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재판부 2017헌마945, 2018. 5. 31., 인용

【전문】 사 건 2017헌마945 기소유예처분취소 청 구 인 지○만 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금성 담당변호사 하윤홍, 정아혜린, 박세채, 김유철 피 청 구 인 수원지방검찰청 검사직무대리 [주 문] 피청구인이 2017. 5. 29. 수원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41379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17. 4. 12. 화성시 마도면 ○○로○○길 ○○에서 주식회사 ○○산업(다음부터 ‘○○’이라고 한다)의 배전함에 전기선을 연결하여 전기 4킬로와트를 무단으로 사용하였다는 범죄사실로 피청구인으로부터 2017. 5. 29.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청구인은 공사 현장에서 일하고 있던 사람의 안내에 따라 전기를 사용하였으므로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 ○○은 전기시설을 점유하거나 관리하고 있지도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2017. 8. 28.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인정되는 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은 화성시 마도면 ○○로○○길 ○○에 있는 이 사건 부동산을 이○화로부터 임차하였다. ○○의 임차기간이 끝난 뒤 이○화는 이 사건 부동산을 □□자원 주식회사(다음부터 ‘□□자원’이라 한다)에게 2017. 4. 15.부터 임대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은 이 사건 부동산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하였고 2017. 4. 12.에는 일부 직원들이 이 사건 부동산에서 시설 철거작업 등을 하고 있었다. 나. 청구인은 □□자원의 의뢰에 따라 2017. 4. 12.부터 이 사건 부동산에 기계를 설치하게 되었고, 이 사건 부동산에 있는 배전함에 전기선을 연결하여 공구를 사용하였다. 다. ○○은 □□자원의 임대차기간이 시작하는 2017. 4. 15. 전기를 허락 없이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의 경고문을 배전함에 부착하고 배전함을 봉인하는 한편, 공장 출입구도 봉쇄하였다. 그날 공장 안에서 작업하고 있던 청구인이 경찰에 신고하자 ○○은 출입구를 개방하였다. 라. ○○은 2017. 4. 17.경 청구인이 전기를 함부로 사용하였다고 경찰에 신고하였고, 청구인은 절도 혐의로 입건되었다. 검사는 청구인이 2017. 4. 12. 14:00부터 17:00경 사이에 ○○의 전기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인정하고 2017. 5. 29.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마. 한편, ○○의 운영자인 이○웅은 2017. 4. 15.경 이 사건 부동산의 배전함 등에 잠금장치를 설치하여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으로 □□자원의 공장운영업무를 방해하였다는 사실로 2017. 10. 25. 수원지방법원에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았다. 3. 판단 가. 피청구인은, ○○이 임대차계약기간이 지난 뒤에도 이 사건 부동산을 계속 점유하고 있었으며, □□자원에게 임대차계약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이 사건 부동산에 기계를 설치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청구인이 경고문을 훼손하고 배전함의 봉인을 열어 사용한 사실로 미루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나. 이에 대해 청구인은, □□자원의 의뢰로 이 사건 부동산에 2017. 4. 12. 기계를 설치하는 작업을 시작하였을 때 이 사건 부동산에서 먼저 작업 중이던 △△건업 관계자에게 전기를 쓰겠다고 이야기하고 그의 안내에 따라 전기선을 배전함에 연결하여 사용하였는데, 현장에 있던 ○○ 직원들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청구인의 장비를 빌려 사용하기도 했다고 주장한다. 청구인은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데, 이런 주장과 달리 청구인이 ○○ 직원 모르게 전기를 함부로 사용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는 증거는 없다. 다. 피청구인은 배전함에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는 사실을 들어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된다고 하지만, ○○이 경고문을 붙인 것은 2017. 4. 15.이다. 따라서 경고문을 붙였다는 사정은 2017. 4. 12.에 이루어진 전기사용의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있는 사유가 될 수 없다. 2017. 4. 15.은 □□자원이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받기로 한 날로, 오히려 ○○이 이날 배전함을 봉인하고 공장 출입구를 막은 행위가 □□자원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인정되어 ○○의 운영자 이○웅이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았다. 라. 피청구인은 2017. 4. 12. ○○이 이 사건 부동산을 적법하게 점유하고 있었다는 것을 전제로 청구인에게 불법영득의 의사가 인정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임대차계약기간이 지난 ○○이 2017. 4. 12. 이 사건 부동산을 어떤 권원으로 점유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 청구인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 4. 12.에는 이 사건 부동산 임대인인 이○화의 의뢰를 받은 △△건업이 이 사건 부동산에서 공사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 ○○의 이○웅이 업무방해 혐의로 약식명령을 받은 점 등을 더해 보면, 2017. 4. 12.에는 이 사건 부동산 사용권한이 있는 이○화의 의뢰로 △△건업이 이 사건 부동산에서 공사를 하고 있었고, 청구인은 △△건업의 승인 아래 전기를 사용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만약 그렇다면 청구인에게 전기를 절취할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마.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이○화나 △△건업 관계자 등의 진술을 통하여 당시 상황을 충분히 조사하지 않은 채, 청구인의 전기 사용과 ○○의 배전함 봉인의 선후관계를 혼동하여 청구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있다고 쉽게 인정하였다. 그렇다면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불법영득의사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고, 이로 인하여 청구인의 평등권 및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고 인정된다. 4. 결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출처] 법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헌재 결정례) - 2017헌마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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