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재판부 2017헌바416, 2019. 8. 29., 합헌

【전문】 사 건 2017헌바416 식품위생법 제94조 제3항 위헌소원 청 구 인 조○○ 대리인 변호사 김태민 당 해 사 건 서울고등법원 2017노1265 식품위생법위반 [주 문] 구 식품위생법(2013. 7. 30. 법률 제11986호로 개정되고, 2018. 12. 11. 법률 제159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 제3항 중 구 식품위생법(2011. 8. 4. 법률 제11000호로 개정되고, 2016. 2. 3. 법률 제14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제1항 제1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2013. 4. 23.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ㆍ효과가 있거나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ㆍ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시ㆍ광고행위로 인한 식품위생법위반죄로 벌금 2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고 2013. 6. 15. 그 약식명령이 확정되었다. 나. 청구인은, 위 약식명령 확정일로부터 5년 이내인 2015. 9. 1.경부터 2016. 6. 2.경까지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ㆍ효과가 있거나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ㆍ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시ㆍ광고를 하여 성명 불상의 고객들에게 총 751회에 걸쳐 합계 282,644,010원의 식품을 판매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17. 4. 7.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5억7,000만 원을 선고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고합47). 다. 청구인은 항소하여 위 항소심 계속 중(서울고등법원 2017노1265) 식품위생법 제94조 제2항의 죄를 범하여 식품을 판매한 때에는 그 소매가격의 4배 이상 10배 이하의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한 식품위생법 제94조 제3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고 그 신청이 기각되자(2017초기491), 2017. 9. 2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식품위생법 제94조 제3항 전부를 심판대상으로 삼아 이 사건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당해 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적용되어 유죄 판결 및 형의 근거가 된 법률조항은 위 조항 중 구 식품위생법(2011. 8. 4. 법률 제11000호로 개정되고, 2016. 2. 3. 법률 제14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제1항 제1호에 관한 부분이므로 이 부분으로 심판대상을 한정하기로 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구 식품위생법(2013. 7. 30. 법률 제11986호로 개정되고, 2018. 12. 11. 법률 제159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 제3항 중 구 식품위생법(2011. 8. 4. 법률 제11000호로 개정되고, 2016. 2. 3. 법률 제14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 제1항 제1호에 관한 부분(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아래와 같다. [심판대상조항] 구 식품위생법(2013. 7. 30. 법률 제11986호로 개정되고, 2018. 12. 11. 법률 제1594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벌칙) ③ 제2항의 경우 그 해당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판매한 때에는 그 소매가격의 4배 이상 10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을 병과한다. [관련조항] 구 식품위생법(2013. 7. 30. 법률 제11986호로 개정되고, 2016. 2. 3. 법률 제14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 2의2. 제13조 제1항 제1호를 위반한 자 ② 제1항의 죄로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 이내에 다시 제1항의 죄를 범한 자는 1년 이상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구 식품위생법(2011. 8. 4. 법률 제11000호로 개정되고, 2016. 2. 3. 법률 제14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3조(허위표시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식품등의 명칭ㆍ제조방법, 품질ㆍ영양 표시, 유전자재조합식품등 및 식품이력추적관리 표시에 관하여는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허위ㆍ과대ㆍ비방의 표시ㆍ광고를 하여서는 아니 되고, 포장에 있어서는 과대포장을 하지 못한다.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의 영양가ㆍ원재료ㆍ성분ㆍ용도에 관하여도 또한 같다. 1.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ㆍ효과가 있거나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ㆍ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시ㆍ광고 3.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문제된 광고와 판매행위와의 관련성을 고려하지 않고 전체 판매금액을 기준으로 벌금형의 상한과 하한을 정하고 있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며, 벌금형의 하한을 판매금액의 4배로 규정하여 벌금액이 지나치게 과다하므로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 4. 판단 가. 