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결요지】 증거 자료에 의해 사건약국에서 봉함된 의약품을 개봉하여 판매한 「약사법」 제48조, 제76조, 제81조 위반사실은 인정되나, 의약품의 개봉판매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약사법의 입법취지와 청구인의 경제적 이익이 미미하며, 이전에 행정처분 받은 전력도 없는 점 및 부산지방검찰청장으로부터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점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 과징금부과처분은 심히 가혹하다 하여 취소청구를 인용한다.
【주문】 피청구인이 2012. 10. 30. 청구인에 대하여 한 업무정지 15일 처분에 갈음한 과징금 855만원 부과처분은 이를 취소한다.
【청구취지】 피청구인이 2012. 10. 30. 청구인에 대하여 한 업무정지 15일 처분에 갈음한 과징금 855만원 부과처분은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2009. 4. 20. 피청구인에게 부산광역시○○구 ○○○로 249에서 “○○○약국”이라는 상호의 약국(이하 “사건약국”이라 한다)을 개설등록 하여 운영하던 중, 2012. 9. 5. 부산광역시장과 구ㆍ군 합동점검에서 봉함한 의약품의 용기나 포장을 개봉하여 판매한 사실이 적발되어 부산광역시장이 2012. 9. 7. 피청구인에게 위반업소 조치요청을 함에 따라, 피청구인은 2012. 9. 20. 청구인에게 처분사전통지를 하고 2012. 10. 4. 청구인으로부터 의견을 제출받아 2012. 10. 30. 청구인에게 봉함한 의약품의 용기나 포장을 개봉하여 판매(1차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업무정지 15일에 갈음한 과징금 855만원 부과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하였다.
2. 청구인 주장 요지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가. 2012. 8월 중순경 청구인이 운영하는 약국에 성명 미상의 손님이 센코틸정(변비치료제), 파나콘정(소화제), 배농산금탕엑스정(소염제) 각 1통을 30,000원에 구입하였다가, 수일 후 구입한 약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른 약으로 교환해 달라고 요구하였고, 이를 거부하자 며칠 있다가 다시 오겠다며 막무가내로 약을 두고 가버려 손님이 두고 간 약을 판매대 서랍장에 일시 보관 중이던 것이 단속반에 적발된 것이며,
나. 적발 당시 개설약사 김○○가 신병치료로 부재중이어서 약국을 대신 관리하던 근무약사 정○○이 단속반이 기록하여 제시한 확인서 내용대로 “약국근무자가 개봉된 의약품을 보관 및 진열하였다”고 확인서에 서명한 것으로,
다. 단속이 끝난 수일 후, 당초 약을 구입했던 손님이 약국을 재방문하여 손님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보관 중인 약을 다시 찾아갔으며, 약국에서 이러한 사례는 자주 일어나는 사항으로 약국 경영에 어려운 점이기도 하며, 이럴 때마다 교환 및 반품을 요구하면서 두고 간 약을 보관하는데 신경을 쓰고 있기는 하지만 바로 조치가 힘든 경우도 있다.
라. 이러한 의견을 행정처분 전 피청구인에게 제출하였지만,○○경찰서에 가서 해결하라고 하며 행정처분을 하였다.
마. 청구인은 절대 봉함된 의약품을 개봉하여 판매하지 않았으니 피청구인에게 검찰처분 결과 시까지 행정처분을 잠시 보류하여 달라고 하였으나 피청구인은 검찰처분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행정처분을 하였다.
바. 청구인은 약국 개설 이후 현재까지 약사법위반으로 지적받은 사례 없이 평소 시민의 건강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으며, 사법기관의 조사결과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것과 같이 청구인은 일반의약품을 절대 개봉하여 판매한 사실이 없으므로 업무정지 15일에 갈음한 과징금 처분을 취소해 주기 바란다.
