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재판부 2018헌바84, 2019. 12. 27., 합헌

【판시사항】 판단누락을 이유로 든 재심의 제기기간을 판결이 확정된 뒤 그 사유를 안 날부터 30일 이내로 제한한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2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6조 제1항 중 제451조 제1항 제9호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민사소송 당사자의 재판청구권 및 평등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소극) 【결정요지】 가. 조속한 권리관계의 확정을 통하여 종국판결의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고, 이미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의 법적 불안상태가 장기간 계속되는 것을 방지함과 아울러 사법자원의 효율적인 분배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재심의 제기기간을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 이미 소를 제기하여 판결을 선고받은 당사자가 스스로 한 주장에 대한 판단이 누락된 것을 알았다면, 그로부터 30일 이내에 재심의 소를 제기할 것인지를 충분히 숙고하고 이를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재심 제기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경우 추후보완이 허용되어 사유가 소멸된 때로부터 2주 내에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여 민사소송 당사자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지 않는다. 나. 실체적 진실의 발견과 인권보장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형사법과 다소간 실체적 진실의 희생이나 양보 하에 법적 안정성을 추구하기도 하는 민사법의 제도적 차이를 고려할 때, 형사소송법과 달리 민사소송법이 재심 제기기간을 제한한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민사소송 당사자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심판대상조문】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2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6조 제1항 중 제451조 제1항 제9호에 관한 부분 【참조조문】 헌법 제11조 제1항, 제27조 제1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2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73조 제1항, 제451조 제1항 제9호, 제456조 제1항, 제2항, 제457조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427조 【참조판례】 가. 헌재 2004. 12. 16. 2003헌바105, 판례집 16-2하, 505, 513헌재 2018. 12. 27. 2017헌바472, 판례집 30-2, 729, 735 나. 헌재 2009. 4. 30. 2007헌바121, 판례집 21-1하, 158, 166 【전문】 [당 사 자] 청 구 인 양○○ 국선대리인 변호사 박현근 당해사건 서울고등법원 2016나2048264 해고무효확인 [주 문]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2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6조 제1항 중 제451조 제1항 제9호에 관한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가. 청구인은 ○○재단을 상대로 해고 무효 확인과 복직 시까지의 임금 및 수당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서울남부지방법원 2015가합103884), 2015. 11. 30. 위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의 정본을 송달받았고, 항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여 위 판결이 2015. 12. 15. 확정되었다. 나. 청구인은 2016. 4. 6. 위 판결에 대하여 재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서울남부지방법원 2016재가합1013), 위 소 중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9호의 사유를 주장한 부분은 재심 제기기간 도과를 이유로 각하되고,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5, 6호의 사유를 주장한 부분은 다른 이유로 각하되었다. 다. 청구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는 한편(서울고등법원 2016나2048264), 그 소송 계속 중 재심 제기기간을 판결이 확정된 뒤 재심사유를 안 날부터 30일 이내로 제한한 민사소송법 제456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서울고등법원 2016카기56) 2017. 12. 22. 항소가 기각됨과 동시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이 기각되자, 2018. 1. 21.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은 민사소송법 제456조 제1항 전체의 위헌확인을 구하고 있으나, 위 조항은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각 호가 규정한 재심사유 중 제3호 가운데 대리권의 흠과 제10호의 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사유에 관한 재심의 소 모두에 적용되는바(민사소송법 제457조 참조), 청구인에게 적용되는 부분은 그 중 제9호의 사유를 주장한 부분이므로, 심판대상을 해당 부분으로 한정한다. 따라서 이 사건 심판대상은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2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6조 제1항 중 제451조 제1항 제9호에 관한 부분(이하 ‘심판대상조항’이라 한다)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고, 심판대상조항 및 관련조항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2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456조(재심제기의 기간) ① 재심의 소는 당사자가 판결이 확정된 뒤 재심의 사유를 안 날부터 3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관련조항]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226호로 전부개정된 것) 제173조(소송행위의 추후보완) ①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말미암아 불변기간을 지킬 수 없었던 경우에는 그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2주 이내에 게을리 한 소송행위를 보완할 수 있다. 다만, 그 사유가 없어질 당시 외국에 있던 당사자에 대하여는 이 기간을 30일로 한다. 제451조(재심사유) ① 다음 각 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확정된 종국판결에 대하여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당사자가 상소에 의하여 그 사유를 주장하였거나, 이를 알고도 주장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9.판결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판단을 누락한 때 제456조(재심제기의 기간) ② 제1항의 기간은 불변기간으로 한다. 