좌현 평형수 탱크로 유입되어 산소 농도가 낮아진 것 같다.”라고 답변한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의 진술에 대해 살펴볼 때, 적하항에서 화물유 적재시에 평수를 전량 배출하여 평형수 탱크에는 적하항의 대기가 충만하였을 것이고, 사고 당시 3번 좌현 화물탱크와 4번 좌현 평형수 탱크의 내부재 파손 또는 균열 등으로 소량의 화물유(약 326킬로리터)가 유입된 것으로 판단되며, 이러한 정황에 비추어 동 내부재의 파손 또는 균열 부위는 그 크기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므로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의 진술대로 불활성 가스의 주입을 100mmAq의 낮은 압력으로 주입하여서는 4번 좌현 평형수 탱크의 대기가 산소 농도 4%의 불활성 가스로 치환되기에는 불가능 하다고 판단되므로 사고당시 전 화물 탱크에 불활성 가스를 통상의 압력으로 주입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허베이 스피리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 및 1등항해사 해양사고관련자 7은 불활성 가스의 주입으로 화물유 유출이 배가 된다는 점 등에 대해 면밀한 검토 없이 화물유가 유출된 탱크에의 대기유입 만을 우려하여 불활성 가스를 주입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다음은 사고당시 화물탱크의 손상에 따른 폭발의 위험성 유무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폭발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선 11.5 % 이상의 산소와 적정농도의 가연성 가스 및 점화원(불꽃, 열)이 필요하나, 이 선박에 적재된 화물유가 점도가 높은 블랙오일이어서 정전기가 축적될 가능성이 낮고, 파공부위가 그다지 크지 아니한데다 화물유가 파공부위를 차단하고 있어 산소가 탱크 내부로 들어가기 어렵고, 탱크 상부에 불활성 기체나 공기가 주입되지 아니하면 탱크 상부에 가연성 가스양이 TOO RICH(OVER RICH) 상태가 유지되고 있어 설사 파공부위로부터 공기가 유입되어 탱크 내 산소량이 증가하더라도 폭발의 가능성이 낮다고 보아야 하며, 최악의 경우 탱크 내의 산소량과 가연성 가스량이 폭발 조건을 갖춘다 하더라도 사고당시 예상되는 점화원(불꽃, 열)이 없으므로 역시 폭발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아야 한다. 사고당시 충돌 시부터 모든 화물유 탱크에 불활성 가스를 주입하기 시작한 10시경까지 약 3시간 동안 실제 폭발이 없었고 충돌의 충격으로 3번 좌현 탱크의 화물유 일부가 손상된 격벽을 통하여 4번 좌현 평형수탱크로 쏟아져 들어갔음에도 실제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던 점을 보더라도 이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대학교 해양연구소에서 검토한 결과에서도 (1)탱크내부의 경우 낮은 산소농도로 인하여 점화원(불꽃, 열)이 있어도 폭발 가능성은 없으며 (2)탱크 외부의 경우 폭발 가능한 영역은 파공부위의 갑관하부 영역으로 극히 제한적이고 갑판하부에 점화원이 없는 경우에는 폭발의 가능성이 없다. (3)파공된 탱크를 밀봉하지 않고 불활성기체를 주입할 경우 탱크 내 기름의 유출속도는 증가하며, 불활성가스를 주입하지 않았을 때의 유출량은 불활성가스를 주입했을 때의 10%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어 이를 뒷받침 하고 있다.
따라서 사고당시 파공된 화물탱크로 연결되는 모든 관을 차단하거나 밀봉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화물이 유출되는 허베이 스피리트의 탱크에 불활성기체를 주입한 것은 SOPEP상 합당한 조치가 아니고 화물유출을 가중시킨 부적절한 비상대응조치로 불 수 밖에 없으며 이는 선장과 1등항해사의 관련지식 및 경험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라) 평형수 조절 등으로 기름의 추가 유출방지를 위한 최적의 상태로 조성
좌현 측 화물탱크의 유출량을 줄이기 위하여 반대편측 평형수탱크에 평형수를 신속히 채워 선체를 우현경사시켜야 함에도 갑판작업요원의 보행에 위험하다는 이유로 소량의 평형수만을 주입하여 화물유출로 인한 경사 정도밖에 되지 않는 약 5-6도의 경사만을 유지하여 기름유출량을 최대한 축소시키지 않았다.
