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결요지】 가해학생이 축하해주기 위한 의도로 ‘안마 하듯이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던 점, 피해학생이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놀림과 폭력에 시달림으로 인하여 고등학교 진학 후 과잉방어적인 태도를 보인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학교폭력의 심각성ㆍ지속성ㆍ고의성,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그 행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조치로서,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였다.
【주문】 피청구인이 2013. 5. 16. 청구인들에게 한 사회봉사(5일), 학생특별교육이수(30시간), 학생보호자 특별교육이수(4시간), 보호조치사항(심리상담 및 조언) 처분은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학교에서의 봉사(5일) 처분으로 변경한다.
【청구취지】 피청구인이 2013. 5. 16. 청구인들에게 한 사회봉사(5일), 학생특별교육이수(30시간), 학생보호자 특별교육이수(4시간), 보호조치사항(심리상담 및 조언) 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들은 ◌◌고등학교 1학년 2반 학생으로 2013. 5. 9. 10:45경 교실에서 헌혈을 하기 위해 이동 중 청구인 이◌◌은 같은 반 조◌◌에게 일명 생일빵으로 조◌◌ 학생이 하지 말라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오른쪽 어깨를 양손으로 천천히 장난삼아 모두 17대를 때렸다.
나. 청구인 서◌◌은 같은 날 12:50경 급식소에서 점심을 먹은 후 맞은편에 있는 조◌◌(피해학생) 학생 식판에 남아 있던 빵을 보고, 서◌◌ 학생이 손을 두 번 뻗으며 빵을 집어 가려고 하자 이에 화가 난 조◌◌ 학생이 가져가지 말라고 하는 과정에서 말다툼이 있었다.
다. 이 후 위 두 사건으로 인하여 조◌◌은 같은 날 13:00경 담임선생님께 외출증을 발급받아 집으로 가 부엌에 있는 흉기(식칼 2자루)를 숨겨와 들고 13:50경 체육수업하고 있는 강당으로 들어가 청구인들을 찾는 과정에서 체육선생님에게 제지당했다.
라. ◌◌고등학교에서는 2013. 5. 9. 사안을 인지 후 같은 날 오후 15:55 전담기구에서 조사를 실시하고, 2013. 5. 15.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자치위원회’라 한다)를 개최하여 청구인들에게 가해학생으로 각각 사회봉사(5일), 학생특별교육이수(30시간), 학생보호자 특별교육이수(4시간) 조치 의결하였고, 피해학생으로서 심리상담 및 조언의 조치를 의결하였으며, 피청구인인 ◌◌고등학교장은 2013. 5. 16. 청구인에게 자치위원회 조치사항 통보서(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를 송부하였다.
2. 청구인 주장
가. 청구인 이◌◌은 조◌◌이가 생일이라는 본인의 말을 듣고 축하하는 행동으로 ‘안마 하듯이 조◌◌의 어깨를 두드렸던 것’으로 친구 간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친밀감의 표현이자 장난에 불과한 것이다.
나. 위 조◌◌도 당시에 청구인 이◌◌으로부터 폭력을 당했다거나 자신을 괴롭힌다고 인식하지 않고, 단지 귀찮다고 여겼을 뿐이어서 청구인 이◌◌의 행동에 대해 ‘하지 마라’고 정색을 하였을 뿐이며, 이에 청구인 이◌◌은 사과를 하게 되자, 화해하여 평소처럼 지냈다.
다. 청구인 이◌◌의 행위나 조◌◌이가 청구인 이◌◌이가 행위를 하였을 때에 반응한 태도 등에 근거하면, 청구인 이◌◌의 행위는 위 법에서 정하는 ‘학교 폭력’에 해당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
라. 청구인 이◌◌과 그의 어머니인 박◌◌는 자치위원회가 열리는 당일까지 학교와 자치위원회로부터 이 사건의 전말 즉, 청구인 이◌◌이가 위 조◌◌을 가해한 행위로 참석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위 조◌◌으로부터 피해를 당한 피해자로 참석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아무런 사전 설명이 없었다.
마. 청구인의 어머니 박◌◌는 청구인이 조◌◌의 피해자로 알고 자치위원회에 참석하였으며, 위 조◌◌의 가해자로 참석하였다고 전혀 생각하지 못하여 청구인 이◌◌의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의 진술은 별도로 하지 않고 조◌◌의 선처를 바라며, 처벌하지 말고 치료를 받도록 하여야 한다고 진술하였으나, 자치위원회 회의록에는 이◌◌과 조◌◌ 등 모두에게 선처를 바란다는 내용으로 진술한 것처럼 기록되어 있다.