쟁점의 정리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ㆍ효과가 있거나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ㆍ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시ㆍ광고를 하여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죄로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 이내에 다시 같은 죄를 범하고 그 해당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판매한 때 그 소매가격의 4배 이상 10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한 조항으로서, 그 벌금형이 과다하여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2) 청구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금지된 광고와 판매행위와의 관련성을 고려하지 않고 전체 판매금액을 기준으로 벌금형의 상한과 하한을 정하고 있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청구인의 주장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소매가격’ 부분이 추상적이거나 모호하여 불명확하다는 것이 아니라, 위법한 표시ㆍ광고와 관련없이 이루어진 판매까지 포함하여 전체 판매량에 대한 전체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벌금형을 정하는 것이 과다하여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되었다는 것이므로 아래에서 형벌과 책임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는 이상, 명확성 원칙 위반 여부에 관하여는 따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 (1) 심사기준 어떤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내지 법감정 그리고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의 측면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내지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어야 할 분야이다. 따라서 어느 범죄에 대한 법정형이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어서 현저히 형벌체계상의 균형을 잃고 있다거나 그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였다는 등 헌법상의 평등원칙 및 비례원칙 등에 명백히 위배되는 경우가 아닌 한, 법정형의 높고 낮음은 입법정책 당부의 문제이고, 쉽사리 헌법에 위반된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헌재 2013. 7. 25. 2012헌바320 등 참조). (2) 구 식품위생법 제13조 제1항 제1호의 입법취지 식품의 주된 기능은 영양섭취인 반면 의약품의 주된 기능은 질병을 치료ㆍ예방하거나 또는 특정 질병과의 관계에서 사람의 구조기능에 약리학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며, 건강기능식품의 주된 기능은 인체의 구조 및 기능에 대하여 영양소를 조절하거나 생리학적 작용 등과 같은 보건용도에 유용한 효과를 줄 수 있는 원료나 성분을 사용하여 인체에 유용한 효과를 주는 데 있다. 이와 같이 식품과 의약품, 건강기능 식품이 그 본질ㆍ목적ㆍ기능에 있어서 상이한 것이라면, 식품소비자인 국민의 입장에서는 식품을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역으로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식품으로 혼동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되고, 식품을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ㆍ효과가 있다고 오인하는 일이 발생하여서도 안 된다. 식품이 포함하는 성분이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에 포함된 성분과 부분적으로 일치하여 식품도 치료효과나 약리적 효과 혹은 인체에 유용한 효과를 가질 수는 있으나, 식품의 이러한 질병치료ㆍ예방적 효과는 단지 보조적ㆍ부수적 효과로서 특정 질병과의 관계에서 질병발생부위에 특수하게 작용하는 의약품 혹은 인체의 구조 및 기능에 대하여 영양소를 조절하거나 생리학적 작용 등과 같은 보건용도에 유용한 건강기능식품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일반 소비자의 입장에서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대한 효능ㆍ효과,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하여 판매자가 제공하는 정보는 전문적인 영역에 대한 정보로서 제공되는 정보가 지니는 의미나 그 진위 등을 판별하기 어렵고, 소비자들이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ㆍ혼동하지 않더라도 제품의 효능, 효과 등에 관하여 실제와 다른 잘못된 믿음을 갖거나 과신하고 오ㆍ남용할 가능성이 크다.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ㆍ효과가 있거나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ㆍ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시ㆍ광고로 인한 피해는 경제적인 손실 정도에 그치지 않고, 오ㆍ남용으로 인하여 건강이 악화되거나 심한 경우 생명, 신체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이 초래될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게다가 식품은 방문판매, 다단계판매, 인터넷, 홈쇼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유통ㆍ판매될 수 있어 허위ㆍ과장 광고로 인하여 불특정 다수가 피해를 보는 등 광범위한 피해가 초래될 수 있고, 이미 판매되고 소비된 식품의 수거도 어려울 뿐더러 소비자들이 신체ㆍ건강상으로 이미 입은 피해는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ㆍ효과가 있거나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ㆍ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시ㆍ광고는 소비자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위험성이 높으며, 그 결과 오신ㆍ과신으로 말미암은 여러 가지 부작용이 예상되므로 국민건강 보호를 위하여 강하게 규제할 필요가 있다. (3) 과잉형벌인지 여부 (가) 우선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 부분에 대하여 살펴본다.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식품에 대한 허위 표시ㆍ광고행위는 국가적으로 중대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처하는 기존의 식품위생법상 처벌 규정이 가벼워서 범죄예방에 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적 고려에서 입법된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신설되기 전에는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ㆍ효과가 있거나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ㆍ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시ㆍ광고를 반복적으로 행하여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여질 뿐이었다. 