3) 소결론(대규모 해양오염사고로 확대된 원인)
해양사고 발생 시 전통적 보호가치의 우선순위는 인명, 선박, 화물이다. 만일 충돌, 좌초 등으로 기름과 같은 유해물질의 유출을 동반하는 사고라면 인명과 선박의 안전을 위한 조치와 동시에 환경보호를 위하여 이 유출을 최대한 줄이는 조치도 함께 병행되어야 하며 해상에서의 환경보호를 위하여 체결된 국제협약인 MARPOL에서도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해양오염발생시 피해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초기에 적극적으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이는 해양오염방지법이나 MARPOL의 규정에 부합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당시 허베이 스피리트 측은 기름 유출구역 차단이나, 손상된 탱크의 기름을 손상되지 않은 탱크로 이송, 기름유출탱크의 내부압력 강하나 평형수 조절 등으로 기름의 추가 유출방지를 위한 최적의 상태로 조성하는 등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한 적이 없고 오히려 불활성기체를 주입시켜 유출을 촉진시키는 방식을 취하였다.
이는 해양사고를 당하였을 때 인명안전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하여 기름유출이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상황과는 분명히 구별되어야 한다.
허베이 스피리트 측의 이상의 모든 소극적 조치 또는 불이행은, 이 사건의 원인에 상당부분 기여한 것으로 인정되고 이는 인명과 선박 및 화물의 보호뿐만 아니라 이와 함께 환경보호를 병행하여야 한다는 기본적 인식이 결여되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한편 선박의 충돌을 피할 수 없는 단계에서는 충돌에 따른 인명과 선체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선장은 측면 충돌이 되지 않고 선수 충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조선술은 오랜 해상경험칙에 의해서 확인되고 있다. 이 건 사고방시 예인선단의 접근속력이 아주 느렸던 점을 감안할 때 부선과 허베이 스피리트 양 선박이 정면으로 충돌하더라도 선박의 선체구조상 선수부가 가장 강한 부위이기 때문에 양 선박의 선수부 손상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고 충돌에 의한 충격도 그다지 크지 않았을 것이므로 선원들이 안전에 별다른 위험을 초래하지 아니할 것이다. 이 건 사고에서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이 충돌직전 극좌전타와 함께 주기관을 전진으로 사용하여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수방향을 부선 방향으로 돌려 양 선박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자세를 취한 상태에서 양 선박이 선수 대 선수로 충돌되도록 최선의 노책을 기울였다면 좌현측 화물유 탱크가 파공되지 아니하여 이 건 오염사고를 방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허베이 스피리트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6이 충돌 후에야 기관실을 보호하기 위하여 극좌전타와 전진기관을 사용한 것을 볼 때 충돌 직전 충돌을 피할 수 없는 단계에서 화물유 탱크가 부딪치지 않도록 조선을 시도해 보지 아니한 것은 아쉬울 따름이다.
다. 사고발생원인
이 사건 충돌은 예인선 삼성T-5호, 예인선 삼호T-3호, 닻 작업선 삼성A-1호 및 부선 삼성1호로 구성된 예인선단 측이 예인항해 중 기상급변에 조기대처하지 못하고 기상악화로 조종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예항능력을 상실하여 조종성능이 심각히 제한된 상태로 풍파에 떠밀리면서도 주위 선박들에게 경고하거나 비상투묘 등의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무리한 항해를 계속함으로써 정박선 허베이 스피리트에 가까이 접근한 상태에서 삼성T-5호의 예인줄이 파단되면서 부선 삼성1호가 허베이 스피리트 쪽으로 떠밀려가 발생한 것이나, 허베이 스피리트 측이 선박통항이 잦은 곳에 정박중 당직태만과 안일한 대응으로 하여 조기에 적극적인 피항동작을 취하지 아니한데다 충돌의 위험이 급박한 상황에서 주기관 사용준비 태만으로 주기관이 조종불능상태가 되어 피항동작을 취하지 못한 것도 일인이 된다. 해양오염은 충돌로 인하여 허베이 스피리트의 화물탱크가 파공되면서 화물유가 해상으로 유출되어 발생한 것이나, 오염이 확대된 것은 허베이 스피리트 측이 충돌 후 부적절한 비상대응조치로 화물유 유출속도를 증가시키고 화물유 유출방지를 위한 조치를 소극적으로 이행하였기 때문이다.