바. 조◌◌은 중학교 시절 학교 내 폭력에 시달려 왔었고, 이로 인하여 고등학교 진학 후 과잉방어적인 태도를 보였으며, 평소 급우들이 있는 자리에서 학급게시판에 칼을 던지는 행위를 한 사실이 있었다. 학교에서는 이러한 조◌◌에 대해서 어떠한 치료적인 방법이나 교육적인 방법을 고려하지 않고 방치해두었던 것이다.
3. 피청구인 주장
가. 이◌◌의 경위서에는 “헌혈하러 가는 시간에 ◌◌이가 생일이라고 해서 생일빵을 때렸다 그 후 웃고 떠들었는데 이렇게 될지 몰랐습니다. 17대 때렸습니다”라고 진술하였고 이후 청구인이 조◌◌에게 사과했다는 것에 대하여는 소명이 없었다.
나. 조◌◌의 경위서에는 “오늘 헌혈하기 전 쉬는 시간에 친구가 생일이라고 때릴려고 했는데 기분이 나빠서 때리지 말라고 했는데도 때려서 기분이 무척 나빴다. 화를 참았는데....“ 라고 진술하고 있어 청구인의 이러한 행동으로 인하여 조◌◌ 학생의 2차적 행동(칼을 들고 강당에 들어가 행동)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 ‘사소한 행동’이라는 장난식의 괴롭힘과 욕설이 그것을 받아들이는 학생에게는 분명 정신적 피해가 될 수 있으며, 이러한 행동들이 차후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상황의 발단이 되는 것을 최근 학교폭력피해 사례에서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바, 자치위원회에서는 이 사건 상황의 심각성 및 사후 예방을 고려한 충분한 조치였으며, 처벌보다는 선도의 목적에서 내려진 결정임을 감안하여 교육적 효과가 달성될 수 있도록 청구인들에게 사회봉사 등의 징계 조치를 하였다.
4. 관계법령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2조, 제13조, 제16조, 제17조, 제18조, 제20조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4조, 제16조, 제17조, 제18조, 제19조
5. 인정사실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제출한 행정심판청구서 및 답변서 등의 기재내용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청구인들은 ◌◌고등학교 1학년 2반 학생으로 2013. 5. 9. 10:45경 교실에서 헌혈을 하기 위해 이동중 청구인 이◌◌은 같은 반 조◌◌의 생일임을 알고 생일 축하한다며 일명 생일빵으로 조◌◌의 오른쪽 어깨를 양손으로 아주 천천히 장난삼아 두드렸으나 이에 화가 난 조◌◌ 학생은 하지 말라고 2~3번 얘기를 했으나 계속하여 모두 17대를 같은 부위에 때린 사실이 있었다.
나. 청구인 서◌◌은 같은 날 12:50경 급식소에서 점심을 먹은 후 맞은편에 있는 조◌◌(피해학생) 학생 식판에 남아 있던 빵을 보고, 서◌◌ 학생이 손을 두 번 뻗으며 빵을 집어 가려고 하자 이에 화가 난 조◌◌ 학생이 가져가지 말라고 하는 과정에서 말다툼이 있었다.
다. 이후 위 두 사건으로 인하여 조◌◌은 같은 날 13:00경 담임선생님께 외출증을 발급받아 집으로 가 부엌에 있는 흉기(식칼 2자루)를 숨겨와 들고 13:50경 체육수업하고 있는 강당으로 들어가 청구인들을 찾는 과정에서 체육선생님에게 제지당하는 사안이 발생하였다.
라. 학교에서는 2013. 5. 9. 사안을 인지 후 같은 날 오후 15:55 전담기구에서 조사를 실시하고, 담임선생님을 통하여 청구인들의 어머니에게 이 사건 사안에 대한 설명과 자치위원회 회의 참석통지를 유선으로 전달하였으며, 2013. 5. 15.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자치위원회’라 한다)를 개최하여 청구인들에게 가해학생으로 각각 사회봉사(5일), 학생특별교육이수(30시간), 학생보호자 특별교육이수(4시간) 조치 의결하였고, 또한 피해학생으로서 심리상담 및 조언의 조치를 의결하였으며, 자치위원회 회의 시 조◌◌ 학생, 청구인들 및 그 보호자가 모두 자치위원회에 참석하여 의견 진술기회가 부여되었다. 이후 피청구인은 자치위원회 의결에 따라 2013. 5. 16. 청구인에게 자치위원회 조치사항 통보서를 송부하였다.