3. 피청구인 주장 요지
피청구인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가. 청구인의 주장대로 손님이 교환 요청하는 약을 임시로 보관하고 있었다면 교환 요청하는 약 3종을 같은 곳에 별도로 보관하는 것이 상식인데 적발 당시 관련 사진을 살펴보면 판매를 위한 진열대에 각각 동종의 약들과 함께 진열되어 있고,
나. 또한, 손님이 구매한 시점이 8월 중순이고 약국에 반환한 것이 구입 후 수일 후로, 구매부터 적발 시점까지 최고 20일 정도인데 사진의 센코딜정은 70정(15세 이상 성인 1일 1회 취침 시 1~2정 복용), 파나콘정은 80정(성인 1일 1~2정, 1일 3회)을 먹은 것으로 추정되므로 손님이 구매하였다가 반환한 것이라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으며,
다. 「약사법」 제21조(약국의 관리의무)에 약국개설자가 자신의 약국을 관리할 수 없을 때에는 대신할 약사를 지정하여 약국을 관리하여야 하고, 지정된 약사는 의약품을 보건위생상 위해가 없고 의약품의 효능이 떨어지지 아니하도록 관리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고
라. 파나콘정은 소화불량 및 식욕감퇴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으로, 갈락토오스 불내성, 유당분해효소 결핍증 환자에게는 금기하여야 하고, 타 약물 투여 중인 환자에게는 신중히 투여하여야 하는 의약품이며,
마. 센코딜정은 변비 및 복부팽만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으로, 급성 복부질환 및 장폐색 환자에게는 금기하여야 하고, 심한복통, 구역, 구토, 임부, 가임부 및 타 약물 투여 중인 환자에게는 신중히 투여하여야 하는 의약품이며,
바. 배농산급탕엑스정은 발적, 부기, 단단해지고 통증을 수반하는 화농성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으로, 발적, 부기, 통증 등의 국소증상 이외의 두통, 오한, 발열 등의 전신증상을 동시에 수반하는 환자, 한성농양, 만성종기 환자에게는 금기시되어야 하며, 고혈압환자, 심장애 또는 신장애환자, 부종환자, 고령자, 의사의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임부 또는 가임부, 지금까지 약에 의해 발적, 발진, 가려움증 등을 일으킨 환자, 어린이에게는 신중히 투여하여야 하는 의약품으로,
사. 의약품의 효능이나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서 없이 의약품이 개봉 판매되는 경우에 의약품 오ㆍ남용을 유발하여 국민보건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개설약사가 근무약사에게 개봉된 약에 대하여 그 출처 등에 대해 주의를 시키지 않았다는 것은 평소에 약을 개봉하여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라 할 것이며,
아. ‘행정처분’이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으로, 처분권자의 고유권한이며 처분권자가 구체적 사실에 대한 판단을 바탕으로 행정처분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므로, 검찰에서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고 하여 반드시 행정처분을 취소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자. 합동점검반의 단속현장에서 위반사항 적발 당시, 근무약사 정○○은 확인서 및 점검표에 단속반이 작성한 위반사항을 모두 읽고 확인 후 자필로 서명하고 있어 청구인의 약국에서 의약품을 개봉하여 판매하였다는 명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관련 법규에 근거하여 행한 행정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청구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할 것이다.
4. 이 사건 처분의 위법ㆍ부당여부
가. 관계법령
○「약사법」 제48조, 제76조, 제81조
○「약사법 시행령」 제33조 [별표 2]
○「약사법 시행규칙」 제96조 [별표 8]
나. 판 단
(1) 청구인의 청구서, 피청구인의 답변서, 부산광역시장의 위반업소 조치 요청 공문, 관리약사(정○○) 진술서, 처분사전통지서, 의견제출서, 행정처분 통보서 등 각종 증거자료를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청구인은 2009. 4. 20. 피청구인에게 사건약국을 개설등록 하여 운영하던 중 2012. 9. 5. 부산광역시장의 3분기 의약품등 판매업소 합동 기획점검에서 봉함한 의약품의 용기나 포장을 개봉하여 판매한 사실이 적발되었다.