4. 해양사고관련자의 행위
가. 해양사고관련자 1
해양사고관련자 1은 예인항해를 안전하게 수행할 책임을 진 주 예인선 삼성T-5호의 선장으로서 악천후에 조우할 가능성이 높은 동계 서해상에서 대형 기중기부선을 예인항해 할 예정이면 예항안전성여부를 확인하는 예항검사의 내용을 철저히 확인하고 이를 성실히 준수하여야 함에도, 예항력조차 불분명하고 또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상태에서 부적합하게 실시된 예항검사의 내용에 이의 없이 공동 서명함은 물론 예인줄의 구성도 검사내용과 전혀 달리하는 등 선장으로서의 출항준비를 태만히 하였고, 기상정보마저 충분히 확인하지 아니한 채 출항한 후에는 급변하는 해양기상에 대처가 늦어 악천후에 조우하여 예인선들이 예항능력을 잃고 조종성능이 심각하게 제한된 상태에 빠지게 하였다. 더욱이 뒤늦게 피항을 시도하다가 실패하였으면 이 위험한 상황을 주변 항행선이나 인근 연안 항만당국에 먼저 알리고 투묘를 하는 등의 비상조치를 취하여 예상되는 충돌의 위험에 조기 대처하여야 함에도 이를 전혀 이행하지 아니한 채 허베이 스피리트에 지나치게 접근항행 하다가 예인줄마저 파단되어 피예인부선 삼성1호가 이 선박에게 밀려가 충돌하는 사고를 발생시켰고, 충돌로 파공을 일으킨 허베이 스피리트의 화물탱크로부터 화물유가 해상에 유출되는 해양오염사고를 일으키게 하는 등, 예인선단의 안전항해를 책임 있게 수행하여야 할 주 예인선의 선장으로서 항해준비 철저 및 안전운항을 위한 주의의무를 태만히 하여 사회·경제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초래한 사고를 발생시킨 직무상 과실이 인정된다.
이 사람의 행위에 대하여는 「해양사고의 조사 및 심판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같은 법 제6조 제1항 제1호를 적용하여 이 사람의 2급항해사 면허를 취소한다.
나. 해양사고관련자 2
해양사고관련자 2는 악천후에 조우할 가능성이 높은 동계 서해상에서 대형 기중기부선을 주 예인선 삼성T-5호와 함께 예인항해하는 보조 예인선 삼호T-3호의 선장으로서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의 항해준비 불철저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고, 출항 후에도 급변하는 해상기상에 함께 대처하지 않은 채 취침하다가 예인선단이 이미 예항능력을 상실하고 충돌의 위험성을 갖고 표류 중인 때에야 기상하는 등, 보조 예인선의 선장으로서 항해준비 철저 및 안전운항을 위하여 주 예인선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에 성실히 조력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태만히 하여 대형 사고를 발생시킨 직무상 과실이 인정된다.
이 사람의 행위에 대하여는 「해양사고의 조사 및 심판에 관한 법률」 제5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같은 법 제6조 제1항 제2호를 적용하여 이 사람의 3급항해사 업무를 12개월 정지한다.
다. 해양사고관련자 3
해양사고관련자 3은 예인항해 중 피예인부선 삼성1호의 관리자인 선두이자 선단장으로서, 비록 법적으로는 항해 시에 책임자의 위치에 있지 않았다 해도 예인항해의 책임을 맡은 주 예인선 선장 해양사고관련자 1이 출항 전 예항장구의 설치를 예항검사 내용에 일치하지 않게 준비하거나 기상에 늦게 대처하는 등의 운항부주의가 발견되면, 예인선단의 운항을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선단장으로서 적극적으로 이의 시정을 요청하는 등 안전항해를 위한 선의의 조력을 발휘하여야 할 직무상 주의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
이 사람의 행위에 대하여는 「해양사고의 조사 및 심판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의 규정에 따라 시정을 권고한다.