6. 이 사건 처분의 위법ㆍ부당 여부
가. 관계법령의 내용
1)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제1호는 학교폭력에 대하여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ㆍ유인, 명예훼손ㆍ모욕, 공갈, 강요ㆍ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ㆍ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ㆍ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2) 학교폭력 사안대응 기본지침(교육과학기술부 학교정책과-6594, 2012.3.19.)에 의하면 학교폭력의 기준은 때리거나 괴롭히는 가해학생의 입장이 아닌 모든 것을 피해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여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3)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하면 이를 인지한 교사는 즉시 학교폭력전담기구(이하‘전담기구’라 한다)에 신고하여야 하고, 전담기구는 가ㆍ피해학생 면담, 주변학생 조사, 설문조사, 객관적인 입증자료 수집 등 구체적인 사안조사를 하여야 한다. 또한 학교폭력예방법제13조제2항제3호는 피해학생 학부모가 자치위원회 개최를 요구하는 경우 위원장은 회의를 소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 학교폭력예방법시행령』제19조에 의하면 가해학생의 조치를 정할 때 ①가해학생이 행사한 학교폭력의 심각성ㆍ지속성ㆍ고의성, ②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③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 가능성, ④가해학생 및 보호자와 피해학생 및 보호자 간의 화해의 정도, ⑤피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가 기준이 된다.
나. 판 단
1) 청구인 이◌◌의 경우 피청구인 측이 제출한 2013. 5. 15. 자치위원회 회의록에 의하면 청구인에게 경위서에 적힌 내용이 모두 사실이냐고 묻자,“네, 생일이라 장난으로 생일빵으로 약하게 살살 몇 대 쳤습니다.”라고 하였으며, 조◌◌에게 위원이 “이◌◌ 학생이 칠 때 ”하지마“하고 저항을 했었나요?”라고 묻자 조◌◌은 “”하지마“라고 2~3번 계속 얘기를 했는데 계속해서 화가 많이 났습니다.”라고 되어 있어, 청구인 이◌◌이가 한 행위는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에 해당하며, 청구인은 장난으로 생각하였지만 조◌◌은 분명히 괴롭다고 생각하여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으므로 「학교폭력예방법」제2조의 학교폭력에 해당한다.
2) 조치의 정도에 대해서는 자치위원회가 선택재량을 가지고 있는 바, 의결된 조치가 재량권 일탈 ㆍ남용이 되려면 법령상 주어진 재량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그 재량권의 행사가 징계권을 부여한 목적에 반하거나, 행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조치를 하거나,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행위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조치를 선택한 경우여야 한다(대법원 1987. 12. 8. 선고 87누861 판결).
3) 피청구인이 학교폭력으로 판단하여 2013. 5. 9. 전담기구에서 조사를 실시한 후, 담임선생님을 통하여 청구인들의 어머니에게 같은 날 20:00~ 21:40경 유선으로 이 사건 사안에 대한 설명을 자세하게 한 사실이 있고, 또한 2013. 5. 13.경 이 사건으로 인하여 자치위원회가 개최되므로 참석하여 소명할 것을 담임선생님이 청구인들의 어머니에게 유선으로 알린 사실이 있으며, 2013. 5. 15. 자치위원회 개최 시에는 「학교폭력예방법」제17조(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제5항에 따라 가해학생 및 보호자에게 모두 의견진술의 기회가 부여되었고, 또한 자치위원회의 위원 9명 중 8명이 참석하고 참석위원 전원 찬성으로 의결되었으므로 절차적으로는 적법하다.
4) 그런데 청구인 이◌◌은 조◌◌을 축하해주기 위한 의도로 ‘안마 하듯이 조◌◌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던 점, 조◌◌이가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놀림과 폭력에 시달림으로 인하여 고등학교 진학 후 과잉방어적인 태도를 보인 점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 등은 가해학생이 행사한 학교폭력의 심각성ㆍ지속성ㆍ고의성,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 가능성 등을 판단해 볼 때 그 행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조치로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였다고 여겨진다.
7. 결 론
그렇다면, 2013. 5. 16. 청구인에게 한 사회봉사(5일), 학생특별교육이수(30시간), 학생보호자 특별교육이수(4시간), 보호조치사항(심리상담 및 조언) 처분은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 학교에서의 봉사(5일) 처분으로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여 주문과 같이 재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