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북마크 저장 [형사] 항소사건

부산고등법원 2021. 11. 10. 선고 2021노210 판결

[상해치사] 【전 문】【피 고 인】 A 【항 소 인】 쌍방 【검 사】 이경민(기소), 김유철(공판) 【변 호 인】 변호사 박진수 【원심판결】 부산지방법원 2021. 5. 4. 선고 2020고합570 판결 【주 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1. 항소이유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이 피해자를 밀어 넘어뜨린 사실은 인정하나, 피해자에 대한 상해의 고의가 없었고, 사망에 대한 예견가능성도 없었다. 2) 양형부당 원심 선고형(징역 5년)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나. 검사 양형부당: 원심 선고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도과한 이후인 2021. 7. 6.자 변호인 의견서에서 새롭게 주장된 것으로서 적법한 항소이유가 될 수 없다. 나아가 직권으로 살펴보더라도,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할 당시 피고인에게 상해의 고의와 피해자의 사망에 관한 예견가능성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피고인이 피해자를 폭행한 구체적 상황 및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경과는 다음과 같다. ① 피고인 등 일행 5명주1) 은 이 사건 당일인 2020. 10. 14.경 피해자와 함께 ‘F’라는 술집에서 술을 마셨는데, 피해자와 제일 처음 언성을 높이고 다툼을 시작한 사람은 피고인이었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피해자가 술에 취해 고함을 지르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그것을 풀려고 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다툼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주2) 그리고 관련 CCTV영상 및 일행들의 진술주3) 에 의하면 피고인이 술자리에서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다가 피해자를 데리고 나간 사실이 인정된다. ② 이 사건 범행현장의 CCTV영상주4) 에 의하면, 피해자와 E이 서 있는데 C이 피해자를 향해 다가가려고 하는 것을 D이 막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피고인이 나타나 피해자를 향해 달려들어 피해자의 멱살을 잡고 발길질을 하며 강한 힘으로 미는 장면, 피해자도 피고인을 붙잡고 미는 등 몸싸움을 하는 장면, 다시 피고인이 피해자를 밀어붙이자 피해자가 뒷걸음치며 밀리다가 뒤로 손도 짚지 못한 채 땅바닥에 넘어지는 장면, 피고인이 바닥에 넘어진 피해자의 멱살을 잡고 주먹을 들어 때리려고 하다가 피고인의 여자친구(B)가 피고인의 팔을 잡고 말리자 그제야 그만두는 장면 등이 확인된다. ③ 피고인을 비롯한 일행 5명은 넘어진 피해자의 팔과 다리를 주무르거나, 일으켜 세워보는 등의 시도를 하다가 약 30분이 경과한 2020. 10. 15. 00:08경 피해자를 근처에 있는 ‘G’ 301호로 옮겨 놓았고, 피해자는 결국 같은 날 02:00경 그곳에서 후두부 경막외출혈 등으로 사망하였다. 피해자는 넘어지기 전과 확연히 다르게, 넘어진 후에는 거의 움직이지 못하였고, 피고인과 그 일행은 피해자를 마치 시체를 옮기듯이 모텔로 옮겼다. 2) 상해죄의 성립에는 상해의 원인인 폭행에 대한 인식이 있으면 충분하고, 상해를 가할 의사의 존재까지는 필요하지 않다(대법원 2000. 7. 4. 선고 99도434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피고인이 술에 취한 피해자를 세게 밀어 뒤로 넘어뜨려 피해자의 머리를 땅바닥에 부딪치게 함으로써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는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상해의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3) 중한 결과의 예견가능성은 일반인을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는데(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4도6206 판결 참조), 일반인의 관점에서 이 사건 당시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① 술에 취한 사람의 멱살을 잡고 미는 등의 유형력을 행사할 경우 그 유형력에 반드시 강한 힘이 가해지지 아니하더라도 피해자가 균형을 잃거나 정신을 잃은 상태로 그대로 바닥에 넘어질 수 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데,주5)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상당한 양의 술을 마신 상태였고,주6) 피고인도 당시 다툼의 원인을 피해자가 술을 많이 마셔 언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진술하는 등 피해자가 술에 취한 상태였음을 잘 알고 있었다. ② 부검 결과 피해자의 사인은 머리손상(두개골 골절, 경막외출혈 및 뇌좌상)으로, 부검의는 변사자가 전도되며 왼쪽 후두부가 지면에 충격되어 그 손상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는데,주7) 피고인이 피해자를 밀어 넘어뜨린 곳은 바닥이 아스팔트로 되어 있는 도로로, 사람이 넘어질 경우 충격을 완화해 줄 수 없는 곳이었다. 