라.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는 삼성T-5호와 삼호T-3호 및 삼성A-1호의 안전관리업무에 대한 수탁관리자로서 이 선박들의 예인항해를 최일선 현장에서 실무적으로 도우며 지휘·감독해야 함에도, 예항검사가 형식적으로 수행되고 또 그 내용마저도 성실히 이행되지 않는 것을 전혀 지적하지 아니한 채 예인선단을 출항시켰고, 예인선단의 지휘체계와 안전관리체제를 마련해 두지 않아 예인선단이 출항 후 악천후를 만나 피항 시에도 상호연락을 통하여 지원조치를 취하여야 하는 등의 예항검사 항해권고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후 예인선단이 악천후 속에서 예항능력을 잃고 항로를 이탈하여 압류되는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였음에도 이와 같은 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여 예인선단에게 투묘 등의 조언을 하지 못하였고 주변 항행선이나 관계기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하는 등의 지원을 전혀 하지 않았다.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의 이와 같은 행위는 선박관리자로서 수행하여야 할 주의의무를 태만히 한 것으로 이 사건의 원인과 관계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의 행위에 대하여는 「해양사고의 조사 및 심판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의 규정에 따라 개선을 권고한다.
마.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는 삼성T-5호, 삼성1호 및 삼성A-1호의 용선·운항자로서 해양사고관련자 4 주식회사와 이 선박들을 위탁관리하는 용역계약을 체결하였으나 동 계약상 안전관리는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의 규정에 따르도록 하고, 이 사고항해에 대한 피예인 부선 삼성1호의 부보를 위한 예항검사도 자사의 비용으로 신청하는 등, 예인선단의 실질적인 안전확보를 주도하며 운항에 포괄적으로 관여하면서 지휘·감독하는 위치에 있으면 최소한 예인항해의 실질적 안전지침이 될 예항검사의 철저한 실시와 이의 준수가 성실히 이루어지는지 여부 정도는 상시 확인하는 안전점검체제를 갖추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하여 악천 후 속에서 표류하던 삼성1호가 허베이 스피리트에 충돌케 하는 등 해상 고유의 위험에 대한 인식부족과 해상 안전관리체제를 철저히 유지하지 않은 행위는 이 사건의 원인과 관계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해양사고관련자 5 주식회사의 행위에 대하여 「해양사고의 조사 및 심판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의 규정에 따라 개선을 권고한다.
바. 해양사고관련자 6
해양사고관련자 6은 초대형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장으로서 이 건 사고당시 아래와 같은 부적절한 행위를 함으로써 이 해양오염사건의 원인을 제공하였다.
1)야간에 선박통항이 빈번하고 차폐되지 아니한 장소에 정박하면서 항해당직체제를 유지하지 아니하였다.
2)정박당직자가 당직업무를 엄격히 수행하도록 지휘·감독할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하여 당직항해사가 정박당직업무를 태만히 한 채 실질적으로 이를 수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심야에 불을 밝게 켜고 조종이 불가능할 정도로 예항능력을 상실하여 조종성능이 심각하게 제한된 상태로 접근하는 대형 예인선단에 대한 동정감시 태만으로 여유있는 시기에 충돌의 위험을 보고받지 못하여 조기에 충돌을 피하기 위한 동작을 취하지 못하였다.
3)충돌의 위험상황에 접하였으면 특수한 상황을 냉정히 파악하여 주기관을 사용하면서 닻을 끄는 등의 적극적인 방법으로 조종이 심각하게 제한된 예인선단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최선의 응급조선을 취해야 할 선원의 상무(선원의 상무. Good Seamanship) 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주기관을 극미속 후진으로 사용하면서 닻줄만 일부 풀어주는 등 소극적인 피항동작을 취하였다.
4)사고당시 허베이 스피리트가 정박한 장소는 통항선박들과의 충돌위험이 있고 차폐물이 없는데다 해저의 저질이 파주력을 크게 기대할 수 없는 모래이며 최강조류가 3노트 이상으로 조류마저 강한 곳이기 때문에 기상이 악화되면 닻이 끌릴 수도 있는 위험이 있는 장소이므로 이 선박은 운항지침서(FLEET OPERATING MANUAL) 및 선원의 상무에 따라 당연히 주기관을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준비상태로 유지하였어야 했다. 그러나 선장은 정박중 주기관을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두지 않고 3~4시간이 소요되는 주기관 배기밸브 교환작업을 하였으며, 작업 후에도 작업을 위해 잠가둔 냉각청수밸브를 열지 아니한 채 방치함으로써 충돌의 위험이 급박한 상황에서 주기관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특히 주기관 정비불량에 따른 제3번기통 냉각청수 고온헌상으로 충돌의 위험이 가장 급박한 순간인 7일 06시 58분부터 07시 04분 30초까지 6분 30초 동안 주기관이 극미속 이하의 속력으로만 운전이 가능한 상태, 즉 조종불능상태에 놓이게 되어 반속후진이나 전속후진으로 충돌을 피할 추 있었던 기회를 놓치게 되었다.