식품위해범죄가 갈수록 더욱 다양화, 전문화되고 범죄 수익이 상당하여 경제적 이득이 범죄의 가장 중요한 동기가 되는 만큼 그 수익을 박탈할 필요성이 매우 컸지만 기존의 몰수나 추징 제도만으로는 범죄수익의 철저한 박탈에 한계가 있었다. 2) 구 식품위생법(2013. 7. 30. 법률 제11986호로 개정되고, 2016. 2. 3. 법률 제1402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 제1항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고 하여 벌금형의 임의적 병과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같은 죄를 지은 사람이 초범인 경우 혹은 형을 선고받고 같은 죄로 5년 이내의 재범이어도 해당 식품을 판매하지 않은 경우에 벌금형은 징역형과의 관계에서 임의적 병과관계에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대상은 해당 범죄로 인한 형을 선고받고 같은 죄로 5년 이내에 재범을 행한 사람이고, 이처럼 5년 이내에 다시 같은 죄를 범하였다는 사실에서 구 식품위생법 제94조 제1항의 임의적 벌금 병과규정만으로는 범죄예방에 큰 효과가 없음을 알 수 있다. 한편 해당 식품을 판매하지 않은 경우에는 벌금형이 필요적으로 병과되지 않으므로, 실현되지 않은 경제적 이익에 대한 부당한 박탈이나 추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이 사건 법률조항은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 이내에 다시 그 죄를 범한 사람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식품을 판매한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다. 이처럼 이 사건 법률조항이 해당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판매한 때 그 소매가격의 4배 이상 10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식품에 대한 허위 표시ㆍ광고에 그치지 않고 이를 판매하였을 경우 국민 건강에 위해를 초래할 위험이 더 커지고 그 소매가격이 높을수록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의 정도 및 범죄수익의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징벌의 강도를 높이고 범죄수익을 철저히 박탈하고자 한 입법자의 결단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법관은 구체적인 사건에서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함에 있어 정상에 따라 작량감경을 통해 벌금형을 감액할 수도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법관의 양형재량의 범위를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4)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배경, 어느 정도의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할 것인가의 여부는 원칙적으로 입법정책의 문제라는 점, 식품에 대한 허위 표시ㆍ광고행위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는 죄질이 무겁고 반사회적인 범죄인 점 등을 고려하면, 그 범죄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에서 식품에 대한 허위 표시ㆍ광고행위로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 이내에 다시 그 죄를 범한 사람이 해당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판매한 때에는 징역형과 함께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규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범죄의 죄질 및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라거나 범죄에 대한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 필요한 정도를 일탈한 자의적 입법이라 볼 수 없다. (나) 다음으로 이 사건 배수벌금이 과잉한지에 관하여 본다.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ㆍ효과가 있거나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ㆍ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시ㆍ광고는 소비자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위험성이 높고, 그 결과 오신ㆍ과신으로 말미암은 여러 가지 부작용이 예상되므로 국민건강 보호를 위하여 강하게 규제될 필요가 있으며 식품위해범죄는 갈수록 더욱 다양화, 전문화되고 있고 범죄 수익이 상당하여 경제적 이득이 범죄의 가장 중요한 동기가 되는 만큼 그 수익을 박탈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청구인은 문제가 된 광고가 표시된 유통경로가 아닌 다른 판매경로로 판매한 경우까지 모두 합하여 총 판매량에 대한 소매가격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하지만, 식품은 방문판매, 다단계판매, 인터넷, 홈쇼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유통ㆍ판매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단 게시된 광고 등은 전파가능성이 크다. 문제된 광고를 보고 구매의사를 가지게 된 소비자가 다른 유통경로나 판매경로를 통하여 구입하거나, 문제된 광고를 보고 구매한 소비자로부터 이를 전해 듣고 다른 유통경로 등을 통하여 구입할 가능성도 매우 크기 때문에 해당 광고가 미치는 영향이 광고가 표시된 유통경로에만 국한된다고 볼 수 없다. 