또한 일반적으로 술에 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넘어지며 머리 등을 손으로 보호하지 못하고 머리를 바닥에 직접 부딪칠 가능성이 높은데, 피고인도 피해자가 술에 취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피고인으로서도 자신이 피해자를 강한 힘으로 뒤로 밀 경우, 술에 취한 피해자가 뒤로 바닥에 넘어질 수도 있다는 점 및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머리를 땅바닥에 부딪쳐 사망이라는 결과에 이를 수도 있다 는 점에 대하여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항소심 법원이 제1심의 양형을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인은 원심 판시와 같은 경위 및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는바, 그 죄책이 매우 무겁다. 넘어지기 전의 피해자 상태와 넘어진 후의 피해자 상태를 비교해 보면, 피해자가 넘어지며 상당한 신체 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을 누구나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를 구호하기는커녕 피해자를 모텔에 방치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으니, 비난가능성이 더욱 크다.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무엇보다 존엄한 한 사람의 생명이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유족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되었다. 그런데 피고인은 자신의 책임을 면하려는 데 급급하여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고 있으며, 이에 피해자 유족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반면, 피고인에게 범죄전력이 없다. 피고인이 술을 마신 상태에서 피해자와 시비가 벌어져 이 사건에 이르게 되었다는 점에서 범행 경위에 일부 참작할 부분이 있다. 사건이 벌어진 후 오전에 피고인과 그 일행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망을 현실로 인식하지는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경위와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과 대법원 양형위원회 제정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 형량범위(징역 3년 ~ 5년)를 종합하여 보면, 원심 선고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현규(재판장) 정동진 김정환 주1) 피고인, B, C, D, E(B과 D, E은 피해자와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던 직장 동료였고, 피고인과 C은 B, D의 남자친구였다) 주2) [피고인 2회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증거기록 2권 424쪽] - (피해자를 왜 밀쳐 넘어뜨리게 되었나요) 피해자가 술자리에서 술에 취해 고함을 지르고 하였고, 나이가 많은 C에게도 고함을 지르고 하는 것이 마음에 안 들었는데, 그것을 풀려고 대화를 시도하였으나 저의 말을 들어주지 않고 욕설을 하는 것에 기분이 상했습니다. 주3) [E 3회 진술, 증거기록 2권 463쪽] - (피해자가 시비를 할 때 누구와 먼저 시비를 하였고 그 내용은 어떻게 되는가요) F 주점 야외 탁자에 앉아 있는데, 제 옆 오른쪽에 C 형이 앉아 있고, 제 왼쪽에 피해자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 옆에는 피고인이 앉아 있었습니다. 당시 분위기가 좋아 C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보니 피고인과 피해자가 말다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말다툼이 일어난 이유는 모르겠고 아무튼 둘이서 말다툼을 하는데 피해자가 지랄하지 말라는 말을 한 것을 들었습니다. 이후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저쪽으로 가서 이야기를 하고 오자고 해서 피해자와 피고인이 모텔 주차장으로 가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나머지는 그냥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갑자기 누구 목소리인지는 몰라도 큰 목소리가 나서 제가 그쪽으로 갔습니다. 가서 보니 피고인과 피해자가 그냥 서 있는 상태였는데 흥분을 한 상태여서 저는 일이 커질 것 같아 피해자를 감싸고 H 방향으로 갔고, 피고인에게는 자리에 가서 앉아 있으라고 했습니다. 주4) ① 증거 순번 25번 서면 I 건너편 주차장 CCTV 영상 CD(증거기록 1권 183쪽) 중 ch03-20201014-233734 파일영상 50초 ~ 1분 40초 구간, ② 증거 순번 33번 서면 I 주차장 출입구 앞 CCTV영상 CD(증거기록 1권 289쪽) 중 1분 45초 ~ 1분 50초 구간 주5) 일반적으로 피해자에게 폭행을 가하여 피해자로 하여금 그대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땅바닥에 부딪치게 하여 경막하 출혈 등의 상해를 가하였다면 사망의 결과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대법원 2012. 3. 15. 선고 2011도17648 판결 등 참조). 주6) 부검 결과 혈액 에틸알코올 농도는 0.159%였고(증거기록 2권 410쪽), 피해자가 마신 술의 양은 저녁 7시부터 9시 반까지 1차 술집에서 소주 1병 조금 넘게, 저녁 9시 40분경부터 11시경까지 2차 술집에서 소주 2병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E 2회 진술, 증거기록 1권 233~236쪽). 주7) 증거기록 2권 409쪽,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서

[출처] 대한민국 법원 : 종합법률정보 - 2021노210 (3276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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