5)예인선단의 접근속력이 아주 느려 충돌에 따른 충격이 크지 않았고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체손상정도가 경미하였을 뿐만 아니라 폭발의 가능성도 희박한 상황에서 허베이 스피리트의 안전에만 치중한 나머지 해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지 아니하고 소극적으로 취하였다. 즉 이 충돌로 화물탱크 파공부로부터 다량의 화물유가 해상으로 유출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해양오염방지법상상의 규정 및 SOPEP의 규정에 따라 사고발생초기에 이를 신속히 중단시키기 위한
○ 기름 유출구역 차단
○ 손상된 탱크의 기름을 손상되지 않은 탱크로 이송
○ 기름유출탱크의 내부압력 강하(각 탱크별 불활성기체 밸브 등 화물탱크들을 서로 연결하는 모든 밸브들을 차단한 후 P/V 밸브라인을 봉합)
○ 조기에 평형수조절 등으로 기름의 추가 유출방지를 위한 최적의 상태로 조성하는 등의 비상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태만히 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손상된 화물탱크에 불활성 가스를 주입하여 화물유 유출을 가속시켰다.
해양사고관련자 6의 이와 같은 행위는 직무상 과실로 인정되므로 「해양사고의 조사 및 심판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의 규정에 따라 이 사람에 대하여 시정을 명한다.
사. 해양사고관련자 7
해양사고관련자 7은 초대형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의 1등항해사로서 이 건 사고당시 아래와 같은 부적절한 행위를 함으로써 이 해양오염사건의 원인을 제공하였다.
1)야간정박당직임무를 부여받았으면 이 선박이 선박통항이 번번한 통항분리수역 부근에 정박중인 점을 충분히 감안하여 인근 통항선에 대한 동정감시를 보다 철저히 하고 충돌의 위험이 있거나 의심이 있는 경우 먼저 응급조치를 취한 후 선장에게 보고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당직중 선교 내에서 타 업무에 종사하여 실질적인 정박당직근무를 수행하지 않아 심야에 불을 밝게 켜고 조종이 불가할 정도로 예항능력을 상실하여 조종성능이 심각하제 제한된 상태로 접근하는 대형 예인선단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충돌의 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에서 선장에게 보고를 함으로써 선장이 여유 있는 시기에 피항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하였고, 뒤늦게 위험상황을 접한 선장이 부적절한 피항조치를 취하여 압류되어 접근해온 삼성1호와 충돌을 피하지 못하게 되었다.
2)예인선단의 접근속력이 아주 느려 충돌에 따른 충격이 크지 않았고 허베이 스피리트의 선체손상정도가 경미하였을 뿐만 아니라 폭발의 가능성도 희박한 상황에서 선장과 함께 스피리트의 안전에만 치중한 나머지 해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지 아니하고 소극적으로 취하였다. 즉 이 충돌로 화물탱크 파공부로부터 다량의 화물유가 해상으로 유출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해양오염방지법상상의 규정 및 SOPEP의 규정에 따라 사고발생 초기에 이를 신속히 중단시키기 위한
○ 기름 유출구역 차단
○ 손상된 탱크의 기름을 손상되지 않은 탱크로 이송
○ 기름유출탱크의 내부압력 강하(각 탱크별 불활성기체 밸브 등 화물탱크들을 서로 연결하는 모든 밸브들을 차단한 후 P/V 밸브라인을 봉합)
○ 조기에 평형수 조절 등으로 기름의 추가 유출방지를 위한 최적의 상태로 조성하는 등의 비상조치를 취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태만히 하였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손상된 화물탱크에 불활성 가스를 주입하여 화물유 유출을 가중시켰다.