(나) 부산광역시장은 2012. 9. 7. 피청구인에게 위 적발사실을 통보하였고 피청구인은 2012. 9. 20. 청구인에게 처분사전통지를 하였다.
(다) 청구인은 2012. 10. 4. 피청구인에게 “손님이 구입하여 복용 중인 약을 다른 약으로 교환을 요구하여 억지로 두고 간 것으로 고의성이 없으므로 선처를 바라며 업무정지 대신 과징금 처분을 바란다.”는 내용의 의견을 제출하였다.
(라) 피청구인은 2012. 10. 30. 청구인에게 봉함한 의약품의 용기나 포장을 개봉하여 판매(1차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2) 살피건대, 「약사법」제48조제에 의하면 누구든지 제63조에 따라 의약품등 제조업자ㆍ품목허가를 받은 자나 수입자가 봉함한 의약품의 용기나 포장을 개봉하여 판매할 수 없으며, 같은 법 제76조제1항제3호 및 제81조제1항에서 약국개설자가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경우 구청장은 기간을 정하여 업무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를 명할 수 있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업무정지처분을 갈음하여 2억원(약국개설자 또는 한약업사는 5천만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같은 법 시행규칙 제96조 [별표 8] Ⅱ. 개별기준 제36호에서는 약국등의 개설자가 법 제48조를 위반하여 의약품을 개봉 판매한 경우 1차 위반 시 업무정지 15일 처분이 규정되어 있는 한편, 같은 법 시행령 제33조 [별표 2] 과징금 산정기준에서 약국개설자 또는 의약품등 소매업자의 경우 전년도 총매출금액 285백만원 이상의 경우 업무정지 1일에 해당하는 과징금은 57만원으로 규정되어 있다.
(가) 청구인은 손님이 구입한 약의 교환을 요구하며 두고 간 것을 보관하다 적발된 것이고, 적발 당시 청구인이 신병치료로 부재중이어서 관리약사 청구 외 정희연이 단속반이 기록하여 제시한 확인서 내용대로 “약국근무자가 개봉된 의약품을 보관 및 진열하였다.”고 확인서에 서명한 것이며, 사법기관의 조사결과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것과 같이 청구인은 일반의약품을 개봉하여 판매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 이에 대한 피청구인의 입증자료인 청구 외 정○○ 확인서, 점검표, 증거사진 등 각종 자료에 따르면, 개봉판매로 적발된 의약품 센코틸정외 2종의 잔여 분량과 보관위치를 보면 손님이 구입한지 수일 후에 반환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우며, 적발당시 작성한 ‘12년 3분기 의약품등 판매업소 합동 기획점검표에 의약품 개봉판매(의약품 3종 개봉판매 목적으로 저장ㆍ진열)라고 기재된 사항을 확인하고 청구 외 정○○이 서명한 점으로 볼 때, 사건약국에서 봉함된 의약품을 개봉하여 판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 그러나, 의약품의 개봉판매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약사법의 입법취지는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처방전에 의하지 아니한 약사의 의약품 임의조제를 금지하는 한편, 의약품의 효능이나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서 없이 의약품이 판매되는 경우에 생길 수 있는 의약품 오ㆍ남용을 방지하여 국민보건의 향상을 도모하는 데 있다고 할 것이므로, 개봉된 의약품 센코딜정 70정, 파나콘정 80정이 판매되었다고 인정하더라도 이 같은 개봉판매 금지 위반에 의하여 곧바로 국민건강에 위해가 될 정도의 의약품 오ㆍ남용을 초래하게 된다고 보기 어렵고, 약국개설자인 청구인이 얻게 될 경제적 이익은 그 판매량 및 사건약국의 규모에 비추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며, 청구인이 사건약국을 운영한 이래 약사법 위반으로 행정처분 받은 전력이 없고, 부산지방검찰청장으로부터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점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피청구인이 청구인에게 한 이 사건 처분은 심히 가혹하다 할 것이다.
5. 결 론
그렇다면, 청구인의 청구는 이유있다고 인정되므로 주문과 같이 재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