즉 식품에 대한 허위 표시ㆍ광고행위의 해악의 정도나 죄질 혹은 반사회성의 정도는 해당 광고가 표시된 유통경로를 통한 판매량에 한정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허위 표시ㆍ광고가 이루어지고 해당 식품이 판매된 경우에는 해당 기간 판매된 식품 전부에 대해 소매가격을 벌금액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지나치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범죄의 규모나 판매가액의 총액에 제한 없이 형을 선고받고 5년 이내에 같은 죄를 범하고 그 해당 식품을 판매하는 행위를 하였을 때 소매가격의 4배 이상 10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을 병과하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은 유통경로와 판매경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질병의 예방 및 치료에 효능ㆍ효과가 있거나 의약품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ㆍ혼동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시ㆍ광고 행위가 5년 이내에 다시 이루어지고 해당 식품이 판매까지 되었다는 것은 ‘불특정 다수’에게 유통되거나 적어도 소수의 사람에게는 ‘장기간’ 복용하게 하여 결과적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보호법익인 국민의 건강 보호에 위해를 끼칠 현실적인 위험을 초래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국민의 생명, 신체의 안전이라는 보호법익의 중대성, 재범 이고 판매하였다는 점에서 보다 강화된 위법성과 비난가능성의 정도에 비추어 소매가격의 4배 이상 10배 이하라는 상한 및 하한이 현저히 자의적이라거나 입법재량을 일탈한 정도라고 볼 수는 없다. (4) 소결 이러한 모든 사정을 고려할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범죄의 죄질 및 이에 따른 행위자의 책임에 비하여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5. 결론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이 결정은 재판관 이선애의 아래 6.과 같은 반대의견이 있는 외에는 나머지 관여 재판관의 일치된 의견에 의한 것이다. 6. 재판관 이선애의 반대의견 가. 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필요적으로 벌금을 병과하도록 정한 것이 책임과 형벌 간 비례원칙에 반한다고 생각하므로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밝힌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은 구 식품위생법 제94조 제1항에 대한 가중규정으로 제94조 제1항의 죄로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 이내에 다시 제94조 제1항의 죄를 범한 자가 그 해당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판매한 때에는 그 소매가격의 4배 이상 10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을 병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이러한 경우 법정형 기준으로 1년 이상 7년 이하의 유기징역형과 함께, 그 식품을 판매한 경우에는 이에 더하여 소매가격의 4배 이상 10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라는 가중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형법상 노역장유치조항은 선고되는 벌금이 1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300일 이상, 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인 경우에는 500일 이상, 50억 원 이상인 경우에는 1,000일 이상의 유치 기간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만일 판매한 식품의 소매가격이 2,500만 원 이상인 경우에는 최소한 1억 원 이상의 벌금형의 필요적 병과를 예정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과 위 노역장유치조항이 결합되어 최소한 300일 이상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즉 이 사건 법률조항과 위 노역장유치조항이 결합될 경우 형사처벌조항에서 정한 징역형 외에 별도의 징역형을 추가로 선고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다. 한편 벌금형에 대한 선고유예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받은 전과가 있는 자에게는 선고유예를 할 수 없다. 선고유예는 범행의 가담 정도가 극히 경미하거나 실질적 피해가 거의 없는 경우 등과 같이 유죄임에도 형의 선고를 유예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이루어지므로, 죄질이나 불법성, 피해의 정도가 경미하다고 보아 선고유예를 한다는 것은 실무상 쉽지 않다. 2018. 1. 7.부터 시행 중인 형법 제62조 제1항에 의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대하여만 집행유예가 가능하므로, 고액의 벌금형에 대한 집행유예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다(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되는 사안에서 집행유예가 가능한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되기 위해서는 판매한 식품 등의 소매가격이 50만 원 이상 125만 원 이하여야 한다). 결국 벌금형에 대한 작량감경, 선고유예가 가능하다는 사정만으로는 개별 사건의 특수성이나 다양한 양형요소들을 모두 고려하여 적정한 양형을 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 라. 나아가 공범에 대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적용되는 경우 특히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공범 중에는 경제적 수익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범행가담 정도나 그로 인해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ㆍ획일적으로 모든 공범에 대해 고액의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것은 지나치게 과도한 형벌이 될 수 있다. 마.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하면, 개별 사건의 특수성이나 다양한 양형 요소들에 따라 법관이 벌금형의 병과 여부 및 적정한 벌금액을 정할 수 있도록 벌금형을 임의적 병과로 변경하고, 벌금 액수의 상한만을 두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바.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책임과 형벌간의 비례원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출처] 법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헌재 결정례) - 2017헌바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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