해양사고관련자 7의 이와 같은 행위는 직무상 과실로 인정되므로 「해양사고의 조사 및 심판에 관한 법률」 제5조 제3항의 규정에 따라 이 사람에 대하여 시정을 명한다.
5. 교 훈
가. 예항검사의 중요성
예항검사는 피예인물의 부보를 위하여 행해지는 보험검사로서 사인간의 계약절차이나, 그 내용이 예인선단의 예인항해의 안전한 성취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므로 이 검사의 정확성 여부는 바로 당해 예인선단의 인명과 선박의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단지 보험가입을 위한 형식적 검사에 그치거나 예인선단이 검사에서 정한 조건이나 준수사항을 불이행해서는 절대 아니 되며, 검사방법과 내용도 관련규정에 엄격히 따라 과학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함은 물론 예인선단도 검사내용에서 정한 조건을 철저히 준수하여야 한다.
나. 기상정보의 해석과 이용
본 사건에서 예인선단의 선장은 출항 다음날 새벽 서해 먼바다에서 파랑주의보가 발효될 것이라는 기상정보를 입수하였으나 서해 먼바다의 기준이 20마일이고 예인선단은 연안을 약 5마일 정도 떨어져 항해할 예정이므로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서해 먼바다의 기준이 20마일이라고 해도 기상 및 해상상태는 먼바다와 앞바다 사이에 경계를 지어 나타나는 것이 아니므로 먼바다의 기상특보는 차폐물이 없는 앞바다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해상에서 그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자칫 앞바다에도 먼바다의 악천후가 그대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항해중인 선장은 이를 유념하여 항해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다. 조종이 심각하게 제한될 경우 조기경보와 비상투묘
이 사건에서 예인선들은 악천후 속에서 조종이 거의 불가할 정도로 예항능력을 상실하여 예정항로를 이탈한 채 풍파에 떠밀리고 있었음에도 주변의 선박들이나 연안 항만당국에 이를 알리지 않아 상대선박들로 하여금 조기에 피항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았다. 또 예인선의 예항능력만으로 조종이 어려우면 피예인부선의 비상투묘와 함께 예인선의 예인을 병행하면 표류에 대처할 수 있으므로 예인항해하는 예인선 선장들은 반드시 이를 유념하여야 할 것이다.
라. 정박중 당직 및 주기관 준비
이 사건에 있어서 정박당직 태만과 주기관 사용준비 태만은 직접적인 사고원인이 되었다. 차폐물이 없는 외항에서 정박중인 선박, 특히 허베이 스피리트와 같이 위험화물을 적재한 초대형 원유선은 주위 통항선박들과 충돌하거나 주묘될 위험이 있으므로 정박당직을 항해당직체제로 유지하고 비상시를 대비하여 주기관을 즉시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여야 한다.
마. 정박 중의 피항동작
닻 정박 중인 선박에게 조종성능이 심각하게 제한된 선박에 접근 할 경우 닻 정박선은 국제해상충돌예방규칙 제2조(a)항 및 (b)항에 따라 나름대로 가능한 충돌회피를 위한 최선의 조처를 취하여야 한다. 이 사건의 경우 허베이 스피리트는 차폐물이 없는 너른 장소에 정박하고 있었음에도 단지 주기관을 극미속 후진하면서 닻줄만을 100미터 정도 풀어주는 방식으로 전방에서 접근하는 예인선단과의 거리를 확보하려고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차폐되지 아니한 항구 밖에서 정박중 압류되면서 접근해 오는 예인선단에 대하여 닻줄만을 100미터 정도 풀어주는 방식으로는 피항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경우는 주기관을 즘 더 강하게 반속이나 전속으로 사용하여 조기에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거나, 강한 풍파로 길게 형성된 닻줄의 현수부를 신속히 감아 들인 후 주기관과 조타로써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방법이 가장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피항동작이다.
바. SOPEP의 이행준비태세 확립
근래 우리나라의 연안에서 예인선단의 충돌사고가 급증하고 있으며, 본 건에서 충돌사고부분만 보면 이 많은 사건들 중 하나에 불과할 수 있으나, 2차사고로서의 해양오염이 엄청나 중대한 초대형 사건으로 변모하였다.