제457조(재심제기의 기간) 대리권의 흠 또는 제451조 제1항 제10호에 규정한 사항을 이유로 들어 제기하는 재심의 소에는 제456조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형사소송법(1954. 9. 23. 법률 제341호로 제정된 것) 제427조(재심청구의 시기) 재심의 청구는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형의 집행을 받지 아니하게 된 때에도 할 수 있다. 3. 청구인의 주장 가. 재심대상판결의 정본을 송달받은 때가 재심 제기기간의 기산일인 재심의 사유를 안 날로 추정되는바, 법에 문외한인 당사자가 그로부터 30일 이내에 재심제기 여부를 충분히 검토할 수는 없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재심 제기기간을 지나치게 짧게 규정함으로써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 나. 확정된 종국판결을 사후에 바로잡는 제도라는 점에서 민사소송법상 재심과 형사소송법상 재심은 차이가 없음에도 형사소송법상 재심은 제기기간의 제한이 없는 것과 달리 심판대상조항은 민사소송의 재심 제기기간을 자의적으로 짧게 규정하여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행복추구권도 침해한다. 4. 판 단 가. 쟁점의 정리 심판대상조항은 민사소송법상 판단누락을 사유로 든 재심의 제기기간을 정하고 있는 규정인바, 위 사유를 안 날부터 30일이라는 제기기간이 지나치게 짧아 민사소송 당사자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또한 청구인은 재심 제기기간을 제한하고 있지 않은 형사소송과 비교하여 민사소송의 경우를 차별한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대하여도 살펴보기로 한다. 한편 청구인은 심판대상조항으로 인하여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는 주장도 하나, 행복추구권은 포괄적 자유권으로서 다른 구체적인 개별 기본권이 없을 경우에 보충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성격을 지니고 있으므로,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는 이상 행복추구권의 침해 여부에 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재판청구권 침해 여부 재심에 있어 제기기간을 둘 것인지 여부 및 어떠한 사유의 재심에 제기기간을 둘 것인지 여부는 입법자가 확정판결에 대한 법적 안정성, 재판의 신속ㆍ적정성, 법원의 업무부담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입법정책의 문제이다. 그런데 재심은 확정된 종국판결에 재심사유에 해당하는 중대한 하자가 있는 경우 그 판결의 취소와 이미 종결되었던 사건의 재심판을 구하는 비상의 불복신청방법으로서 그와 같은 중대한 하자가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법적 안정성을 후퇴시키고 구체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므로, 판결에 대한 불복방법의 하나인 점에서는 상소와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지만, 상소와는 달리 재심은 확정판결에 대한 불복방법이고 확정판결에 대한 법적 안정성의 요청은 미확정판결에 대한 그것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상소보다 더 예외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헌재 2004. 12. 16. 2003헌바105; 헌재 2018. 12. 27. 2017헌바472 참조). 조속한 권리관계의 확정을 통하여 종국판결의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고, 이미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의 법적 불안상태가 장기간 계속되는 것을 방지함과 아울러 사법자원의 효율적인 분배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재심의 제기기간을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 이미 소를 제기하였던 당사자가 재심대상판결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소송상 제출된 공격방어방법에 대한 검토를 마친 이후라 할 것이므로, 당사자가 스스로 한 주장에 대한 판단이 누락된 것을 알았다면, 그로부터 30일 이내에 재심의 소를 제기할 것인지를 충분히 숙고하고 이를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재심 제기기간 30일은 불변기간으로,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재심 제기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경우 추후보완이 허용되어 사유가 소멸된 때로부터 2주 내에 재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으므로(민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 제456조 제2항 참조), 심판대상조항이 당사자에게 현저히 불합리하거나 합리성이 없다고 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30일이라는 재심 제기기간이 입법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여 민사소송 당사자의 재판청구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다. 평등권 침해 여부 형사소송법은 제427조에서 “재심의 청구는 형의 집행을 종료하거나 형의 집행을 받지 아니하게 된 때에도 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재심 제기기간을 제한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국가 공권력에 의한 형벌권의 행사를 규율하는 형사소송법과 사인 간의 권리의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민사소송법은 그 제도적 성격이나 취지가 서로 상이하므로, 이를 반드시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실체적 진실의 발견과 인권보장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형사법과는 달리, 민사법에서는 경우에 따라 진정한 권리자의 이익보다도 거래안전을 우선시하기 위한 여러 제도를 갖추고 있는데, 이를테면 시효제도나 선의취득을 인정하고 있고, 취소권자 등으로부터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는 다수의 규정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러한 제도들은 다소간 실체적 진실의 희생이나 양보 하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형사법의 이념과 구별되는 민사법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다(헌재 2009. 4. 30. 2007헌바121 참조). 그러한 제도적 차이 하에서 심판대상조항이 종국판결의 법적 안정성을 유지하고, 이미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의 법적 불안상태가 장기간 계속되는 것을 방지하며, 사법자원의 효율적인 분배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재심 제기기간에 관하여 형사소송법은 제한을 하고 있지 않음에도 민사소송법이 재심사유를 안 날부터 30일 이내로 제한한 것은 그 차별취급에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은 민사소송 당사자의 평등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5. 결 론 그렇다면 심판대상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므로,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출처] 법제처 : 국가법령정보센터(헌재 결정례) - 2018헌바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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