이 사건 재결의 원인규명부분에서 초대형 해양오염사건으로의 확산은 허베이 스피리트 측의 SOPEP 이행을 소홀히 한 것이 크게 작용하였음이 밝혀졌으므로, 선박의 기름유출로 인한 해양오염 발생 시에는 인명과 선박 및 화물의 안전확보 뿐만이 아니라 해양오염 방지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여야 함을 유조선 승무자들은 재삼 확인 할 필요가 있다.
사. 해상보험사의 예항검사내용 확인
예항검사는 피예인물체의 부보를 위하여 안전성 여부의 화인을 목적으로 시행되는 것인바, 이 검사에서 적합판정을 받았다는 것은 예인선단이 검사보고서상의 조건을 준수한다는 전제 하에 당해 예인선단이 안전항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검사자가 확인한 것이다. 그러므로 예항검사에서 정한 조건이나 항해권고는 예인선단이 필히 준수하여야하며 보험자도 예인선단의 출항준비나 안전운항이행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일 예항검사가 형식적으로 행해지거나 예인선단의 검사조건 이행을 태만히 하면 동 예인선단의 안전운항은 기대하기 어려우므로 보험사는 해상보험의 목적달성과 효율적 운영을 위하여 이에 항상 유념할 필요가 있다.
아. VDR 증거자료 보존
VDR자료는 충돌, 침몰 등 해양사고의 원인을 규명하는데 필요한 매우 중요한 증거자료이므로 반드시 보존되어야 한다. 이 건 사고당시 허베이 스피리트는 VDR을 설치하고 있었음에도 의도적으로 저장하지 아니하였고 사고발생 후 자료저장 가능시간(12시간)이 훨씬 경과한 후에 보험회사 검정원이 이를 선외로 무단 반출함으로써 사고 당시의 증거자료를 확보할 수 없어 원인규명에 어려움이 많았다. 따라서 VDR의 저장 가능시간을 합리적으로 늘일 필요가 있으며, 사고발생 시에 VDR은 권한 있는 당국의 해양사고 조사관만이 개봉가능토록 하고 선주나 선장은 조사관의 요구에 응하도록 이를 강제화 할 필요가 있다.
자. VLCC 화물담당 사관
이 건 사고에서 화물담당 사관이 정박당직을 태만히 하고 오염비상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점에 비추어 보면, VLCC 화물담당 사관이 항해당직과 정박당직까지 수행하는 경우 피로누적이나 적·양하 준비작업 등으로 당직업무를 소홀히 하거나 태만히 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한 해양사고의 발생우려가 있으므로, VLCC 화물담당 사관은 항해당직 및 정박당직에서 제외시킬 필요가 있으며, VLCC 화물담당 사관이 화물유를 안전하게 운송하고 화물유 유출 등의 비상시에 유효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전임 화물담당사관과 일정기간 동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차. 유조선의 구조에 대한 개선 필요성
유조선 사고로 인한 유류오염피해는 대단히 심각하다. 따라서 국제해사기구(IMO)에서는 모든 유조선이 2015년부터는 이중선체구조를 갖추지 아니하고는 운항할 수 없도록 국제협약을 제정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 보듯이 SBT+PL형 유조선의 경우 화물유를 거의 만재한 상태로 충돌 또는 좌초사고에 처하게 되면 화물유관계(화물유관계)와 평형수관계(평형수관계)의 완전분리가 오히려 파손된 탱크 내의 화물유를 선내 평형수 탱크 등 다른 탱크로 이송하여 유출량을 감소시키는 데에는 큰 장애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이중선체구조의 유조선에도 일부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유조선의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관계당국에서는 이를 면밀히 검토하여 국제해사기구(IMO)와 협의하여 현행 국제협약 기준을 개선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카. 대형 예인선단에 대한 안전관리체제 적용
최근 우리나라 연안에서 예부선의 해양사고가 증가하고 있는바 이는 예인선단에 대한 체계적인 안전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은데서 기인하고 있다. 대형 기중기 부선을 예인하던 중 발생한 이 사건의 경우에도 예인선단의 안전관리체제가 갖추어지지 아니한 것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유사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일정규모 이상의 피예인 물체를 예인하는 예인선단에 대해서는 해상교통안전법에 의한 「선박의 안전관리체제」를 적용받도록 강제화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주문과 같이 재결한다.
심판관 이인수(심판장) 박재평(주심) 조병용 정형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